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통해 비자림로 확장공사에 대해 '환경저감 대책'을 마련해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 모임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원 지사의 발표가 진심이라면 비자림로 공사 또한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들 모임은 "원 지사는 선언문에서 ‘자연경관을 해치는 개발은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비자림로 공사에 대해서만 유독 예외 사례로 취급하고 있다"며 "제주도정이 환경저감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대체서식지는 성공 사례가 한 건도 없는 공사재개를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의 환경저감대책 명령도 어기며 공사를 강행했다가 하루 만에 멈추고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며 "그 이후 '비자림로(대천~송당) 법정보호종 포획,이주 용역' 공고를 내고 업체를 선정했다"고 꼬집었다.
또 "그러나 용역을 맡은 업체는 어이 없게도 토목과 건축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라며 "CEO는 ‘도로 및 공항 기술사’이며 ‘제주 제2공항 등 국가사업의 과제를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을 시작한 지 겨우 2년 됐고, 실적이 9건에 불과하다. 그런데 비자림로 관련 3건의 용역을 입찰 방식도 아닌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며, 환경영향평가 수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시민들 모임은 "업체는 애기뿔소똥구리를 핀셋 등을 사용해 직접 포획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모니터링단’의 모니터링 과정 중에 서식이 확인된 1,2구간 구역의 모든 분변들을 대상으로 삽과 핀셋 등을 사용해 직접 포획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9월말에는 분변이 올려져있는 트랩이 모니터링단에게 확인됐지만 10월 중순에는 트랩에서 곤충을 유인할 분변이 발견되지 않았고, 9월말에 설치됐던 등화트랩도 10월에는 자취를 감췄다"며 포획 과정이 요식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최근 들어 비자림로 관련해서 여러가지 용역을 발주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제주도가 발주하는 용역들은 비자림로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보호, 보전하기 위한 것들이 아니라 공사를 강행하기 위한 사전 절차에 불과한 용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 지사가 발표한 '청정제주 송악선언'이 진심이라면 비자림로 공사를 철회하고 수많은 법종보호종 등 야생생물들의 서식지 보존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것은 개발사업의 기본 전제’라거나 ‘다음세대의 권리를 위해 청정제주를 지키’고자 한다면 비자림로 공사 또한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대체서식지 이주 대책에 더 이상의 예산과 행정을 낭비해선 안 된다"면서 "영산강유역환경청 역시 제주도의 무성의한 ‘법종보호종 포획, 이주 용역’에 면죄부를 준다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