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안가 곳곳 '모래언덕', 개발 바람에 파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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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안가 곳곳 '모래언덕', 개발 바람에 파괴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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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사구 조사결과, "환경부 발표보다 더 많은 사구 확인"
"보호대책 없이 속수무책 파괴...해수욕장 기능도 상실 우려"

제주도 화산섬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지질적 특성을 지닌 연안습지가 무분별한 개발로 상당부분 파괴되고 있는 가운데, '모래 언덕'으로 불리는 해안사구(海岸砂丘)도 훼손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환경운도연합은 21일 제주도내 해안에 분포한 해안사구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조사결과 환경부에서 놓치고 있는 해안사구가 더 만이 있었다"며 "환경부는 5년마다 정기적으로 조사를 하면서, 제주도의 경우 14개의 해안사구 지점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실제 조사에서는 해안사구가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양리층과 해안사구.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신양리층과 해안사구.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지역의 경우 환경부는 하모리 사구와 사계 사구만을 목록에 넣었지만,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황우치 해변과 설쿰바당 해안사구도 큰 규모로 존재하고 있었다. 

동부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월정 해안사구의 일부였지만 개발 때문에 단절된 섬 형태를 보이는 구좌읍 한동리 단지모살 사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지만, 목록에서 빠뜨렸다. 

구좌읍 세화리도 해녀박물관을 중심으로 마을 안에 큰 사구가 곳곳에 남아있지만, 이곳들도 사구에서 제외하였다. 섬 지역인 우도도 하고수동 배후에 해안사구가 형성되어 있지만, 이 또한 목록에는 없다. 

이 단체는 "이번 조사에서는 비교적 대규모로 남아있는 사구들이 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월정 해안사구의 경우에 개발로 인해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이지만 내륙 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가 섬처럼 남은 연대봉 사구(행원리)와 단지모살 사구(한동리)가 큰 규모로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를 월정 사구로 포함하지 않고 사구가 훼손되어 사라진 것으로 단정 지어 버렸다"며 "그 결과 월정 해안사구의 현재 범위를 월정해수욕장 배후지대 일부로만 한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또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구였던 김녕 해안사구나 다른 해안사구도 마찬가지"라며 "일정 부분 사구 훼손이 진행된 곳이라 하더라도 사구가 남아있는 곳들은 해안사구 목록에 포함해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로 인한 해안사구 훼손 및 해수욕장 기능상실 정도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도내 해수욕장의 모래유실은 심각하다. 이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하나는 항만개발, 방파제 축조로 해류 흐름이 바뀌어 버리면서 모래유실이 일어나는 것인데, 두 번째는 해수욕장(사빈)의 모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해안사구가 개발되면서 새로운 모래유입이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녕해수욕장, 곽지 해수욕장, 월정해수욕장 등이 해안사구 파괴로 인해 해수욕장 기능상실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곳들"이라며 "월정 해안사구는 지난 10년간 상업시설이 크게 확장되면서 해안사구가 단기간에 상당히 많이 파괴된 해안사구 중 하나였다"고 강조했다.

또 "1차 사구는 이미 상업시설이 잠식했고 2차 사구 지역도 대규모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며 "그러다 보니 월정해수욕장도 모래유실이 되면서 모래 속에 있던 빌레(넓은 암반)가 드러나고 있는데, 이 상태로 오래 간다면 월정해수욕장의 기능도 상실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평대리 지역의 사구.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평대리 지역의 사구.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이 단체는 "관광개발사업으로 인해 해안사구가 사유화된 곳도 있었다"며 "섭지코지 해안사구를 조사해본 결과, 섭지코지 자체가 붉은오름과 해안사구의 결합체였는데, 하지만 성산포 해양관광 단지 사업이 진행되면서 섭지코지 해안사구 일부에 호텔 등 대형관광지가 들어서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내에서도 보기 드물게 2차 해안사구가 발달한 곳이 섭지코지인데 이 지역은 휘닉스아일랜드의 뒷마당처럼 사용되고 있었다"며 "사실상 해안사구가 사유화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밝혔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독특한 해안사구에서도 훼손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체는 "송악산이 분출하면서 나온 화산재가 바다에 쌓여서 만들어진 지층을 하모리층이라고 하는데, 이 층은 송악산을 중심으로 동서쪽 해변으로 10km 이상 퍼져있다"며 "이곳 해변은 하모리층 위에 해안사구가 형성된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이곳 해안사구도 해안도로, 각종 건축물, 항만개발로 훼손이 많이 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하모리층이 분포해있는 황우치 해변의 사구도 화순항 개발사업으로 상당량의 모래가 유실되었고 이를 개선하려고 170억 원 이상의 공사비를 들여 수중 시설물(잠제)과 양빈사업을 했지만,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지역의 성산일출봉과 신양리층도 그렇다"며 "성산일출봉에서 나온 화산재가 바다에 쌓여 만들어진 지층이 신양리층인데 경관적으로도,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훌륭하나 이 신양리층과 신양 해안사구에 대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아 사람과 차량에 의한 훼손이 심하고 이곳에 깃들어 사는 흰물떼새도 서식상황이 위태롭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안사구에 대한 실질적인 보전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현재 전국적으로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해안사구는 생태․경관보전지역, 국립공원, 습지보호 지역 등 사구 32개, 문화재청 지정(천연기념물) 사구 4개, 해양수산부 지정(해양보호구역) 2개로 해안사구 및 주변 지역을 합쳐 38곳이다"며 "하지만 현재 제주도의 해안사구는 한 군데도 지정된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안사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절대보전지역 지정을 확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면서 "또한 보호지역 지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해안사구에 대한 체계적 보호를 위해서는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첫 번째 단추가 될 수밖에 없다"며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구체적인 보전정책을 도출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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