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준 제주지방경찰청장은 추석 명절을 맞아 25일 오후 직원 10여명과 함께 제주시 오등동 소재 평안도공동묘지에 조성된 고(故) 문형순 전 성산포경찰서장의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이날 직접 낫을 들고 벌초에 나선 김 청장은 벌초를 마치고 묘소 앞에 술을 따라 제를 올렸다.
김 청장은 "4.3의 아픈 역사 속에서 단호한 용기와 결단으로 수백여 주민의 목숨을 구한 훌륭한 일을 하신 선배 경찰관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며 "후배 경찰관으로서 문 서장님의 의로운 뜻과 정신을 기억하고 본받아 진정 국민을 위하는 참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전 서장은 1897년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나 1919년 신흥무관학교 졸업 후 1945년 해방 전까지 국민부, 광복군 등에 소속돼 항일독립 무장투쟁에 참여했다.
문 전 서장은 해방 후 경찰에 입문, 1949년 제주에 발령받아 모슬포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며 좌익 혐의를 받던 주민 100여명을 훈방했다. 또 성산포경찰서장으로 재임하던 1950년에는 군 당국의 예비검속자 총살 명령에 '부당(不當)하므로 불이행(不履行)'한다며 거부, 200여 주민의 목숨을 구한 의로운 경찰관이다.
문 전 서장은 1953년 퇴직 후 제주에 정착해 홀로 쌀 배급소를 운영하며 생활하다 1966년 7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고, 현재 평안도민회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다.
경찰청은 2018년 8월 문 전 서장을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제주경찰청에 흉상을 건립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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