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엉터리'...도의회, 부동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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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엉터리'...도의회, 부동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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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남방큰돌고래 조사 없이 문헌만 인용 '부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24일 '제주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해양생물 보호단체가 이 환경영향평가서의 부실 의혹을 제기하며 부동의를 강력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는 23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의회는 ‘엉터리’ 한동 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를 즉각 부동의하라"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한동.평대 해상풍력사업은 해양보호생물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처인 구좌읍 한동리, 평대리 앞바다에 해상풍력발전 19기를 짓는 사업"이라며 "사업예정지가 연안에서 겨우 1km 남짓 이격돼 있어 개체수가 매우 적은 지역적 멸종위기 돌고래 서식처 파괴가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초안이 공개된 2019년 4월부터 부실하게 진행됐음이 드러났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 업체는 2018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진행한 사업지구 내 해상부 현장조사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도대체 현장조사가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됐으면 다수의 시민들이 2017년에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좌읍 일대에서 50건, 성산읍 일대에서 38건의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목격했다고 네이버카페와 인스타그램에서 글과 사진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환경영향평가 업체가 돌고래를 한 건도 발견하지 못했을까 의아해진다"꼬집었다.

또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이 2016년 발표한 '보호대상 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 생태 조사보고서'에도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출현 지역은 제주도 북동부의 구좌~성산 해역과 남서부의 대정~한경 해역으로 나와 있다"며 "문헌조사만 해보더라도 구좌읍 일대가 돌고래 서식처라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기초적인 사실조차 누락한 한동 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졌는지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사업자 측은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핫핑크돌핀스의 이 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본안에서 보완하겠다고 답변을 했다"며 "이후 이뤄진 본안에서는 실제 남방큰돌고래를 조사한 것이 아니라 어이없게도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의 ‘보호대상 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 생태 조사보고서’를 문헌으로 인용해 실제 조사를 대체하는 무성의함을 보인다"성토했다.

이어 "이런 무성의함에 더해 한동 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Tursiops aduncus)와는 습성과 서식지 및 생태적 특성이 전혀 다른 큰돌고래(Tursiops truncatus)를 모델로 내세워 공사의 영향을 분석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다"며 "같은 속이지만 생태적 특성이 판이한 두 종을 이 평가서는 ‘중간 주파수 사용 고래류’로 묶어버리고는 큰돌고래에 대한 소음 영향이 없으면 남방큰돌고래에게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성급한 결론을 내려버린다"고 지적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중 가까운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는 연안정착성임에 비해 큰돌고래는 연안에서부터 넓고 깊은 먼바다와 대양까지 매우 넓은 바다를 회유하는 종으로서 한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아주 멀리 이동하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해안가에서 이격거리가 겨우 1km 남짓 떨어진 매우 가까운 연안에서 진행되는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먼 바다로 나가지 않고 1년 내내 제주도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는 남방큰돌고래에게 치명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기에 중대한 실수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이 평가서는 남방큰돌고래가 언제나 연안 가까이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생태적 특성 때문에 제주 바다를 떠날 수 없다는 가장 중요한 문제를 의도적으로 숨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을 바꿔치기해 영향을 잘못 분석한 문제와 함께 더욱 큰 문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를 연안 500미터 이내로 한정해버린 부분이"이라며 제주 해안에서 돌고래를 목격하다보면 구좌, 성산 일대에서는 해안선에서 1km 넘게 떨어진 지점에서 남방큰돌고래들이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음에도,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한동.평대 해상풍력 공사가 돌고래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기 위해 서식범위를 의도적으로 500미터 이내라고 적은 것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해상풍력발전단지의 공사 소음은 40km 떨어진 곳에서도 들리며, 그렇기 때문에 구좌읍에 예정된 해상풍력 공사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김현우 박사논문의 결론에 나와 있다"며 "결론적으로 한동 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서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문헌을 인용하면서 전체적 내용과 맥락을 무시한 채 자기 입맛에 맞는 부분만 잘라내서 인용을 하고는 그것이 마치 전체인양 왜곡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밖에도 RCD 공법을 통해 수중소음을 저감시킨다느니, 버블커텐 공법으로 항타 소음 영향을 최소화한다느니 하는 단어들을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마치 해상풍력 공사를 해도 남방큰돌고래들에게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이게끔 한다는 것도 솔직하지 못한 단어사용"이라며 "RCD 공법이 파일드라이빙 공법에 비해 줄어드는 소음이 겨우 10% 정도에 불과할 것이며, 버블커텐 역시 소음을 미미하게 줄일 뿐 돌고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이와 같이 의도적인 왜곡과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로 제주도민을 농락한 한동 평대 해상풍력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은 제주도의회에서 즉각 반려해야 할 것"이라며 "이 사업이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규명하기 위해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보호대상 해양생물 남방큰돌고래 생태 조사보고서’는 2015년 3월부터 11월까지 총 173회 조사를 해서 105회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발견했다는 실증 데이터를 제시했다"며 "한동 평대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진정으로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을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증명하고 싶다면 탐라해상풍력단지 일대에서 최소한 이 정도 이상의 실증 데이터를 제시해야 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해양환경 에너지학회의 '국외 모니터링 사례를 통한 해상풍력발전의 환경적 영향 고찰' 논문에서는 어류와 해양포유류가 회유행동을 나타내는 소음 기준으로 90데시벨, 일시적인 청각장애가 나타나는 소음기준으로 140데시벨을 제시했다"며 "한동.평대 해상풍력 공사시 큰돌고래를 모델로 한 미국 해양대기청의 180데시벨 수중소음 목표 기준으로는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이 제주도의회를 통과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녹색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제주도의회는 이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부동의하라"고 촉구했다.

녹색당은 "현재 한동리 해녀들은 당초 평대리에 변전소를 설치하려던 계획이 한동리 인근으로 일방적으로 변경돼 풍력발전기에서 변전소까지 설치하는 해저 케이블 때문에 어업활동에 지장이 생긴다는 이유로 해상풍력발전 조성사업을 반대하고 있다"며 주민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어 "제주도 환경영향평가 조례에 따르면 '사업자는 평가서를 작성하려는 때에는 주민설명회 또는 공청회 등을 통해 환경영향평가대상사업의 시행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지역주민의 의견을 듣고 이를 평가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면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하는 문제는 법적으로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또 "과연 제주에 해상풍력발전 104.5MW가 꼭 필요한 전력설비용량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제주도 전력사용량이 얼마인지, 앞으로 얼마간의 용량이 더 필요한지, 필요한 용량은 어떤 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에너지계획은 제대로 수립되어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의회는 이처럼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해야 한다"며 "또한 제주도는 이 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제주에너지공사가 시행하는 한동·평대 해상풍력 조성사업은 총 사업비 6500억원을 투자해 5.63㎢의 해역에 5.5MW급 풍력발전기 19개 총 104.5MW 규모의 발전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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