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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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항공기 운항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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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봉진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김봉진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헤드라인제주
김봉진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헤드라인제주

최근 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제주공항을 이·착륙하는 항공기 500편이 결항하였고,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410편,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258편이 결항되어 항공기를 이용하는 제주도민과 여행객들의 발이 묶이는 일이 벌어졌다. 

제주도는 항공교통 의존도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제주공항은 지리적으로 해안가에 근접해 있고 한라산에 의한 지형적인 영향으로 윈드시어가 발생하는 등 국지적인 기상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그로 인해 항공기 결항, 회항 등 원활한 항공교통 흐름을 방해하여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항공기 안전운항에 영향을 주는 기상현상은 강풍, 저시정, 뇌전, 호우, 대설, 착빙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 5년(2015~2019년)간 제주공항의 기상현상별 항공기 운항 지연 통계를 보면, 안개가 4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바람이 19%로 나타났다. 또한 기상현상별 결항 통계는 태풍 37%, 강설 30%, 바람이 23%로 나타났다. 

그 중 태풍은 제주공항에서 연간 발생빈도는 낮지만 비정상 운항과 직결되는 만큼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특히 발생 규모와 피해가 상당히 크므로 제주공항에서는 태풍이 근접해서 지날 것으로 예상되면 항공기 소산이 원칙이며, 항공기 연결편까지 고려할 때 대규모 결항으로 이어진다.

태풍은 해수면 온도가 27℃ 이상인 따뜻한 해수면에서 증발하는 막대한 수증기가 구름이 될 때 방출하는 잠열(숨은열)이 에너지 공급원이 된다.

우리나라는 7~9월 발생한 태풍이 주로 영향을 주고 있는데 그 중 가을철(9~10월)에 발생한 태풍이 좀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태풍은 에너지를 많이 공급받아야 강하게 발달하는데 태풍 발생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9월에 가장 높다. 

또한 가을철에는 기압계의 이동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태풍이 빨리 이동하므로 태풍의 세력이 약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와 부딪치면 강한 대기불안정으로 인해 더 많은 비가 내리게 된다. 

특히, 9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수축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태풍의 이동통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가을철 발생하는 태풍의 피해가 커지는 것이다.

그동안 제주도에 영향을 크게 미친 태풍 중 매미, 나리가 가을 태풍이었고 최근 5년 연속(2016~2020년) 9월에 태풍 영향이 이어졌다. 작년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7개의 태풍 가운데 3개가 9~10월에 발생했으며, 올해도 2개의 태풍이 9월에 지나갔다.

제주공항기상대는 태풍 영향이 미치기 2~3일 전 제주지방항공청이 주관하는 안전점검 회의에 참석하여, 태풍 접근 시 1~2일 동안 예상되는 위험기상 시나리오를 설명한다. 설명회에는 항공교통업무기관, 공항운영사, 항공사, 제주도청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제주공항기상대는 유관기관들이 태풍에 대비할 수 있도록 태풍 예상진로, 그에 따른 강풍, 호우, 윈드시어 등의 위험기상정보, 과거 유사태풍 사례를 설명한다. 

또한 태풍이 제주도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SNS를 통해 하루에 4~7번 실시간 태풍 위치, 기상실황과 예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주공항은 항공기 운항 및 여객처리 등 대책을 마련하고, 항공기 비정상 운항에 따른 공항 내 체류객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최근 태풍의 강도가 점점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태풍은 기상현상 중 가장 강력한 현상임을 명심하고 아무리 약한 태풍이라도 피해가 없도록 모두의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 

제주공항기상대는 앞으로도 태풍이 제주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 될 때, 정확한 태풍예측 정보를 생산하고, 유관기관과 적극 소통하여 태풍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김봉진 제주공항기상대 기상대장>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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