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도의회 요청에도 끝내 외면...인력은 증원될까
[종합]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 승격과 맞물려 추진됐던 제주특별자치도의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설립은 결국 무산됐다. 제주도는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산하 '출장소' 형태의 설치가 결정됐다.
행정안전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 출범하는데 따른 소속기관과 직제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시행된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출범하는 질병관리청은 청장과 차장을 포함해 5국 3관 41과 총 1476명(본청 438명, 소속기관 1038명) 규모로 편성된다. 기존 907명에서 569명이 늘어났다. 이 중 재배치를 제외한 순수 증원 인력은 384명이다.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국립결핵병원, 국립검역소 등의 소속기관을 갖추게 된다.
지자체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권역별 질병대응센터는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경북권, 경남권 등 5개 권역에 설치되는 것으로 결정된다.
제주도의 질병대응센터 설립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제주에는 출장소가 들어서는 것으로 대체됐다. 제주출장소장은 제주검역소장이 겸임하는 것으로 결정됐고, 정원은 12명이다.
평시에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취약지 및 고위험군 조사·감시·대비, 자치단체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또 위기시에는 단일 자치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역학조사, 진단·분석 등을 지원해 지역사회의 감염병 대응 역량을 높이게 된다.
행안부는 이번 질병대응센터 신설과 연계해 자치단체에 감염병 대응 인력 1066명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시·도 본청에는 감염병 업무 전담과(課)를 설치하고, 보건환경연구원에는 ‘감염병연구부’ 및 ‘신종감염병 전담과’ 등 감염병 검사·연구 전담기구를 설치해 검사물량 폭증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는 총 816명의 인력을 보강한다. '감염병예방법'개정으로 시·군·구에도 역학조사관을 둘 수 있게 됨에 따라 역학조사 전담팀을 신설하고, 선별진료소 운영 및 환자이송 등을 담당할 현장인력도 증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주출장소는 제주지역 사회에서 요청했던 것과 비교해 매우 미흡한 수준이이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계기로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 공.항만 등에서 국경수준의 방역 필요성을 강조하며 별도의 질병관리센터 설립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제주도의회에서는 지난 6월 임시회에서 고현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촉구 결의안'이 채택되기도 했다.
도의회는 결의안을 통해 감염병 청정 제주와 도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제주도 설치를 강력 촉구했다.
도의회는 결의안에서 "제주가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을 갖고 있고, 감염병 등이 발생하면 도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과 기후 환경 변화로 인한 신종감염병과 법정 감염병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위험지역이 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의 실치 필요성을 크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행정기관 지방지·청 등 설치 시 소외받는 제주도가 감염병과 질병만큼에서는 절대 소외돼서는 안된다"면서 "이는 도민의 안전과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임으로 권역별 감염병대응센터 제주 설치는 필수"라고 강조하며 제주도 설치를 요청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주도 3명의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제주도 공직자들과 정책 실무협의체 회의를 갖고 질병관리청 승격 시 제주권 질병대응센터 설치에 힘을 모으기로 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는 연간 15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지만 섬이라는 고립된 지리적 특성과 해외유입 감염병에 상시 노출돼 있어 질병대응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보낸 바 있다.
그러나 제주도와 도의회, 지역출신 국회의원 등의 지속적인 요청에도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정부가 제주도의 특수한 상황 및 지역사회 요청을 또 다시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