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위기상황, 행정보다 빛난 제주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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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위기상황, 행정보다 빛난 제주 농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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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뉴스] 피해예방 농작물 관리요령, 제주 실정에 맞는 메뉴얼 절실

지난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상륙하면서 최근 열흘간 3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게 됐다. 강도가 ‘매우 강’인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를 타격한 건 관측 사상 올해가 처음이다.

행정에서 매년 농작물 관리 요령에 대하여 홍보 및 교육을 하고 있으나 농가에 직접적인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태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예방을 위해 농작물 관리요령을 발표하고 있으나 이번 제9호 태풍 '마이삭' 같은 폭우를 동반한 강한 태풍 내습시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오히려 수년 동안 태풍피해를 입은 농민들이 현장에서 스스로 터득한 방법이 태풍 피해 예방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강력해 지고 있는 태풍과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집중호우를 대비해 작목별로 피해 예방을 위한 실증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함에 따라 지난달 31일 피해예방을 위해 농작물 관리요령을 발표했다.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시설하우스 및 시설물 고정 보완 및 점검 전기시설 점검 및 비상발전기 시운전, 노지감귤은 강한 바람에 의한 가지 부러짐 방지 지주 세워 묶어주기, 타이벡 피복 속 빗물 유입 차단 배수로 재정비 병해 예방 약제 살포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시설하우스 내부에 물이 들어왔을 경우에는 빠른 시간 안에 물을 빼주고 물이 빠졌더라도 병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환풍기 등을 이용해 건조한 후 적용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지난달 31일에 월동무 밭에 그물망을 쒸우다가 시간이 없어서 쒸우지 못한 부분은 이번 하이선 태풍에 유실 되었다.
지난달 31일 월동무 밭에 그물망을 쒸우다가 시간이 부족해 쒸우지 못한 부분은 이번 하이선 태풍에 유실 됐다. <사진=고기봉 시민기자>

하지만 태풍 '마이삭' 내습을 앞두고 농가에서 배수로를 재정비하고 감귤나무 가지 세워 묶어주기 등을 했으나 농작물 피해는 반복됐다.

따라서 계속 반복되는 농작물 풍수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행정에서는 제주 실정에 맞는 농작물 관리 요령을 발표해야 될 것이다.

서귀포시 성산읍 홍재용(54)씨는 매년 폭우로 인한 농작물 쓸림 피해가 발생하자 이번 '마이삭' 내습을 앞두고 밭주변 물길을 정비하고 지난1일 2만평 규모의 무밭 가운데 일만 오천 평에 자비로 그물망을 덮었다. 이번에 성산포 지역에 265㎜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으나 그물망을 덮은 일만 오천평 무밭은 20%정도만 파종 무 유실 피해를 입었고 그물망을 덮지 않은 5000평은 심각한 유실 피해를 봤다.

지역의 한 농가는 “무밭 그물망 덮기는 작년부터 우리 농민들이 터득한 방법이다. 이처럼 이제는 행정에서도 농작물별로 강풍·폭우피해 저감을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겨울철 폭설을 앞두고 하우스 눈 쓸어주기나 여름철 배수로 정비 같은 기존 상식수준의 정책은 농가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과수농가 농민은 "열흘간 3개의 태풍으로 열매가 많이 달린 감귤나무 가지들은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다"며 "감귤나무 가지 세워 묶어주기는 노동력이 많이 드는데 반해 효과는 미미하다"고 말했다.

‘보험’은 미래에 예측할 수 없는 재난이나 사고 위험에 대비하고자 가입하는데 농작물 재해보험 약관을 살펴보니 농업인에게 불리한 조항으로 재해보험 사업자는 판매 기간 중 태풍 등 기상상황에 따라 인수 제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산지역 농가들은 8월 20일경부터 월동무 파종을 시작 했는데 당초 8월31일부터 판매되는 월동무 보험가입이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영향으로 지금껏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못한다는 것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재해 피해에 농가들이 보상을 받고자 가입하는 보험인데 파종한 농작물을 태풍이 온다고 인수 제한을 하는 불리한 약관 조항에 대한 대폭적인 개선이 시급하다.

농민들이 웃으며 농사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시민기자뉴스>

농민들 현장서 터득한 방법으로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농민들이 현장에서 터득한 방법으로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사진=고기봉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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