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소극적'...생색내기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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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소극적'...생색내기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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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실태 감사결과, 주민참여 보장 제도개선 '소극적'
사업비 배분, 보조율 적용 '획일적'...편성사업 범위도 제한적

예산편성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를 통해 투명을 높이고 주민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사업들을 발굴하고 위해 도입된 제주도의 주민참여예산제가 시행 8년째를 맞았으나, 이의 제도 운영은 여전히 소극적이고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는 지난 3월31일부터 4월29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및 행정시 예산부서와 읍.면.동 주민참여예산 관련 부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민참여예산 운영실태 성과감사'를 감사한 결과 총 16건의 불합리한 문제가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그러나 감사결과를 보면, 제도 운영이나 예산편성, 사업선정 및 집행관리 등에 있어 소극적이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점이 드러났다.

먼저 제도 운영과 관련해서는 2018년 3월 지방재정법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주민참여범위를 종전 '예산 편성과정'에서 '예산과정' 전체로 확대하는 것으로 개정됐는데, 제주특별법과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에서는 이 부분은 지금까지도 개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재정법의 개정 취지는 단순히 예산편성뿐만 아니라 계획수립, 집행.평가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확장시킨 것이다. 그러나 제주도는 특별법 및 관련조례 개정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주민참여 범위가 편성과정의 일부참여로 제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참여예산의 범위에 있어서도 일반회계 예산만을 대상으로 주민제안사업(공모)에 한정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감사위는 참여예산 범위나 참여대상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미흡해, 여전히 일반회계 예산의 0.5%에 해당하는 200억원 수준에 머물러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주민참여위원회의 구성도 지역회의 위원의 경우 주민자치위원과 이.통장 중심으로  위촉되는 한계를 보였다. 감사위는 주민참여예산기구가 지역주민의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성별, 연령별, 지역별,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계층의 지역주민의 고른 참여가 담보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을 전담팀의 공무원도 1명이 다른 업무와 병행해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도민들의 예산과정 참여에 필요한 연중 상시적인 행정지원 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관련 사무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면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역량이 강화될 수 있게 적정 수준의 전담팀 또는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주민참여예산에 반영된 사업들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결과, 조례에 따라 객관적 평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제도 운용상의 비효율을 초래하는 요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평가지표에 대해 일반적인 제도규정 사항 등을 열거하는 수준에 그치고, 제시된 정책대안은 주민참여예산제 운영계획에 반영된 사항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모사업비 배분 기준도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시와 도 단위 광역사업 공모 제도가 도입됐지만, 주민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모방식과 운영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채 추진되면서 200억원 예산에 무려 300가지가 넘는 소규모 사업들이 쪼개기식으로 편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시나 도단위 사업도 2건에 9000만원 수준이다.

감사위는 광역적 사무에 대한 주민참여예산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배분한도액 기준을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주제별 사업 공모 방식 등 효과적인 사업 공모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보조율이 불합리하게 적용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주민참여예산사업은 다양한 목적과 유형을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이 제안한 사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일괄 90% 보조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유사한 일반사업의 보조율 적용과 비교해 자부담 차이가 무려 13억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예산과목에 대한 제한도 불합리한 것으로 지적됐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는 예산과목을 시설비, 민간경상사업보조, 민간자본사업보조 등 3가지로 제한을 두다가, 2018년부터 예산과목을 구분하지 않고 자율 편성하도록 하면서도 '편성 불가' 예산과목을 따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지정함으로써 사실상 기존 3개 과목으로만 편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위는 예산과목에 대한 합목적성 및 문제점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사업의 소요예산에 대한 검토와 예산집행의 적정성에 대한 확보방안도 별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제주 주민참여예산은 도입 첫해인 2013년 132억원이 편성된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는 이 금액이 그대로 유지됐고,2016년 150억원, 2017년 170억원, 그리고 2018년부터는 200억원 규모로 편성되고 있다. 

읍.면.동 주민참여예산위원회 논의를 거쳐 행정시 단위 지역협의 논의, 도단위 심사를 거쳐 사업비는 최종 반영된다. 지역 내 시급한 현안이나 주민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한 사업을 발굴해 예산을 편성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이번 감사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이의 운영이 소극적이고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또 예산편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도의회 예산안 계수조정을 통해 증액편성되는 지역사업비 반영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문제도 주민참여예산제 운용취지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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