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시인 시집 '누군가 나를 열고 들여다볼 것 같은'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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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시인 시집 '누군가 나를 열고 들여다볼 것 같은'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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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누군가 나를 열고 들여다볼 것 같은'이 시인동네 시인선 132로 출간됐다. 

2011년 등단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현대 시조의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한 시대 행간을 건너는' 자들을 노래한다. 시대와 역사가 무참히 짓밟고 소외시킨 이들.   

신상조 문학평론가는 "김영란의 시는 형식을 고수하는 전통의 긍정적 계승과 내면을 부정하는 전통의 부정적 계승으로써 현대시조의 새로운 지평을 타개한다"며 "그의 시가 가진 ‘내면의 부정’은 ‘증언’과 ‘기억’과 ‘애도’의 성격을 띤 역사의 ‘재현’에 바쳐진다"고 평했다.

이어 "역사에 대한 ‘증언’과 ‘기억’과 ‘애도’가 시의 인식론적 차원이라면,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정신은 그의 시가 보여주는 도덕적 차원이다"며 "그의 시는 한국 현대사의 일정 부분에 대한 이해와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시적 성찰을 요구하는 목소리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유채꽃 일생 위로
트랙터가 지나갔다

등뼈가 무너지고
혀가 잘려 나갔다

더 이상
최후변론은
필요치 않았다

―'꽃들의 예비검속-코로나19' 전문

꽃이 피었다 한들
그대 위해 핀 건 아냐
금지된 소망 앞에
슬픈 꽃말 피어난다고
세상에 맞춰 살라는
그런 말 하지 마
수없이 피고 지는
삶이 곧 사람인 걸
덧칠해도 더 불안한
세월은 마냥 붉고
한 시대 행간을 건너는
여자가 거기 있네
― '슬픈 자화상-나혜석을 다시 읽으며' 전문

김 시인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현재 제주에서 살고 있다. 등단 후 시집 '꽃들의 수사(修辭)', '몸 파는 여자'를 펴냈고, 가람시조문학상 신인상과 오늘의시조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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