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3회 임기제한론을 도의원에게도 적용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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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3회 임기제한론을 도의원에게도 적용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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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현의 제주 미래담론] (4) 임기제한론
양길현 예비후보
양길현 제주대학교 교수

올 4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지 4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 과거에도 그렇지만 21대 국회에서도 국회가 무얼하고 있는지,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화끈한 게 잘 보이지 않는다.  국회에 '대부업 금리 10%로 인하' 요청을 한 이재명 지사의 활약만이 돋보일 뿐이다.  각 방면에서 뛰어난 인물들이 뽑혀 들어간 국회일진데, 코로나19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남다른 결기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물피해로 전국이 비상이다. 발등의 불을 어떻게 끌 것인지 여야 합심으로 비상대책위를 꾸리기는 커녕, 여성 의원의 원피스 차림에 대한 얘기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서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모아 장ㆍ단기 대책을 마련하는 데 비지땀을 흘리는 여의도정치는 안 되는 걸까. 여의도의 넓은 공간과 유능한 인력이 아깝다는 생각이다. 

여야간의 멋진 경쟁이 보이지 않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여야 의원들간에 협업이 잘 되고 있느냐 하면, 그건 더더욱 아니다. 그저 의원 개개인이 각자 입법기관이라는 위상에 도취하여 완고한 입장과 내로남불의 호통소리만 나부낄 따름이다. 

오죽하면 한강에 사람이 빠지면 국회의원을 제일 먼저 구해야 하는 이 유가 한강물이 오염되어서는 안 된다는 냉소 섞인 얘기까지 나올 정도이겠는가. 그래서인지 국회의원 몸싸움 하는 거 TV에 덜 나오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자조와 체념도 일상화되어 있다. 그렇다고 입법부를 없앨 수도 없고 하니, 국회를 옮길 요량이면 세종시보다 청정지역인 제주로 이전하는 건 어떤지.

주지하다시피 국회의원은 4년 임기의 계약제 입법노동자이다ㆍ그런데도 너나 할 것 없이, 때로는 좋은 직업을 다 버리고 불나방처럼 국회의원 하겠다고 나서는 걸 보면, 거기에는 무언가 특별한 게 있다는 생각이다. 그게 무얼까?

오래전 노태우 정부 시절 현역 국회의원과 개인적인 담소를 나눈 적이 있었다ㆍ그 때, 국회의원이 되니까 뭐가 좋습니까 물었더니, 그 대답은 수수께끼 같은 것이었다. '그건 국회의원이 되어 보아야 안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30년이 지나도록 필자는 국회의원이 되어 보지 못해서 그런지 국회의원이 왜 좋은지, 잘 알지 못한다. 국회의원에 대한 존경도 그다지 높지 않은 데에도, 국회의원을 한 두번이 아니라 서너번은 다반사고 대여섯번씩이나 하려고 노심초사 애 쓰는 걸 보면서,  계약노동직 치고는 국회의원이 좋기는 좋은가 보다 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특권을 줄이는 것이 해답이라는 생각과 함께.   

국회의원은 한 번 되면 현역 당선이 신인의 도전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것으로 널리 회자 되고 있다. 굳이  투표에서의 현직 프리미엄으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다행히도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엘리트순환을 평화롭게 잘 진전시켜 나가고 있는데,  그건 대한민국 국민들의  재주이기도 하고 복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19대와 20대,  21대 국회만 보더라도,  초선이 각각 49.3%, 42.3%, 50.3%인 것을 보면, 새로운 인물을 통해 정치의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상당하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도 20대와 21대 국회에서 각각 34명과 19명에 불과할 정도로 새로운 개혁정치를 기대하는 열망도 매우 크다고 볼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미래통합당이 이른바 '국회의원 연임제한론'을 들고 나왔다. '동일지역구내  국회의원 3선까지만 연임하도록 하는 규정'을 정강ㆍ정책에 명기하는 걸 검토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왕지사 임기제한론이 제기되었으니, 통합당만의 정강정책을 넘어서서 여야합의로 입법화까지 갔으면 좋겠다.

정치신인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그와 관계없이 자치단체장도 연임을 2번으로 한정시키고 있음을 고려하면,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국회의원 연임도 2회로 제한하는 건 나름 합당해 보인다.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을 무슨 직업처럼 생각하는 것도 썩 모양세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차제에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광역시ㆍ도의원은 물론이고 공공 또는 준공적 기관의 장도 최대 세번하면 그만 두도록 하는 걸 널리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세상은 경륜보다는 참신과 새로움을 더 높이 평가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박데이타를 통해 경륜의 부족이 상당부분 메꾸어지리라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의 변화가 하도 심해서 과거의 경험이나 식견의 유용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양길현 제주대학교 교수>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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