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바다, 선택은 우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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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바다, 선택은 우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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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형민 / 용담2동주민센터
김형민 / 용담2동주민센터 ⓒ헤드라인제주
김형민 / 용담2동주민센터 ⓒ헤드라인제주

오라고 청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찾아오는 손님을 불청객이라고 한다. 올해는 유독 많은 괭생이모자반이 제주도로 밀려들어 어민과 지자체에 큰 비상이 걸렸다. 동중국해에서 해류를 타고 온 이 황갈색 손님은 어선과 양식 및 그물에 달라붙어 어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주변경관을 해치고 악취를 풍겨 초여름 내내 많은 이의 골치를 썩였다.

한편 올해 초에는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향하던 2천톤 가량의 여객선이 엔진에 낀 쓰레기 이물질로 출발이 지연되는 소동이 있었다. 항내 바닷물을 수족관으로 끌어들이는 폐 호스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표류한 배와 바위가 충돌할 뻔하면서 아찔한 순간이 연출된 것이다.

위 두 이야기는 모두 해양쓰레기와 관련이 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모든 것들이 육지에서 바다로 혹은 바다로 직접 버려지는 방식을 통해 추후에 해양쓰레기가 된다. 해상 위 부유물이나 해안변 쓰레기 뿐 만 아니라 해저 밑 침적쓰레기 등을 포함한 해양쓰레기는 실제 선박 사고 10% 정도의 원인으로까지 보고되어 더 이상 이 문제를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늘도 나가본 바다에는 에메랄드 빛 해변이 쉬이 눈길을 사로잡지만 잠깐만 눈길을 돌리면 바다의 다른 모습을-쓰레기로 가득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밧줄, 어망, 낚싯줄부터 캔, 각종 과자 및 라면 봉지까지 그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해양쓰레기는 어떤 사람이 언제 어디에서 버렸는지를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관련된 유관 기관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불법 투기 발견시 시민들의 자발적 신고의식 제고를 위해 현재의 포상금 제도를 확대 운영해보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

해양쓰레기는 위처럼 선박사고의 원인이면서 동시에 어망에 걸려오는 쓰레기를 일일이 골라내야 하므로 어업생산성을 떨어뜨리기도 하며, 무엇보다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의도치 않게 버려진 어망 등에 생물이 걸려 죽기도 하고 오염된 바닷물은 해양생물의 성장과 생존을 방해하게 되어 결국 이는 우리 인간에게 더 큰 결과로 되돌아 올 것이다. 청정 바다를 보존할 것인지 아니면 오염된 바다를 후손에게 물려줄 것인지 결국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다시금 내가 버린 쓰레기는 결국 내게 돌아온다는 생각을 갖고 내가 바다로 들고 온 쓰레기만이라도 내가 가지고 간다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줄 때이다. <김형민 / 용담2동주민센터>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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