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8천년 전 형성' 재확인
상태바
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8천년 전 형성' 재확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년간 3개 연대측정법 활용 검토..."형성시기 논란 해소"
만장굴 내부 용암 내에 박혀 있는 규암편. ⓒ헤드라인제주
만장굴 내부 용암 내에 박혀 있는 규암편. ⓒ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고순향)는 새로운 제3의 연대측정법을 적용해 만장굴을 비롯한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약 8천 년 전에 형성됐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형성시기에 대한 그 간의 논란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 기반 연구기관인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가 4년여에 걸쳐 지속적으로 추진한 연구의 성과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는 2000년대 초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과정에서 획득된 K-Ar연대측정 결과를 토대로 20~30만 년 전 형성된 비교적 오래된 용암동굴로 인식돼 왔다. 

이후 2016년 당시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현재 세계유산본부로 확대 개편되기 전 기관)에서 방사성탄소연대측정과 광여기루미네선스 연대측정을 통해 약 8천 년 전이라는 매우 젊은 연대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두 연대결과 사이에 차이가 너무 컸을 뿐만 아니라, 기존 화산암을 직접 분석하는 연대측정법(K-Ar, Ar-Ar 등)과 달리 용암류 하부의 고토양을 분석하는 새로운 연대측정법(방사성탄소연대 및 광여기루미네선스 연대)에 대한 학계의 신뢰가 그리 크지 않았던 까닭에 그 형성시기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왔다.

이에 한라산연구부는 2016년 거문오름 연대를 보고한 이후, 지속되는 논란을 해소하고,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의 형성시기를 보다 명확히 밝히기 위해 제3의 새로운 연대측정법인 (U-Th)/He 연대측정법을 적용해 약 9000년(오차 1800년)의 연대를 얻었다.

연구진은 만장굴 내부 용암 내에 박혀 있는 규암에서 저어콘이라는 광물을 분리해, 호주 커틴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U-Th)/He 연대측정을 실시했다. 

이 연대측정법은 한라산 일대의 백록담, 삼각봉, 영실 등 한라산의 주요 오름들의 형성시기를 밝히는데 활용된 된 분석법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저어콘은 우라늄 함량을 많이 가지는 광물로, 저어콘 내 우라늄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He의 양을 측정해 연대를 측정한 것이다. 

특히, 헬륨(He)은 불활성 기체로 약 200℃ 이상의 온도에서 빠르게 저어콘 밖으로 방출된다. 때문에 현재 만장굴 내 용암에 박혀 있는 규암은 용암동굴이 형성될 당시 1150℃에 달하는 용암에 굽혀 저어콘에 축적됐던 헬륨이 모두 방출되는 과정을 겪었다. 

이후 용암이 200℃ 이하로 식은 후 유지된 시간 동안 새롭게 He이 형성되게 되는데 그 양을 측정해 연대를 얻은 것이다. 결국, 이러한 연대결과는 규암이 용암에 접촉해 달궈진, 즉 용암이 분출한 시기를 지시하는 것이다.

한라산연구부 안웅산 연구사는 "이번 연구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형성시기를 보다 명확히 재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에서 직접 연대를 측정하기 어려웠던 일부 용암류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연대측정 기법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향후 제주 오름들의 연대측정에 확대 적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유산본부는 이번 연구 결과를 공동연구를 추진해 온 호주 커틴대학팀과 국제학술지에 투고할 계획이다.<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