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주민자치연대는 8일 민선 7기 제주도정 후반기를 이끌 서귀포시장에 김태엽 전 서귀포시 부시장(60)이 내정된 것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음주운전 행정시장 임명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원희룡 지사가 지명 철회하거나 김태엽 내정자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는 제주시장에 안동우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서귀포시장에 김태엽 전 부시장을 내정했다"며 "세간에 떠돌던 사전 내정설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무늬만 공모’였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으로 개방형 공모제 취지를 다시 한 번 무색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 도정은 민선 6기 출범 초기 때부터 민선 7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행정시장은 물론 공공기관장 등 고위 공직자 인사를 둘러싸고 낙하산·회전문 인사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며 "이번 행정시장 인사 역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공모 전부터 나돌았던 내정설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런 식으로 제주도가 응모자들을 들러리로 세워 형식적 공모를 할 거라면 차라리 공모 절차 없이 임명하겠다고 선언하는 게 낫다"고 힐난했다.

또 "이번 인사 발표에서 더욱 가관인 것은 최근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인사를 행정시장으로 내정했다는 점"이라며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사회적 인식도 그만큼 엄격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고위 공직자이면서 시민을 대표하는 행정시장에 올해 음주운전 처벌을 받은 인사를 내정했다는 것은 시민의 부정적 여론을 무시한 도지사의 인사권 남용이자 인사 참사"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행정시장 자격에 큰 결함일 뿐만 아니라 도민의 도덕적 기준과 눈높이에 어긋나기 때문이다"며 "그럼에도 임명을 강행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시민과 공무원들에게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계도하고 일벌백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종 인사권자인 원희룡 지사에게 묻고 싶다"며 "앞으로 공직자 인사검증에서 음주운전 전력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내정자의 음주운전 경력은 불문에 부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잠시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며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김 내정자 지명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후보자를 잃지 않으려 고집하다 도민의 지지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김 내정자도 음주운전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사퇴해 자숙의 시간을 갖는 게 옳은 길이다"면서 결단을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