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늘 수매단가 거센 후폭풍...농민들 "우롱 당했다"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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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늘 수매단가 거센 후폭풍...농민들 "우롱 당했다" 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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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수매가 보다 낮은 단가결정에 농업인단체 강력 반발
"농협조합장들, 일하라 뽑아놨더니 농민을 완전 우롱" 규탄
18일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마늘수매 단가결정에 항의하고 있는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18일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마늘수매 단가결정에 항의하고 있는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올해산 제주 마늘 수매 단가가 정부 수매가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자, 농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농협 조합장들로 구성된 '마늘제주협의회'(회장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은 지난 15일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올해산 마늘 수매단가를 kg당 2000원으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는 지난해(3000원)보다 1000원, 올해산 수매계약단가(2500원) 보다 500원이 적은 것일 뿐만 아니라, 올해 정부 수매가(2300원)보다도 300원 적은 금액이다.

제주지역 역대 수매가에서는 2014년(1750원) 이후 최저가이다. 

조합장들은 적자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수매가 현실화를 요구해 온 농업인들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사단법인 제주마늘생산자협회(회장 박태환)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고권섭), 전국여성농민회 제주도연합(회장 현진희) 소속 농업인 40여명은 18일 오전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마늘생산농가 우롱하는 수매가 결정은 원천무효"라며 농협 조합장들을 강력 규탄했다.

이들은 "오늘 우리 제주마늘생산 농민들은  믿었던 마늘 주산지 농협조합장들에게 우롱 당했다"면서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우리는 농협조합장들에게 농민들에 의견을 받아안고 농협중앙회경제지주 사업단에 마늘산업보전을 위한 노력을 요구해왔다"면서 "정부수매가격보다도 계약물량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 상상조차도 못했는데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주산지 조합장들이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존에 계약된 단가 역시 생산비에 못 미쳐서 정부와 지자체, 농협중앙회에 수매가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왔는데 불구하고 지역마늘생산 조합장들이 어처구니 없는 가격결정을 했다"며 "우리 농민들은 제주마늘생산자협회를 만들어서 산지폐기등 마늘가격보장을 위해  자주적으로 노력해왔고, 생산자 농민들이 적극적인 노력과 참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산지 농협조합장들이  일방적으로 가격결정을 감행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주산지 제주마늘협의회 농협조합장들은 머리숙여 조합원과 제주농민들에게 사과하라"면서 "또한 일방적으로 결정한 수매가를 철회하고 원천 무효화 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 안고 농협중앙회경제지주 사업단과 농정당국과 협상하기를 바랐던 제주마늘 생산농민들의 염원을 무참히 짓밟은 의도가 무엇이냐"며 "농협조합장들이 결정한 마늘 가격은 전국의 5대 거대상인들에게 오로지 납품하려고 구걸하다시피 낮은 가격으로 가격결정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협조합장들의 사과, 가격결정 원천무효화를 거듭 촉구했다. 지역 국회의원들 및 제주도정의 대책 마련도 요구했다. 

18일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마늘수매 단가결정에 항의하고 있는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18일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마늘수매 단가결정에 항의하고 있는 농민들. ⓒ헤드라인제주
일방적 마늘 수매단가 결정을 한 농협조합장들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는 고권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 ⓒ헤드라인제주
일방적 마늘 수매단가 결정을 한 농협조합장들을 거세게 비판하고 있는 고권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 ⓒ헤드라인제주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권섭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농협 조합장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일을 잘하라고 머슴을 뽑아놨더니 이 머슴들이 주인들의 요구는 묵살하고, 지들끼리 단합을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 의장은 "한마디라도 물어보고 주인들의 의견을 물어보고, 담합을 해야될 것 아닌가"라며 "이 조합장들은 우리 농민들을 개나, 돼지,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다. 원통하고, 분하다"고 성토했다.

한편, 농협 제주지역본부는 마늘 수매단가가 결정됨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마늘 수매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마늘 수매는 한경 등 서부지역에서 시작되고, 6월 초에는 제주시 동부지역으로 확대 돼 이뤄진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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