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농부를 색출하라! '농지이용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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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농부를 색출하라! '농지이용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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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태훈 / 서귀포시 감귤농정과
강태훈 / 서귀포시 감귤농정과 ⓒ헤드라인제주
강태훈 / 서귀포시 감귤농정과 ⓒ헤드라인제주

유례없는 강력한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덮치며 국경이 폐쇄되고 모든 물류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사람은 물론 식량까지 국경을 넘는 것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이르러, 얼마전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COVID19로 인한 식량위기 가능성을 경고한바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위기에서 안전할까? 우리나라는 쌀자급률은 104%로 비교적 높은 반면, 곡물자급률은 세계평균인 102%에 훨씬 못 미치는 23% 수준에 불과하다. 연간 약 1500만톤에 달하는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GDP에서 농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로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선진국들은 농업의 GDP 비중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농업이 붕괴했을 때 지불해야 할 대가가 농업의 보호와 육성을 위해 투입해야할 자금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FAO의 경고를 결코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버핏은 “수영장의 물이 다 빠지고 나서야 누군가 알몸으로 헤엄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코로나사태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이후 각국의 보건의료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되었다. 한국의 우수한 보건의료시스템이 그 동안엔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큰 위기를 겪은 이후 외신은 한국의 보건의료체계와 대처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만일 FAO의 경고대로 식량위기가 현실화된다면 그 다음은 우리나라의 농업과 식량자급력이 국제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식량위기의 경고에 각국에서는 곡물 수출을 규제하거나 비축량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슈가 교역국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밀, 옥수수 등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는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이에 우리는 그 동안 저평가되어왔던 농업의 가치에 대해 재고하고 경각심을 가져야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제주의 농지는 각종 난개발과 투기의 온상이 되어왔다. 지난해 제주에서 사라진 농지와 목장, 임야를 합하면 503ha로 여의도 면적의 약 2배에 달한다고 한다. 농지를 취득하고 실제로는 농사를 짓지 않으며 다른 목적으로 남용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를 규제하기 위해 매년 ‘농지이용실태조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른바 ‘가짜농부’를 색출하고 농지가 본래의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법으로써 규제하는 것이다.

「대한민국헌법」 제121조에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 농지는 농사를 짓는 사람만 소유할 수 있다는 원칙이다. 이를 근거로 농지를 취득하고 휴경상태로 방치한 사실이 현장조사 결과 밝혀진다면 「농지법」 제10조에 따라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해당 농지를 처분해야하는 처분의무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에는 농지전용이 제한되고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지어야한다. 처분의무기간 동안 성실하게 경작을 한다면 「농지법」 제12조에 따라 처분명령이 3년 간 유예가 된다. 농사를 짓지 않았을 경우에는 청문을 통하여 「농지법」 제11조에 따라 처분명령이 부과된다. 처분명령이 부과되면 6개월 이내에 해당 농지를 처분해야한다. 6개월 이내에 처분하지 않으면 청문을 통하여 공시지가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처분할 때까지 매년 부과하게 된다.

이러한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에도 농지 투기와 불법 전용 등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지가 자산 확보의 수단으로 변모되어서는 안 된다. 농지는 농산물 생산 이상의 다원적인 가치를 내재하고 있다. 농업이 경제 및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제주 농업의 보루인 농지가 난개발과 부동산 투기로 인해 변질되고 소실되는 것을 막아야한다. 농지 담당 공무원으로서 어깨가 무겁다. 청정 제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겠다. <강태훈 / 서귀포시 감귤농정과>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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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 2020-04-30 18:27:47 | 61.***.***.77
빡시게 단속해주십시요 강실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