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농업 식물 공장의 시작, 시설농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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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농업 식물 공장의 시작, 시설농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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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44) 재배작물 도입의 역사

시설농업은 통제된 시설 안에서 빛, 온도, 습도 등의 재배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여 연중 내내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이다. 시설을 농업생산에 도입하는 목적은 생산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거나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경제·기술적 이점을 얻는 수 있다. 인위적인 환경조성하의 농업생산을 통해 마음대로 작물이 제어된다면 농업생산도 공업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농업에서 생산시기를 바꾸거나 특수생산을 위한 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경우에 대부분 비닐하우스를 이용하는데, 특히 연중재배를 목적으로 할 때 많이 이용된다. 이러한 경우의 환경조절의 종류로는 크게 저온시 실온유지를 위한 보온과 난방, 가스환경조절을 위한 탄산가스농도조절, 제한된 수광량을 높이거나 높은 강광도 제한을 위한 광선조절, 토양수분의 적절한 공급을 위한 관수조절, 합리적인 작물영양보급을 위한 시비량 및 시비방법의 조절 등을 둘 수 있는데 현대과학의 발전과 함께 시설농업도 함께 발전해 가는 양상이다. 현재 시설재배는 딸기, 고추, 토마토, 오이, 배추, 무, 상추 등의 과채류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외에도 열대식물, 화훼류, 노지에서는 정상적인 생육을 할 수 없는 특수식물 등에도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디양한 철골 구조물 등이 이용되거나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 환기선, 수경재배 등 고도의 시설을 갖춘 농업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설재배는 조선시대 세종대왕 명을 받아 강화도에 온돌 아래서 불을 피우고 한지에 기름을 먹여 방수, 방적, 채광성을 높여 감귤재배를 시도하였던 기록이 있다. 이후 1920년경 대전 지방에서 창틀에 기름종이를 발라 간단하게 만든 종이 하우스에 오이 등 과채류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1951년 김해지방에서 비닐하우스에서 채소 재배를 시작하였다. 1960년대 농업용 플라스틱 필름이 대량으로 값싸게 보급되면서 한국의 시설원예는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되었으며, 공업화로 도시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도시 근교지역을 중심으로 비닐하우스 단지가 형성되었다.

하우스 시설 면적은 1970년 763㏊에 불과했으나 1989년에는 2만 2,220㏊로 무려 29배나 증가했다. 그 후 각 지역으로 확대 보급되면서 그 규모도 점점 커졌는데, 1968년 김해에 10,000㎡ 규모의 플라스틱 대형 하우스가 생겨 난 것이 현재 하우스재배의 시작으로 볼 수 있으며, 1980년대에 들어와 현재와 같은 철골구조물로 제작된 하우스가 보급되었다. 시설 내 공간에서 효과적인 생산을 하기 위해서 반자동이나 자동으로 작동될 수 있는 보온·가온장치, 그리고 환기, 물주기, 거름주기 및 탄산 가스 공급장치 등을 도입하여 이용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여야 되므로 자본 집약적이 될 뿐 아니라 생산면적이 제한됨에 따라 노동 집약적이 된다.

시설 재배되고 있는 주요작목으로는 참외, 딸기·수박, 오이, 배추, 고추, 토마토, 무, 호박, 상추 등 다양하다. 또한 연도별 시설 이용이 해를 거듭 할 수록 늘어나는데, 이는 1980년대 들어 농촌지역에 많은 주산단지가 형성되고 답리작으로 겨울철에 농을 이용한 시설채소 재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 농업 활용 모습(왼쪽)과  식물공장을 통한 상추 재배모습.
최근 스마트 농업 활용 모습(왼쪽)과 식물공장을 통한 상추 재배모습.

제주에서의 시설재배는 1960년대 초 서귀포지역을 중심으로 대나무 대형터널에 배추, 무 등의 채소재배를 하면서 시작되었고, 1970년대 초반부터 목재 또는 대나무로 만든 아치형 하우스에서 엽채류, 과채류 재배가 본격화 되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흑관파이프 하우스에서 파인애플이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1972년 하우스 면적은 5.8ha였고, 1973년에 원예시험장 전문가를 초빙하여 시설원예 교육을 처음 실시 하였다.

980년대 아연도금 펜타이트하우스가 보급되면서 과채류와 파인애플이 100ha 이상 재배되었으며, 1982년 바나나가 재배되면서 시설농업에 대변혁이 일어났다. 환풍기, 관수시설, 열풍기 등 전국 최초로 자동화하우스가 등장했고, 이를 기반으로 1988년 서귀포 대영농장에서 시설감귤 재배가 성공하게 된다. 1990년대 초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 등 농산물 수입이 현실화 되면서 바나나 재배가 사라지고 시설채소와 화훼, 감귤로 전환되었다. 농산물 경쟁력 향상 정책의 일환으로 시설자금이 지원되기 시작하면서 농업기술원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1991년 이후 자동화하우스가 보급되었다. 1994년 국책 사업으로 대정읍 일과리 등 3개소에 대형 유리온실이 선보였으며, 양액재배시스템과 우량 묘 생산기술도 함께 발전하였다.

한편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유류가격이 상승하자 유류비를 줄이기 위해 2∼3중 보온커튼, 화목난로 등 이 등장하기도 하였다. 2000년 이후 자동화하우스 보급이 보편화되었으며, 재배작목은 화훼와 과채류에서 시설감귤과 만감류, 키위 등으로 전환되는 등 농가의 소득구조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2000년대 중반 한·칠레, 한·미 FTA협상 타결이 됨에 따라 정부의 시설보조 사업이 추진되면서 면적이 크게 증가했다.

최근 들어서는 자동화를 넘어 정보통신기술(ICT)융합 하우스 원격제어 기술 뿐만 아니라 관수, 병해충 방제를 자동화하는 수준까지 와 있다. 이처럼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설채소는 2015년 말 현재 156.8ha, 조수입은 2,850억 원으로 제주농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시설농업의 발전은 미래의 농업인 식물공장에 대한 밑그림이다. 식물 공장은 차세대 녹색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새로운 영농기술을 확립하고, 관련 하이테크 기업의 기술발전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식물공장 기술을 이용해 빌딩 내에 전원화, 녹색화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형 농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식물 공장이 앞으로 각광을 받을것이라 예측된다.

최첨단 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결합해 실내에서 다양한 고부가 가치의 농산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농업과 함께 빛, 온습도, 이산화 탄소 농도 및 배양액 등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농작물을 계획 생산하며, 계절, 장소 등과 관계없이 자동화를 통한 공장식 생산이 가능하다. 식물 공장은 실내에서 주로 발광 다이오드(LED)와 분무 장치로 식물을 재배하는 설비를 이용하는데, 전형적인 저탄소 녹색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다.

제주에서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시설원예를 통하여 재배지대·토양 등의 재배환경조건, 노동력, 재배기술 등 제반 요인을 검토하여 다른 지방 및 재배농가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채소 종류를 선택하고, 재배와 경영기술의 전문화 및 합리화라는 점에서 특정 몇 개의 채소를 중점적으로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한 채소재배에 시설농업을 이용할 경우 성주의 수박단지, 밀양의 딸기단지 등 주산단지를 형성해서 재배를 확대 할 필요성이 있다.

앞으로 1인당 채소, 과수 등의 수요는 계속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그 까닭은 채소, 과수가 일반 농산물에 비해 비교적 소득탄력성이 높은 품목일 뿐 아니라 비닐공업의 발전에 따라 주년수요(周年需要)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연중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시설 농업은 철제 및 유리비닐하우스에 의한 전자동 전산화가 발달되어 첨단기술농업의 상징으로 부각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상업농(商業農) 또는 기업농(企業農)의 전형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는 농업이 되고 있다. 이 시설농업은 소득탄력성의 작용이 높고 강한 품목농업으로 식물 공장으로의 발전이 전망되고 있다.

※ 참고자료: 남인희(1985), <제주농업의 백년>;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2016), <제주농촌진흥 60년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제주특별자치도청(2019), <농축산식품현황>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는?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이성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헤드라인제주

농촌지도사 이성돈의 '제주농업의 뿌리를 찾아서'는 제주농업의 역사를 탐색적으로 고찰하면서 오늘의 제주농업 가치를 찾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기획 연재글은 △'선사시대의 제주의 농업'(10편)  △'역사시대의 제주의 농업'(24편) △'제주농업의 발자취들'(24편) △'제주농업의 푸른 미래'(9편) △'제주농업의 뿌리를 정리하고 나서' 편 순으로 이어질 예정입다.

제주대학교 농생명과학과 석사과정 수료했으며, 1995년 농촌진흥청 제주농업시험장 근무를 시작으로 해,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서부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센터, 제주농업기술원 등을 두루 거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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