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후보 태도 돌변에 장성철.고병수.박희수 후보 발끈..."거짓말, 사퇴하라"
유세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제주4.3희생자추념식 참석과 배.보상 약속 등은 자신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큰 논란에 휩싸인 제주시 갑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가 '사과' 입장을 발표한 지 불과 몇시간에 "말 꼬리잡기 정치공세"라며 다시 입장을 바꿨다.
송 후보의 태도돌변에 9일 밤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마지막 후보자 토론회의 후반부는 송 후보에 대한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송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자신의 주도권 발언 순서가 되자 오일시장 유세에서 행한 발언에 대한 소명을 했다.
그러나 발언 논란에 대한 결론적 입장은 오후에 발표한 공식 입장자료와는 달랐다.
송 후보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말꼬리 잡기이고 정치적 공세이다"고 주장했다. 또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2년마다 추념식에 온다고 약속했다. 4.3 70주년에 오셔서 당시 국정과제로 채택한 4.3의 완전한 해결 약속했다. 진상규명.명예회복에 이은 확실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국회에서 이것이 지연됐고 흐지부지되고 잘 안되는 사이, 사실 정부도 잘한 것은 아니다. 뒷심 부족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 재천명이고, 의지와 철학을 다시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이 국가균형발전위원장으로 재직하던 2년 6개월여 동안 수차례 제주4.3문제 해결에 대해 건의했고, 지금의 논란은 정치적 공세라고 일축했다.
불과 몇시간전에 발표한 입장문에 담겼던 "유세 도중 언급한 말들이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았다"는 내용도 빠졌다. "제 표현이 오해를 부른 점에 대해서는 도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유감을 표한다"는 부분도 없었다.
'과장된 발언' 인정이나, '사과' 부분이 빠진채 말꼬리 잡기와 정치적 공세로 결론을 내리면서,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 정의당 고병수 후보, 무소속 박희수 후보는 일제히 송 후보를 강력 성토하고 나섰다.
박희수 후보는 송 후보에게 "구체적으로 언제 대통령에게 그런 요청을 한 것이냐"고 따져 묻자, 송 후보는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을 하면서 여러 번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송 후보가 행했던 연설 내용 중 "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했다. 제가 당신 대통령 모시고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 저를 위해 해줄게 하나 있다..."라는 부분을 직접 읽어보이며, "이 내용을 유추해 보면 퇴임 후 했다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 후보는 "(송 후보가)국가균형발전위원장 재직 시절 요청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고 쏘아붙인 후, "'당신 대통령 모시고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 저를 위해 해줄 게 있다'는 발언은 (균형발전위원장을)퇴직한 다음 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중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제가 아는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에)간접적으로라도 개입하는 분이 아니다"라면서 "(송 후보는) 자신의 표를 얻기 위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치졸한 방법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송 후보가 TV토론 등에서 '평화와 인권이 밥먹여주냐'고 발언한 것과 제주4.3평화공원 위령재단 앞에서 엄지척 사진을 찍은 것 등을 거론하며 "학식도 있고 경륜도 많은 분인데 이정도의 사고를 가지고 민주당을 대표할 수 있는 국회의원 후보가 맞느냐"며 힐난했다.
거짓말 밥먹듯이 하고 있다. 이는 중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며 송 후보를 강하게 쏘아붙였다.
박 후보가 "사퇴할 의향 없나"라고 묻자 송 후보는 "제가 왜 사퇴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병수 후보는 "말 꼬리 잡힐 일을 했다고 본다"면서 "(송 후보가)언제 누구를 통해 대통령에게 (말을)전달했는가도 중요하고, 현장에서 이야기했다면 대통령 동선 노출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성철 후보는 송 후보가 발언했던 내용을 다시 읽어보이며 "팩트체크 하자. '제가 당신 대통령님 모시고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는 부분은, 이 내용은 누가 봐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사임하고 한 것 아니냐"면서 "송후보는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과장된 면이 없지 않았다'하고 '사과'를 했지 않았느냐는 성토에, 송 후보는 "전 내용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고, 형식에 대해 사과를.."이라는 모호한 답변을 했다.
결국 이날 오후 입장문의 내용은 발언 내용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것도 아니고, 발언 내용에 대해 사과한 것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말에 3명의 후보들은 모두 격앙됐다. 장성철 후보는 "용기있는 사과를 할수 없다면, 과오를 인정할 용기가 없다며 후보를 사퇴하십시오"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송 후보 부친이 4.3당시 군.경 토벌대에 협력적인 역할을 했던 우익단체인 대동청년단 지역 책임자로 활동했던 것과 관련했던 문제도 다시 돌출됐다.
장성철 후보는 송 후보가 4.3을 앞두고 애월읍 하귀리 영모원은 방문했으면서, 표선면 4.3위령탑은 방문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총선 출마하면서 표선 위령탑에서 묵념 드리고 예를 갖추고 인사 드리고 명복 빌고 위로 드리는 정도의 행동과 처신은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일침을 가했다.
한편, 송 후보는 지난 7일 제주시민속오일장 유세에서 "그래서 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했다. 제가 당신 대통령 모시고 3년간 봉사하지 않았나. 저를 위해 해줄게 하나 있다. 4월 3일 제주도에 와서 유족 배.보상을 위한 4.3특별법 개정 제주도민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약속해 달라. (그래서) 오셔서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발언해 논란을 샀다.
이는 문 대통령의 '4.3 약속'이 마치 총선 특정후보의 '기획'으로 이뤄진 것처럼 전해지면서,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 취지를 폄훼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선거개입 논란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