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양경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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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양경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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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임수미 /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 행정팀원
임수미 /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 행정팀원. ⓒ헤드라인제주
임수미 /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 행정팀원. ⓒ헤드라인제주

나는 해양경찰 경비함정에 근무하며 하루하루 맡겨진 임무에 충실히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하는 새내기 해양경찰관이다. 

해양경찰 교육원을 무사히 졸업하고 첫 근무지인 제주해양경찰서 한림파출소에서 1년 6개월을 근무하다 지금 1505함정(약 2천7백 톤급)에 근무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간다. 

바다가 없는 내륙지방인 대전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최근 두 달간 해양경찰관으로서 마주한 바다의 의미는 남달랐다. 이전까지 한여름 복판의 무더움에 지친 일상을 탈출시켜주던 청량감과 낭만 가득한 바다는 경찰관으로서 마주하니 더 깊고 짙어졌으며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묻어났다.
 
내가 근무하는 경비함정은 한번 출동을 나가면 7박 8일 동안 항해를 하며 이어도 및 한일 협정구역, 중간수역 등 광활한 바다에서 경비를 하고, 사건 사고 발생 시 위험한 순간이 닥쳐와도 임무를 수행한다. 
 
제주도 바다의 날씨는 매우 거세다. 매번 출동 시마다 파도와도 싸워야 한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 3-4미터가 넘는 매서운 파도가 시도 때도 없이 몰아치고, 이에 흔들리는 함정생활은 아직까지 적응이 안되어 간혹 멀미약에 의존하기도 한다.

7박 8일간 바다에서의 생활은 녹록하지 않다. 항해 당직시간 이외는 휴대폰으로 전화나 인터넷이 가능하나 사회와 단절되었다는 느낌, 한정된 공간, 높은 파도가 일 때는 바이킹을 탄 것 같은 흔들림, 아직도 지속되는 뱃멀미... 

그보다 해양경찰교육원에서는 잠시 배우기는 했으나 생소한 바다와 관련된 물 때, 조석, 조류 등 해양상식과 그 외에도 배의 생김새, 어선의 종류 및 조업방식, 중국어선 조업 형태와 함정훈련 등 배울 것 또한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곳에 해경 경비함정에 발령받고 3월은 정말 힘들었다. 수시로 일어나는 선박사고, 중국어선 침범시 퇴거 그 외에도 바다에서의 타 기관 지원요청 등 많은 업무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매일을 긴장하며 근무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초에는 출동을 마치고 입항하여 육지 땅을 밟은 지 하루 만에 화재선박이 발생하여 비상출동으로 쉬는 날임에도 출동을 해야만 했다.
  
제주도의 무서운 파도, 끊이지 않는 선박 사건 사고 등으로 인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많이 힘들게 하지만 나는 점차 적응하면서 해양경찰이 되어 가고 있다.

제주해역은 우리나라 해상 수출·입의 중요한 교통로이면서 이어도를 포함한 한·중·일간 갈등이 내재 된 해양안보의 중요한 곳으로 알고 있다.

나는 지금 해양경찰관으로 이곳에 서 있다. 이번에 새로 오신 제주해양경찰청장님 취임사에 ‘계절마다 장거리를 이동하는 기러기는 무리를 지어 다님으로써 더 멀리 더 오래 날고, 험난한 바람과 날씨를 극복할 수 있다’고 취임사에서 말씀하셨다.

나도 해양경찰관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한배를 탄 동료들과 함께 우리나라 주권수호를 위해, 바다에서 종사하는 해양수산 바다가족을 위해, 묵묵히 바다를 지킬 것이며 여경으로서 체력적으로 부족하겠지만 함정 생활을 꿋꿋이 견디어 믿음직한 해양경찰관이 되겠다고 다짐해본다. <임수미 / 제주해양경찰서 1505함 행정팀원>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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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돈 2020-04-03 08:07:49 | 106.***.***.50
임수미 경찰관님 화이팅! 해양경찰 화이팅! 내가 존경하는 고광식 해경함장 화이팅!

이송아 2020-04-02 21:44:22 | 117.***.***.164
마냥 아름다운 제주 경관만 즐겼는데 이렇게 훌륭하신 해경분들이 노력해주고 계신 덕분이였네요! 항상 고맙습니다

서명금 2020-04-02 19:08:23 | 39.***.***.205
믿음직한 해양경찰관들이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이성찬 2020-04-02 19:02:37 | 223.***.***.253
불철주야 해양경찰관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