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재난상황, 장애인 위한 실질적인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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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재난상황, 장애인 위한 실질적인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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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 이야기] 김경제 /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경제 /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헤드라인제주
김경제 /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헤드라인제주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을 선언하였다. 물론 그 이전부터 우리 사회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지속적인 증가 추세로 여러 부분에서 혼란과 불안을 겪고 있었다.

특히, 마스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사재기, 가격 폭등, 사기 등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여 그러한 혼란과 불안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렇듯 수요의 급증에 못 미치는 마스크 수급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한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정부는 2020년 3월 9일, 마스크 5부제를 시행했다.

‘마스크 5부제’는 일주일에 한 번,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지정된 날에만 마스크 2매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즉, 출생연도 끝자리가 1 또는 6이면 월요일에, 2, 7이면 화요일, 3, 8이면 수요일, 4, 9면 목요일, 5, 0이면 금요일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평일에 구매하지 못한 사람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구매할 수 있으며 마스크 구매 시에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중 하나를 제시해야 한다.

장애인, 장기요양 급여 수급자, 10세 이하 어린이(2010년 포함 그 이후 출생 어린이), 80세 이상 노인(1940년 포함 그 이전 출생한 어르신)의 경우에는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대리구매 시에는 대리구매자가 본인 신분증과 대리구매 대상자의 신분증을 지참하면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장애인의 경우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장애인등록증(장애인 복지카드)을, 장기요양 또는 급여 수급자의 경우에는 주민등록등본과 장기요양인정서를 함께 제시하여야 대리구매가 가능하다.

문제는 대리구매자가 없는 장애인의 경우다. 대리구매자가 있다면 위의 서류를 구비하여 대리구매를 하면 되겠지만, 대리구매자가 없는 장애인 당사자는 직접 마스크를 구입하러 가야 하는데 이때 장애의 정도가 심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마스크 판매처로 가는 것 자체가 큰 어려움일 수 있다. 더구나 어렵게 판매처를 방문하여도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는 접근조차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 설상가상으로 제한적인 마스크 수량 때문에 장시간을 기다린다고 하더라도 마스크 구매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허탈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에 장애인 및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마스크 5부제의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바이다.

첫째. 정부와 지자체에서 장애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에 직접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는 것이다. 현재의 시스템과 같이 장애인 당사자가 마스크 구매처에 가서 구매하는 것은 판매처 진입의 어려움과 더불어 어렵게 진입을 했음에도 구매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장애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직접 마스크를 공급함으로써 이러한 마스크 구매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수급에 대한 불안감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재 판매처인 약국, 우체국, 하나로마트에서 더 나아가 읍·면·동 주민센터에서도 장애인에게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는 것이다. 지역별 읍·면·동 주민센터는 어느 지역에나 분포하여 있고 장애인 진입을 위한 편의시설의 설치가 상대적으로 잘되어 있기 때문에 읍·면·동 주민센터에서도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면 장애인 당사자가 훨씬 더 원활하고 편리하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시민에게 최소한의 감염병 예방대책인 마스크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장애인과 사회적 취약계층이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준비 및 대응 체계를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대응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각종 감염병에 대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모든 계층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영구적인 체계를 국가적 차원에서 수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경제 /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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