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천혜의 환경파괴, 경관 사유화" 중단 요구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서귀포시 송악산 일대가 중국자본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파헤쳐질 위기에 놓이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영향평가 심의절차의 막바지 단계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동의안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 동의안은 내달 17일 열리는 제380회 임시회에서 다뤄지게 됐다.
지난해 1월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조건부 동의를 한지 1년 여만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이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크게 확산되자 '눈치 보기'를 하며 동의안 제출을 미뤄오다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 제출했다.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신해원 유한회사가 추진하는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송악산 유원지 일대 19만1950여 ㎡ 부지에 총 3700억원을 투자해 총 461실 규모 호텔 2동을 비롯해 캠핑장, 문화센터, 조각공원 등 상업.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이곳에 들어서는 숙박시설 면적만 5만147㎡에 이른다.
호텔층수(고도)는 환경영향평가 심의과정에서 8층에서 6층에서 조정됐고, 2개 동 중 1개동은 다시 5층으로 낮추는 조건이 제시됐으나, 천혜의 경관을 자랑하는 송악산 일대를 난개발로 몰아가면서 심각한 환경훼손은 물론 '경관 사유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시민사회 반대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고 있는 '송악산 개발반대책위원회'와 '송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위원회, 사단법인 제주올레 등과 함께 송악산 개발 반대 1만인 선언을 하기도 했다.
반대대책위는 "제주도에 얼마 남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자연 경관을 지닌 이중 분화구의 송악산은 지질학적 중요성이 크며, 우리가 잘 보전하여 후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라며 "또한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제주도를 군사화시키면서 강제노역을 통해 만든 해안진지동굴 15개와 고사포진지, 알뜨르비행장 등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어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하며 개발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희룡 지사와 도의회의 입장이 주목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송악산이 생태적,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만큼 허가를 내줘선 안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선 7기 도정 출범 후에는 이 사업에 대한 아무런 입장 표명도 없이 인허가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도의회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동의안 심사를 전후 해 송악산 개발에 대한 논란은 다시 크게 분출될 전망이다.
한편, 이호유원지 개발사업 등이 환경영향평가 심의절차가 끝난 후 '부지 경매' 등의 문제를 드러낸 가운데, 이번 송악산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처리 전에 사업 타당성 및 환경성 논란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