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금', 농민들 분통...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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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만감류 출하조절 장려금', 농민들 분통...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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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당 500원 지원약속 불구, 신청물량 폭주하자 '축소 배정'
농민단체 "전량 지급하라"...道 "예산에 맞게 배정 불가피"

제주특별자치도가 한라봉과 천혜향이 좋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놓은 출하조절 장려금 시책이 사실상 실패로 끝날 상황에 처했다.

이 정책은 지난해산 감귤가격 폭락사태 속에서 뒤이어 출하되는 만감류의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충분히 완숙된 후 수확해 출하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로 장려금을 지원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설 대목을 노려 신맛이 강한 덜 익은 한라봉과 천혜향의 홍수출하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제주도는 3월1일 이후 농.감협 출하 및 군납, 수출을 하는 한라봉과 천혜향 중 고품질을 선별해 출하조절 장려금으로 kg당 500원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려금 지원받을 수 있는 '고품질' 기준은 한라봉의 경우 당도 13브릭스 이상, 산함량 1.1% 이하, 무게는 250g 이상이어야 한다. 천혜향은 당도 12브릭스 이상, 산함량 1.1% 이하, 무게는 200g이상이다. 

이의 판별은 비파괴 광센서를 통한 선별 또는 무작위 샘플 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장려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지역 농·감협 유통센터(APC)에 보조금 지원신청서를 제출해야 하고, 2월 중 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중 최종 확정해 통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출하조절장려금 지원신청을 접수받은 결과, 예상 외로 신청물량이 많아 농정당국이 부심하고 있다.

현재 신청물량이 총 6650톤에 이르면서 이를 모두 매입한다면 33억여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주도가 책정한 예산은 6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실상 신청물량의 20% 정도만 장려금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농민단체가 크게 분개해 하며 농정당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성명을 내고 "어처구니없게도 제주도는 계획보다 많은 물량이 신청됐다며 신청한 물량의 20%정도만 장려금이 지급될 것이라며 농가에게 신청 취소 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면서 "고작 6억원을 가지고 농민들에게 생색내려다가 예산을 핑계 삼아 지원금을 후려치겠다는 것으로, 농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농정당국은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현장에선 한라봉 가격 하락 장기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농민들 불안감은 높아만 가고 있는데, 이대로 가다간 4월부터 출하되는 하우스감귤 값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노지감귤 가격 폭락으로 허물어져가는 농촌의 상황에 만감류의 폭락은 상상하기 힘든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제주도는 예산을 확보하여 당초 발표한대로 신청한 농가의 고품질 만감류에 대해 kg당 500원의 출하장려금을 틀림없이 지급해 도정의 정책에 호응하는 만감류 농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계획을 처음에 세울 때는 약 1200톤에서 1500톤 정도가 신청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접수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농가에서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모두 드릴 수 없는 것이어서 (예산에 맞게 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농가에 일단 상황을 정확히 알려드렸다"고 밝혓다. 

이어 "당초에는 개인당 1만kg이 상한선이었는데, 신청물량이 많아 상한선을 줄이는 방법으로, kg당 가격이 아닌 개인 할당 물량을 줄이는 식으로 조정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신청물량 전부를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임을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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