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가 '모래언덕',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질 위기"
상태바
"제주 해안가 '모래언덕',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질 위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연안습지 보전 정책토론회

제주도 화산섬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곳으로 평가받는 '연안습지'가 무분별한 개발로 상당부분 파괴되는 가운데, '모래 언덕'으로 불리는 해안사구(海岸砂丘)는 머지않아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4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도 연안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 연안습지 관리의 문제점을 찾아보고 보전방안에 대해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개발 가속화에 따른 연안습지의 파괴 문제가 강력히 제기됐다.

양수남 제주환경연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은 "오름,곶자왈은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식생에 가려져 화산 원형을 보기 쉽지 않지만 연안은 용암이 흘렀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화산섬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면서 "오래전 용암지형이 그대로 드러난 제주의 해안선 전 구간 253km는 제주만의 독특한 연안습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제주의 연안습지는 그동안 상당부분 개발로 파괴됐다"며 "현재도 해안도로, 항만 공사, 상업시설 등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발의 회오리 속에 모래를 저장했다가 폭풍이나 해일이 일어났을 때 모래를 다시 조간대로 되돌려주는 천연 제방역할을 하는 모래언덕인 '해안사구'의 훼손 문제를 들었다.

그는 "해안사구는 내륙으로 염분이 유입되는 것을 막아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고,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있어 희귀한 동식물이 많이 서식해 보존 가치가 높다"고 평했다.

양 국장은 이어 "하지만 현재의 법 조항으로는 연안습지가 조간대에 한정돼 있어 해안사구는 보호받지 못한 채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특히 제주 해안사구는 해안도로와 항·포구 개발, 관광·숙박시설 등으로 상당히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예전 가장 넓은 해안사구로 꼽혔던 제주시 김녕사구(김녕∼월정, 3.98㎢)는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개발이 이뤄지면서 현재 소형사구(0.1㎢ 미만)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제주지역 해안사구는 2017년 기준 2.38㎢로, 1970년대(13.5㎢)와 비교했을 때 약 82%가 감소했다.  

양 국장은 소멸위기에 처한 해안사구 보전을 위한 조례제정을 통한 체계적 관리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현재 남아있는 제주지역 해안사구의 경우 75.4%가 국유지로, 해안사구 보전 조례를 제정하면 국유지에 한해서라도 개발 행위를 차단할 수 있다"며 "재해상의 위험 등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당국의 개발행위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양 국장과 더불어, 오상필 제주도 해양관리팀장, 김인철 순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도 연안습지 보전방안 및 과제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는 정상배 제주자연학교장과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이 참여한 가운데 연안습지 보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