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핸드 컨트롤 차량, 대여 가능한 렌터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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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핸드 컨트롤 차량, 대여 가능한 렌터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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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인권이야기] 접근 가능한 제주 관광, 정책적 뒷받침 필요
고민아 /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헤드라인제주
고민아 /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헤드라인제주

따사로운 가을 햇살과 유난히 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요즘, 날이 좋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콜 센터로 연락 오는 대부분이 렌터카 이용과 특장차량 관련한 문의들이다.

관광에 대한 수요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로 유입되는 장애인 관광객 수는 지난 10년 사이에 32.6% 증가하였으며, 2018년도에 제주로 유입된 장애인 관광객 수는 23만여 명으로 이 수치는 제주도 전체 인구의 1/3을 차지하는 셈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 약자의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욕구(접근성)를 충족 시켜 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 소비자원이 발표한 조사 자료에 의하면, 장애인 중 87.4%가 여행 중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불편을 느낀 이유로는 장애인 이동 편의시설 부족이 74.1%로 가장 크다.

그렇듯 제주도의 수많은 관광지가 관광 약자들 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2017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장애인과 노인, 임산부, 영·유아 등 관광하는 데 불편함을 겪는 약자들을 위해 5년 동안 총 55억 원을 투입하여 관광 약자를 위한 장애물 없는 환경 조성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었다.

이에 제주도는 그중에서 17억 원을 투입하여 도내 2대 운행되고 있는 리프트 전세버스를 7대까지 늘리고 리프트 승합차 렌터카는 14대까지 확충하기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이렇듯 지방자치 도에서 관광 약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한 사업을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렌터카를 이용하지 못하고 리프트 버스를 예약하지 못한 채 우리 센터로 전화와 발을 동동거리는 이용자들이 부쩍 늘었다.

성수기엔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에 제한된 공급처에서 수요를 충족시키기란 어려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선 예약이 가능해야 하는 관광 약자가 아닌 다른 수요자들이 우선시 되었다면? 이런 의문이 들긴 한다.

물론 버스업체나 렌터카 업체에도 응당한 입장이 있을 테지만, 의문은 의심이 되기 마련이다.

이런 의심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빠른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리프트 버스와 장애인 승합차 차량 운영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고 문제점들을 파악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제주도에서 우측 핸드 컨트롤 차량을 렌트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렌트가 가능했던 업체에서 최근 렌트를 중단하면서 제주에서는 우측 핸드 컨트롤 차량을 이용하는 관광 약자들은 렌트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는 도에서 문제를 인지하고 모두가 제주 관광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접근 가능한 관광은 관광 약자들뿐 아니라 보편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통계청 등 자료 분석 결과 이동에 제약이 있는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27%에 이른다는 점을 보면 앞으로 이동이 불편한 관광 약자들은 점차 늘어날 것이고 이를 고려하면 접근 가능한 관광은 특정한 누구를 위한 정책이 아니므로 취약계층의 관광 진흥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

“네, 죄송합니다. 현재 제주에서는 우측 핸드 컨트롤 차량을 렌트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다른 이동 수단을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제주 관광을 계획하고 있을 당사자들에게 이런 안내를 하는 나보다도 상대방이 느낄 실망감을 미루어 짐작하면 하루빨리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기를 바란다.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 / 고민아>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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