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예정지 동굴 실태조사가 더 시급"
제주도내 111개 시민사회단체 및 농민.노동단체, 학계.종교계, 소비자.학부모 단체 등으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4일 논평을 내고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 성산읍 예정부지 일대에 대한 지역주민-제주도가 함께 하는 민.관 합동전수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가 수행업체 선정에 들어가면서 조사 대상지를 제주시 서부지역 일원으로 한정해 제2공항과 관련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며 "제2공항으로 인해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지금 시기에 서부지역만 동굴조사를 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엽기적"이라고 힐난했다.
또 "제주도는 제주시 서부지역에서 건설공사 중 동굴이 발견되는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는데, 그러나 제2공항과 관련한 동굴조사 여부는 갈등이 현존하는 시급성이 있고 지역주민들의 조사요구가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었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조사대상지도 문제지만 사업목적도 문제가 많다"며 "이 사업의 목적은 '과업대상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천연동굴에 대한 기초 자료를 확보함으로써 각종 건설공사 추진 시 사전에 개발지역과 연계 검토 가능한 정보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버젓이 명시했다"며 "이는 동굴 자체 보존 관리나 학술연구 등에 대한 목적보다 '개발 가능여부를 판단할 기초정보로 활용한다'고 고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상도민회의는 "그동안 원희룡 지사에게 동굴조사를 위해 지역주민과 제주도가 합동 전수조사를 하자고 수차례 제안했었다"면서 "지난 8월 20일 동굴.숨골 조사와 관련한 기자회견 당시에도 직접 제안했었고 용역공고 당일 공문으로도 발송해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황당한 공고를 답변으로 들은 셈"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제2공항 건설계획을 강행하고 있는 국토부는 사전타당성 용역을 할 당시 지반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최근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하면서도 성산읍 예정후보지 지역에 대해 정밀한 지반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시민단체들이 현장조사에 나선 결과 61개의 숨골을 추가 발견했고 이 지역이 전형적인 용암동굴 지형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정밀하면서도 전문적인 추가조사가 반드시 실시돼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 와중에 제주도가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을 수행한다며 서부지역만을 조사한다면 어느 도민이 이러한 행위를 이해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는 성산읍 지역의 피해 주민들만이 아니라 도민을 기만하는 불공정한 행정"이라고 힐책햇다.
비상도민회의는 "지난 2003년 이후 제주도는 용암동굴에 대한 장기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동굴조사를 하지 않았고 계획과 비전도 없다"면서 "당장 용역비를 늘리고 과업 대상 범위를 제주 전 지역으로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성산읍 및 동부지역의 공항예정부지와 주변 부지를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조사단을 꾸려 투명한 조사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제2공항 예정지에 대한 민관 합동전수조사와 함께, 성산읍 및 동부지역 비지정 용암동굴 실태조사를 먼저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