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고희범 제주시장, 취임 1주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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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고희범 제주시장, 취임 1주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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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 제주시장, 취임 1년을 맞아 시민여러분께 드리는 편지

존경하는 50만 제주시민 여러분.

최근 쓰레기 문제로 걱정 많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쓰레기 반입 거부를 밝혔던 봉개동 주민들이 저와의 오랜 시간 협의 끝에 마음을 열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쓰레기 처리 정책에 대한 비상한 관심으로 대책을 마련해나가겠습니다.

'시민이 주인인 행복도시, 제주시’를 목표로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은 저에게 의미있고 보람찬 나날이었습니다. 제주시 공직자들과 함께 제주시의 과제들을 얽힌 실타래 풀 듯 하나씩 길을 찾아나간 과정은 참으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시민원탁회의를 통해 보여준 시민 여러분의 판단과 결정은 시민이 주인이라는 저의 믿음을 거듭 확인시켜주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취임 다음 날 찾아온 태풍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후로도 대여섯차례 태풍이 다가오고 큰 비가 쏟아질 때마다 가슴을 졸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재난으로 인한 큰 피해가 없었던 것은 시민 여러분의 염려와 대비 덕분입니다. ‘재난은 피할 수 없지만 대비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재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시장으로 취임하고 보니 50만 대도시 제주시의 현안은 심각했습니다. 날마다 늘어나는 자동차와 쓰레기 처리, 축산 분뇨 악취 문제는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그러나 쉽지 않은 난제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문제가 닥칠 때 시민 여러분은 언제나 저에게 힘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 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주차장을 열심히 만들어도 늘어나는 자동차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즈음 86%의 시민이 차고지증명제를 찬성해주셨습니다. 차고지증명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모자란 점을 잘 보완해나가겠습니다. 구닥다리 구호처럼 보이기도 하는 ‘기초질서지키기’ 캠페인도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심으로 응원해준 여러 자생단체와 시민들 덕분에 정책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됐습니다. 해수욕장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와 축산분뇨를 무단배출한 농가들에 대해 단호한 행정조치를 취한 것도 기초질서지키기와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공익은 모든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제 나름의 원칙이 자리를 잡은 것도 이 캠페인의 전개 과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존경하는 제주시민 여러분.

제주가 청정 이미지를 잃는다면 이보다 가슴 아픈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전국 초지의 48%를 차지하는 제주의 초지를 태양광 패널로 덮으려는 외지의 사업자들이 얼마나 많이 제주시를 찾아왔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거부했습니다. 목축의 기지이자 중산간 환경의 완충지대인 초지의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 방안 마련 등은 제주의 환경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중산간 지역은 여전히 제주의 자연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년 5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녹색도시 조성 사업과 버려지는 폐자원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센터 건립 추진, 모든 공공 건축물을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짓는 일도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의미있는 일들이었습니다.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앞으로 민간 부문으로 확장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시민 행복을 외치는 제주시에서 도시재개발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신산모루와 남성마을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은 가난한 주민들이 마을에서 쫓겨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일입니다. 이미 육지 여러 도시에서 실패한 재개발 정책은 적어도 이 마을에는 맞지 않는 것입니다. 원도심에 방치된 빈집들을 전수조사하고 매입을 추진하는 것은 이 빈집들을 행복주택, 주차장, 소공원 등으로 꾸며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작지만 알찬 계획입니다.

올해 역점 프로젝트 중에는 제주시를 아름답고 품격있고 재미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문화도시’ 조성사업과 시민들의 주도적인 참여와 협업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청소년에서 노인까지 새로운 생각과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는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 등이 있습니다. 이런 사업들이 급변하는 시대에 제주시민의 삶의 질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제주시의 주인이신 제주시민 여러분.

아직도 시민 여러분의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민원처리는 종종 늦고, 시민들을 대하는 자세가 그리 따뜻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민원 처리 지연 사유를 분석하고 매뉴얼북을 제작해 누구라도 신속하게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제주시가 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이나 상승한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라고 이해하시고 너그럽게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시민 여러분.

풀어야 할 제주시의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시민 여러분이 함께 해 주시기에 망설이지 않겠습니다. 행복도시 제주시를 향한 즐겁고 설레는 꿈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어느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거나 소외되지 않으며 억울한 사람이 생겨나지 않는 사회, 마침내 모든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향해 시민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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