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탑동 앞 바다에 128만㎡에 이르는 대규모 매립을 통해 초대형 크루즈부두를 건설하는 내용의 제주 신항만 개발계획이 확정 고시된 가운데, 제주지역 환경단체가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일 성명을 내고 "제주신항 계획은 30년 전 실패한 탑동 매립의 전철을 다시 밟는 것"이라며 "대규모 환경파괴를 불러오는 전형적인 토건사업"이라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제주도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안 나와 있지만 확인 결과, 바다 매립면적은 128만3000㎡"라면서 "탑동매립(16만5000㎡) 규모의 8배로서 어마어마한 매립면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발표된 지 4년이 지나고도 더 큰 논란으로 번져가고 있는 제2공항 계획처럼 제주신항도 과대한 수치로 부풀린 관광객숫자에 짜 맞춘 전형적인 대규모 토건사업"이라며 "제2공항과 신항계획은 해양자원을 남획하는 쌍끌이 어선처럼 제주의 자연을 어디까지 없애려 하는가"질타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탑동해안은 제주시내의 가장 중심가에 있는 해안으로서 햇빛이 비추면 조그맣고 까만 '먹돌'이 반짝반짝 빛을 내고, 각종 어류가 산란 하는 제주 앞바다의 모태와 같은 곳이었다"면서 "하지만 1970년대 1차 매립이 조금 이뤄지더니 1980년대 후반 군사정권을 등에 업은 범양건영 등 대기업이 도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매립을 강행했다"고 성토했다.
이 단체는 "매립 이후, 범양건영은 공사비용보다 훨씬 높게 땅을 팔아 부당 이익을 얻었고, 매립 이후에는 해마다 월파 피해가 반복됐다"면서 "하지만 과연 아름다운 먹돌 해안을 없애고 매립을 해서 도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는지 누구도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신항이 '실패'한 탑동 매립 사업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처 때문에 신항 계획은 우근민 전 도정에서도 추진하다 2013년에 포기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다"면서 "하지만 원희룡 지사는 초대형 크루즈 항을 건설하겠다는 신항 계획을 지난 2015년 5월 22일에 전격 발표했다"며 이 사업이 과거 탑동 매립처럼 대기업들의 이익만을 위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제주신항 사업으로)극심한 해양환경 피해를 시작으로 용두암과 용연일대, 용담 2, 3동으로 월파피해가 전이 돼 도민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해양환경 파괴에 따른 어장파괴와 그에 따른 어민피해문제, 과도한 상업시설에 따른 기존 상권과의 충돌문제 등 숱한 문제가 이미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항계획은 대규모 바다 매립을 통한 생태계 파괴와 고등어·한치 어장 황폐화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 이외에도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며 "이 사업은 대규모 환경파괴를 불러오는 전형적인 토건사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번 계획은 항만 개발비용을 충당하고 사업 수익성(BC분석)을 맞추기 위해 공유수면 매립 면적을 지나치게 넓게 계획한, 본말이 전도된 사업"이라며 "매립지의 상업시설 분양과 임대를 통해 수익을 충당하려 하기 때문인데, 민자유치를 통해 3분의1에 달하는 건설비를 충당하는 것인데 그것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강정에 이미 15만 톤급 2선석을 배치할 수 있는 크루즈항만을 건설했는데 제주항에 10만 톤급 이상 4선석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은 예산낭비요 모순"이라며 " 강정에 민군복합항을 계획할 때도 정부는 크루즈 입항을 강조했지만 완공된 이후 현실은 전혀 달랐다. 이런 상황에서 크루즈항만을 제주시에 더 확대하겠다는 것은 완벽한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지역 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듯이 크루즈선 기항을 통한 지역 연계 경제효과가 거의 없다"면서 "루즈선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관광객들이 제주시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이동하는 곳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항 계획은 크루즈관광객을 모객으로 하는 대기업면세점들과 항만 내 상업 지구에 투자하는 민간투자기업들의 이윤확보를 보장하는 사업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관광객의 무한증가가 제한된 자원과 공간을 가진 제주도에 과연 합리적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지 않고, 관광산업의 양적팽창만을 쫒는 것은 도민의 생활환경의 질을 악화시키고, 삶의 질을 끝없이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제5차 국토종합계획 수립에 제주제2공항과 제주신항만 건설을 '투트랙'으로 한 제주도 발전방향을 제시했다는 것부터가 철지난 토건위주의 발전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제주신항 계획은 제주의 미래가 될 수 없다"며 정부와 제주도가 지금이라도 제주신항만 계획 추진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헤드라인제주>
제주신항 계획은 30년 전 실패한 탑동 매립의 전철을 다시 밟는 것이다 “탑동매립 8배 면적의 바다를 매립하는 제주신항 계획은 중단되어야 한다” 정부가 오늘 오전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점검 조정회의를 열고 제주신항 개발 사업(이하 신항계획)을 심의 확정하여 8월 2일자로 지정 고시하기로 했다. 신항 계획은 지난 2016년 12월 해양수산부가 ‘제주신항만 건설 기본계획’을 고시하려 하다가 기획재정부가 고시 보류를 요청하면서 몇 년 동안 멈춘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정부는 입장을 바꿔 신항 기본계획을 8월 2일자로 고시하기로 한 것이다. 신항 계획은 총사업비 2조8760억 원을 투입해 22만t급을 포함한 크루즈 4선석, 국내여객 9선석, 130만㎡ 규모의 배후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제주도는 오늘 보도 자료를 내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국회의원과 지역 언론 등과 함께 최근 해양수산부와 기획재정부, 국회를 잇달아 찾아 제주신항만 개발지역 필요성을 강조하며 설득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해수부로부터 제주신항만 지정·고시라는 결실을 맺었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화려한 수치로 나열한 이 초대형계획 발표에 잘 안보이는 것이 있다. 바로 예전 탑동매립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대규모의 바다를 매립한다는 것이 현란한 수치와 장밋빛 전망 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 제주도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안 나와 있지만 확인 결과, 바다 매립면적은 1,283,000㎡인데 이는 탑동매립(16만5000㎡) 규모의 8배로서 어마어마한 매립면적이다. 또한 발표된 지 4년이 지나고도 더 큰 논란으로 번져가고 있는 제2공항 계획처럼 제주신항도 과대한 수치로 부풀린 관광객숫자에 짜 맞춘 전형적인 대규모 토건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 제2공항과 신항계획은 해양자원을 남획하는 쌍끌이 어선처럼 제주의 자연을 어디까지 없애려 하는가.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뜨거운 용암이 분출하다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면서 검게 굳으면서 만들어진 해안지역은 화산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탑동해안도 마찬가지였다. 탑동해안은 제주시내의 가장 중심가에 있는 해안으로서 햇빛이 비추면 조그맣고 까만 ‘먹돌’(용암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냉각되면서 만들어진 급냉현무암)이 반짝반짝 빛을 내던 곳이었다. 썰물이 되면 주민들이 몰려나와 빛나는 먹돌과 함께 저녁거리를 위한 바릇잡이(게, 고둥 등을 잡는 일)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뤘다. 게다가 이곳은 각종 어류가 산란 하는 제주 앞바다의 모태와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 1차 매립이 조금 이뤄지더니 1980년대 후반 군사정권을 등에 업은 범양건영 등 대기업이 도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매립을 강행했다. 매립 이후, 범양건영은 공사비용보다 훨씬 높게 땅을 팔아 부당 이익을 얻었고 이곳엔 대형유통할인업체, 호텔 등이 들어섰다. 매립 이후에는 해마다 월파 피해가 반복되었다. 하지만 과연 아름다운 먹돌 해안을 없애고 매립을 해서 도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는지 누구도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 즉, 탑동매립은 명백히 실패한 사업이었다. 도민들의 휴식처이자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탑동을 사기업에 내주고는 매해 월파 등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처 때문에 신항 계획은 우근민 전 도정에서도 추진하다 2013년에 포기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다. 과도한 해안매립으로 인한 도민사회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희룡 지사는 초대형 크루즈 항을 건설하겠다는 신항 계획을 지난 2015년 5월 22일에 전격 발표한다. 그리고 그 해말, 제2공항 계획 유치도 발표했다. 제주사회는 지난 30년 전 탑동 매립의 상처를 아직도 갖고 있다. 그런데 똑같은 전철을 밟으라는 것인가. 신항 계획은 탑동매립 사례처럼 또다시 일부 거대기업들의 이익만을 위한 크루즈항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탑동 앞바다를 매립하여 연안바다 환경을 파괴하고 얻는 대가는 민간자본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기업들의 상업시설 이윤확보일 뿐이었다. 또한 이 신항 계획이 과연 제주도에 어떤 도움이 되느냐는 점이다. 극심한 해양환경 피해를 시작으로 용두암과 용연일대, 용담 2~3동으로 월파피해가 전이 되어 도민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점, 해양환경 파괴에 따른 어장파괴와 그에 따른 어민피해문제, 과도한 상업시설에 따른 기존 상권과의 충돌문제 등 숱한 문제가 이미 제기되고 있다. 신항계획은 대규모 바다 매립을 통한 생태계 파괴와 어장(고등어·한치 어장)황폐화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 이외에도 경제적으로도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이 사업은 대규모 환경파괴를 불러오는 전형적인 토건사업일 뿐이다. 이미 4대강사업에서 드러났듯이 토건사업을 통한 인위적인 공공부양 정책은 효력이 바닥났다. 낙수효과도 단기간일뿐더러 미미하며 오히려 가파른 물가상승과 실질소득 하락 등 서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남긴 것은 국토 황폐화와 녹조라떼 아니었는가. 둘째, 이번 계획은 항만 개발비용을 충당하고 사업 수익성(B/C분석)을 맞추기 위해 공유수면 매립 면적을 지나치게 넓게 계획한, 본말이 전도된 사업이다. 매립지의 상업시설 분양과 임대를 통해 수익을 충당하려 하기 때문이다. 민자유치를 통해 1/3에 달하는 건설비를 충당하는 것인데 그것이 가능할지도 미지수이다. 셋째, 강정에 이미 15만 톤급 2선석을 배치할 수 있는 크루즈항만을 건설하였는데 제주항에 10만 톤급 이상 4선석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은 예산낭비요 모순이다. 강정에 민군복합항을 계획할 때도 정부는 크루즈 입항을 강조했지만 완공된 이후 현실은 전혀 달랐다. 이런 상황에서 크루즈항만을 제주시에 더 확대하겠다는 것은 완벽한 모순이다. 넷째, 지역 주민들이 증언하고 있듯이 크루즈선 기항을 통한 지역 연계 경제효과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크루즈선을 통해 들어오는 외국관광객들이 제주시에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이동하는 곳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미미하다. 게다가 크루즈관광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통계를 무시한 채 국제적 관광지를 논하며 크루즈 관광 확충을 위한 신항만을 건설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더군다나 현재 동문시장, 중앙로 지하상가가 활성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신항만건설로 인해 상권이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신항 계획은 크루즈관광객을 모객으로 하는 대기업면세점들과 항만 내 상업 지구에 투자하는 민간투자기업들의 이윤확보를 보장하는 사업에 불과하다. 특히 관광객의 무한증가가 제한된 자원과 공간을 가진 제주도에 과연 합리적이냐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지 않고, 관광산업의 양적팽창만을 쫒는 것은 도민의 생활환경의 질을 악화시키고, 삶의 질을 끝없이 추락시키는 것이다. 정부가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 수립에 제주제2공항과 제주신항만 건설을 ‘투트랙’으로 한 제주특별자치도 발전방향을 제시했다는 것부터가 철지난 토건위주의 발전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언제까지 국토를 절단 내면서 비대한 토건산업을 유지하는데 혈세를 낭비할 것인가. 제주신항 계획은 제주의 미래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정부와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제주신항만 계획 추진을 중단하여야 한다.<끝> 2019. 8. 1. 제주환경운동연합(김민선·문상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