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이어진 '아름다운 동행'..."조금 늦더라도 한 걸음씩"
상태바
9년째 이어진 '아름다운 동행'..."조금 늦더라도 한 걸음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헤드라인제주-존셈봉사회, 장애인의 날 '아름다운 동행' 개최
존셈봉사회 공직자들, 9년째 소중한 인연..."함께 해서 행복해요"

맑고 화창한 날, 봄꽃 나들이 하기에 딱 좋은 주말.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제주도 공직자들과 장애인 가족들이 '아름다운 동행' 9년째의 추억을 남겼다.

헤드라인제주와 제주특별자치도청 존셈봉사회(회장 강은숙)가 주최하고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강인철)가 공동 주관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행사가 20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2011년 처음 시작돼 매해 상, 하반기 2회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아름다운 동행'은 이번에 17회째를 맞았다. 제주도청 존셈봉사회 공동주최 행사로는 9회째이다.

오전 8시30분, 출발 약속장소인 제주종합경기장 광장에서는 동행팀 참가자들의 반가운 인사가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오늘 날씨가 너무 좋죠? 동행하는 날 이렇게 좋은 날도 처음인 것 같아요.", "오늘 장애인의 날이어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네요."

1.jpg
▲ 헤드라인제주와 제주도청 존셈봉사회가 공동 주최로 20일 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헤드라인제주

'차이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작은 바람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걸으며 이동수단의 문제, 장애인통행권 제약 등의 현실적 문제를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데 의의가 있다.

혼자서는 바깥 나들이를 할 엄두도 나지 않았던 장애인들과 공직자들의 동행, 함께 기행하고 지속적 만남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이어나가고 있던 터라, 이날 반가움은 더했다.

출발에 앞서 간단한 소통의 시간이 마련됐다.

윤철수 헤드라인제주 대표이사는 "아름다운 동행 행사가 어느 덧 9년째에 접어들었다"며 "동행에 처음 나설때, 가로막혀 있던 '벽'들이 하나둘씩 허물어지고 이동권 확보나 권리향상에 적지않은 성과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개선해야 할 과제가 많다. 오늘 동행을 통해 서로 많은 소통도 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은숙 존셈봉사회 회장은 "첫 만남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한데, 어느덧 우리의 아홉 번째 만남을 하게 됐다"면서 "오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음에 기쁜 마음을 전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걷고, 함께 웃으며 마음과 생각이 통해 작은 것에도 웃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강인철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회장을 대신해 문상인 사무처장이 고마운 인사를 전했다.

동행팀의 이동수단을 책임져 줄 제주도전세버스운전자협회 강정필 전 회장과 안정환 전 사무국장도 반갑게 소개됐다.

이들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17회에 걸쳐 행사 때마다 관광버스 2대를 무료 지원하는 것은 물론, 직접 버스 운전을 하며 관광안내 '재능기부'와 함께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어 고마움을 사고 있다.

◆ 제주민속촌 '과거 속으로'...신명나는 공연 '들썩'

이날 탐방 코스는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민속촌'과, 성산읍 '빛의벙커'로 정해졌다.

버스에 오르자 존셈봉사회에서 새벽에 손수 준비한 정성이 듬뿍 담긴 토스트가 준비돼 있었다.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강정필.안정환씨의 구수한 입담의 제주도 문화와 오름, 마을에 관한 해설을 들으며, 첫 기행지인 표선민속촌에 도착했다.

정문 안으로 들어서자 마주하는 제주 전통가옥과 옛 삶의 양식을 원형 그대로 재연한 시설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 참가자들의 눈이 휘동그레졌다. 100여 채에 달하는 전통가옥은 옛 제주사람들이 실제 거주했던 가옥을 전시하고 있다.

전문 해설사가 나와 찬찬히 설명을 시작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그랬지, 맞아"라며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때로는 해설사의 설명에 덧붙임 설명을 하기도 했다.

어릴 적 기억이 소록소록 떠오르게 하는 해설사의 이야기와 민요 한 곡조. 관람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2.jpg
▲ 헤드라인제주와 제주도청 존셈봉사회가 공동 주최로 20일 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헤드라인제주
3.jpg
▲ 헤드라인제주와 제주도청 존셈봉사회가 공동 주최로 20일 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헤드라인제주
10.jpg
▲ 헤드라인제주와 제주도청 존셈봉사회가 공동 주최로 20일 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헤드라인제주
드넓은 민속촌을 장시간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관람열차가 특별히 운행됐다.

민속촌 탐방의 하이라이트는 민속 공연.

대금 연주와 민속 묘기, 그리고 신명나는 풍물패의 공연이 이어지자 동행팀과 함께 한 외국인관광객들도 신이 났다.

공연무대가 끝나자 뜻밖의 이벤트가 펼쳐졌다. 동행팀 중에서 오현석 군(24)이 무대 앞에 나가 꽹과리 연주를 선보인 것.

즉흥적으로 무대 앞에 선 현석 군이 꽹과리로 우리 전통 가락인 '별달거리' 장단을 신명나게 치기 시작하자 공연팀의 협연이 이어졌고, 관람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는 놀이마당이 펼쳐졌다.

4.jpg
▲ 헤드라인제주와 제주도청 존셈봉사회가 공동 주최로 20일 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헤드라인제주
9.jpg
▲ 헤드라인제주와 제주도청 존셈봉사회가 공동 주최로 20일 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헤드라인제주
장애를 안고 있는 현석 군은 성인이 되면서 홀로서기를 준비 중이다.

엄마 문영미씨는 "오늘 공연장에서 꽹과리를 치는 현석이가 너무 대견했다"면서 "현석이가 장애인부모회 주말학교 풍물반에서 10년이 넘게 꽹과리를 연주하긴 했지만 이렇게 사람들 앞에 나서 연주를 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영미씨는 "같이 풍물놀이를 하는 친구들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했던 것은 처음이었다"면서 "같이 장구를 연주해 주신 민속촌 직원분도 고마웠다. 우리 아이가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제주민속촌 탐방이 끝나자 성읍리로 이동해 성읍민속마을 탐방과 함께 맛있는 점심식사가 이어졌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소통의 시간이 진행됐다.

존셈봉사회 김지영 총무는 "오늘 반가운 얼굴들을 보며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하게 돼 너무 반갑고 보람이 컸다"면서 "이 소중한 인연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진 오후 기행을 위해 성산읍 빛의벙커로 이동했다.

이곳은 국가기관 통신시설을 운용하기 위해 1990년 설치됐으며, 군의 삼엄한 통제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 벙커였는데, 지난해 11월 미디어 아트 전시관으로 재탄생했다.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아미엑스(AMIEX)의 화려한 빛의 영상과 음향이 동행팀을 사로잡았다. 다만,'벙커'라는 공간의 특수성 때문에 휠체어 장애인들의 경우 관람동선 이동은 일부 불편한 점이 있었다.

6.jpg
▲ 빛의벙커 관람
7.jpg
▲ 헤드라인제주와 제주도청 존셈봉사회가 공동 주최로 20일 열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걸음'. ⓒ헤드라인제주

◆ "너무 즐겁고 행복...변함없는 마음으로 언제나 함께 할 것"

기행을 마치고 버스에 탑승할 무렵 참가자들의 소감도 이어졌다.

이날 동행행사에 처음 참가한 김학림 할아버지(84)는 "민속촌에서 해설사 선생님 말을 들으며 옛 건물들을 보니 옛날 어려울 적 생각이 났다"면서 "오늘처럼 좋은 시대를 만나 좋은 구경도 다니고 하니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강숙남 할머니(74)는 "제주민속촌은 오늘 처음 가봤다. 기차도 타보고 공연도 보고 옛날 집들도 보고 해서 너무 좋았다"면서 "오늘이 장애인의 날인데 이런 뜻 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다음에도 이런 행사가 있으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춘자 할머니(78)는 "평소에 이렇게 돌아다닐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런 행사로라도 밖에 나오니 바람도 쐬고 너무 좋다"면서 "민속촌도 재미있었고, 빛의 벙커도 화려해서 구경 하는 재미가 있었다. 오늘 함께 해서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뇌병변 장애를 딛고 활발한 문학활동을 펴고 있는 수필가 이성복씨는 "빛의 벙커에 도착하기 전에는, '벙커'라고 해서 군사시설을 상상했는데, 생각 외로 너무 잘 꾸며져 있어서 놀랐다"면서 "이렇게 영상과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직접 전해지는 관광지는 처음이었다. 작품만 전시돼 있는 다른 미술관보다 더욱 생동감 있게 작품들이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창기 할아버지는 "오늘 제주민속촌도, 빛의 벙커도 너무 좋고 멋졌지만, 최고는 친절한 존셈봉사회 봉사자들이었다"면서 "옆에서 친절하게 도와주고 웃으면서 대화도 잘하고, 덕분에 하루 종일 웃으면서 기분 좋게 다녔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지체장애인협회 조천읍분회장 유연정씨는 "오랜만에 동행에 함께해 너무 즐겁고 좋았다"면서 "전에 만났던 분도 있고, 봤던 분 중 오늘 오지 못한 분도 있는데, 이렇게 만나다 보니 정이 들어 좋고 항상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씨는 "오늘 장애인의날(4월20일)을 맞아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장애인이 활동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벽들이 남아있다"면서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고 일을 하며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피력했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강은숙 존셈봉사회 회장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강 회장은 "오늘 함께 한 동행팀은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맺어준 소중한 가족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우리의 만남이 서로에게 축복이 되었으면 한다"며 "변함없는 마음으로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여러분과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심 헤드라인제주 편집이사는 "우리가 함께 가고자 하는 곳에 동행하며 마음의 문을 열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었다면,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행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스마일 2019-04-22 19:48:10
행사를 할 때마다 제일 염려됐던 건 날씨였어요. 비가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뿐이었는데, 다행하게도 화창하고 푸른하늘이여서 입꼬리도 저절로 올라갔어요.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에서 가족의 정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장애인의 날에 이런 행사를 하게 되어 더욱 더 의미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헤드라인제주와 존샘봉사회에 감사드립니다..^^

영사미 2019-04-22 08:31:18
저도 지체장애인협회서귀포시지회직원으로 여행에 같이 동행을 했는데 헤드라인제주와 존셈봉사회 관계자분들 너무 친절하셨고 동행한 한사람 한사람 뒤처지는 사람이 있는지, 식사때는 부족한게 없는지 챙기는 모습 정말 고마웠습니다.
헤드라인제주, 존셈봉사회 정말 칭찬합니다.

산방산 2019-04-22 05:26:28
매우 의미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실천하신 존셈 봉사회와 헤드라인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