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건설 막아내는데 힘 모아달라"
장기간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엄문희씨와 최성희씨, 그리고 성산읍반대대책위는 13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추진세력과 전면전을 벌일 것"이라며 "내일 있을 기만적인 주민설명회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식농성자와 성산읍반대대책위는 '공동호소문'을 통해 "제주는 누구의 것입니까"라며 국토부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을 막아내는데 도민들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토건세력이 국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주민의 땅을 강제수용하고 쫓아내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더 이상 우리의 이웃이 강제로 쫓겨나지 않도록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더구나 공군기지로서 이용가능성까지 크게 의심되는 제2공항 사업입니다. 제주의 성산만이 아니다"면서 "언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국책사업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 괴물에게 빼앗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으로, 제주 제2공항 사업과의 싸움은 토건세력이 국책사업이라고 이름붙인 악습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5년 11월 제주에 공항을 하나 더 짓겠다는 소식을 접하고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주도민들은 정당한 절차를 요구하며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해 왔다"며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를 국토교통부는 비웃고 무시해 왔고, 철저히 도민을 무시해 왔다"고 성토했다.
14일 국토부 주민설명회와 관련해서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면서 하루 전에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며 "요식행위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식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제주도민 10명 중 7명이 지금의 제2공항 추진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국토부는 일부 반대주민이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민주사회에서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 도민을 무지렁이 천민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국토부의 사전타당성 조사용역 입지선정 과정에서 점수조작이 있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항공시설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기상정보를 고의로 왜곡해서 성산일대가 부지로 선정되도록 했다"며 "점수를 조작해 선정된 입지를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드러난 이러한 절차적 문제제기에 대해 국토부는 아무런 근거 있는 해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도는 매년 입도객이 줄어들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면서 매년 공항 이용객이 증가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2공항의 출발부터 추진과정까지 조작과 부정으로 얼룩져 있는데,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촛불정부라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가 국책사업의 악습을 타파하고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전 국민이 제주 제2공항 사업 추진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또 "청와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점령군처럼 제주를 쥐락펴락하지 못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전했다.
제주도의회에 대해서는 제2공항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원희룡 도정에 대해서는,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할지라도 도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각종 여론조사결과 현재의 제2공항 추진에 대해 반대하는 도민이 70% 가까이 되는데, 이에 대한 원 도정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따져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에도 공개적 질의를 보냈다.
이들은 "공정한 과정이 무너지고 정의가 사라진 채 제2공항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민심을 받들겠다는 청와대가 비리와 조작으로 얼룩진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또 제주지역 3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제주의 실종된 정치에 제주도민은 갈 곳을 잃었다. 제주지역 3명의 국회의원은 이미 자기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며 "특히 제2공항을 반대한다는 강창일 의원은 제2공항 건설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오영훈 의원과 위성곤 의원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는 20일까지 제주도정과 청와대, 강창일 국회의원에 대해 제2공항 계획 수립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과, 현재 추진 중인 제2공항 계획에 대한 소신 있는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강원보 성산읍대책위 집행위원장은 14일 국토부 주민설명회와 관련해, "어떻게 오늘 당장 발표해서 내일 주민설명회를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국토부의 일방적 추진 행태를 비판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내일 주민설명회가 예정된 성산읍농협에서 회의를 하다가 왔다"며, "농협 담담자에게 문의했는데, 내일 주민설명회를 위한 대관이 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국토부가 이날 오후에는 성산읍 이장단협의회와의 간담회를 한다고 했는데, 저는 신산리장으로서 이장단협의회 구성원이다"라며, "협의회장과 간사에게 물어보니 그런 약속이 잡힌 게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강 집행위원장은 "국토부의 이런 일방적인 행보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싶다. 청와대인가. 정치인인가"라며 비판하며 공론화 과정을 먼저 거칠 것을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전문]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천막촌 단식자들의 공동호소문제주는 누구의 것입니까?
지금 제주는 제주의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가려는 세력을 코앞에 둔 위기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경제를 볼모로 한 투기세력과 안보팔이를 하는 군수세력이 합작해 제주에 공항을 하나 더 짓겠다고 합니다. 단언컨대 제주 제2공항이라는 괴물은 부동산 투기로 제 배를 불리는 토건세력과 안보팔이로 권력을 답습하는 군산복합세력의 합작품입니다. 제주 제2공항은 토건세력과의 싸움이고 군산복합세력과의 싸움입니다.
토건세력이 국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주민의 땅을 강제수용하고 쫓아내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 더 이상 우리의 이웃이 강제로 쫓겨나지 않도록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막아야 합니다. 더구나 공군기지로서 이용가능성까지 크게 의심되는 제2공항 사업입니다. 제주의 성산만이 아닙니다. 언제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이 국책사업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타난 괴물에게 빼앗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제주 제2공항 사업과의 싸움은 토건세력이 국책사업이라고 이름붙인 악습과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성산주민과 제주도민만의 싸움이 아니라 온 나라의 백성들이 일어나 함께 해야 하는 싸움입니다.
2015년 11월 제주에 공항을 하나 더 짓겠다는 소식을 접하고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주도민들은 정당한 절차를 요구하며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를 국토교통부는 비웃고 무시해 왔습니다. 철저히 도민을 무시해 왔습니다. 2월 14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면서 하루 전에 이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습니다. 요식행위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식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까? 또한 도민 10명 중 7명이 지금의 제2공항 추진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국토부는 일부 반대주민이 있다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민주사회에서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주 도민을 무지랭이 천민취급하고 있습니다.
입지선정과정에선 점수조작이 있었습니다. 항공시설의 가장 중요한 항목인 기상정보를 고의로 왜곡해서 성산일대가 부지로 선정되도록 했습니다. 점수를 조작해 선정된 입지를 누가 인정할 수 있겠습니까? 사업의 진행과정에서 드러난 이러한 절차적 문제제기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아무런 근거 있는 해명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매년 입도객이 줄어들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면서 매년 공항 이용객이 증가하는 것처럼 데이터를 조작했습니다. 제주 제2공항의 출발부터 추진과정까지 조작과 부정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사업입니까?
우리의 보물섬 제주를 사랑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전국의 동료 시민여러분! 이곳 제주에서 호소합니다. 촛불정부라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가 국책사업의 악습을 타파하고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도록 제주 제2공항 사업 추진을 막아주십시오. 청와대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가 점령군처럼 제주를 쥐락펴락하지 못하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제주 도의회는 민의의 대변기관입니다. 제주도의회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제주도의회는 각종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나서줄 것을 요청합니다.
오늘 원희룡 도정에게 묻습니다! 도정은 도민의 의견수렴을 통해 정책을 결정해가야 합니다.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할지라도 도민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현재의 제2공항 추진에 대해 반대하는 도민이 70% 가까이 됩니다. 이에 대한 원희룡 도정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에 묻습니다. 공정한 과정이 무너지고 정의가 사라진 채 제주 제2공항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민심을 받들겠다는 청와대가 비리와 조작으로 얼룩진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해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주의 실종된 정치에 제주도민은 갈 곳을 잃었습니다. 제주지역 3명의 국회의원을 이미 자기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입니다. 특히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한다는 강창일 의원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오영훈 의원과 위성곤 의원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오늘 이 자리에 28일째 단식을 하는 도민 엄문희와 21일째 단식을 하는 도민 최성희가 성산읍의 제주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 제2공항은 성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산과 모든 제주도민, 선량한 이 땅의 모든 백성들이 나서서 함께 싸워나가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 싸움을 토건세력과 군산세력이 만든 악습(적폐)을 타파하기 위한 민의를 중심에 세우는 싸움임을 알립니다.
그리고 원희룡 도정과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강창일 의원은 위 질문들에 대한 성의있고 진실한 답변을 2월 20일까지 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합니다.
오늘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가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단식자들의 투쟁, 천막촌의 싸움과 함께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조직 재정비를 통해 제2공항 추진세력과 전면전을 벌일 것입니다. 내일 있을 기만적인 주민설명회부터 저지할 것입니다. 제2공항 반대의 도민 의지를 보여줄 것입니다.
2018년 2월 13일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와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과 단식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