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원희룡 지사 격한 성토..."도민사회 농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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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장, 원희룡 지사 격한 성토..."도민사회 농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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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회 본회의, 영리병원 공론조사 묵살 강한 비판 이어져
"제주미래 망친 결정", "현실 직시해라", "말장난 변명"
예산 증액 동의로 '달래기' 시도 원희룡 지사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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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원희룡 제주도정이 국내 영리병원 1호로 추진된 중국자본의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공론조사의 '불허' 권고를 묵살하며 '허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시민사회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14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도 격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날 상황은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의 2019년 예산안이 끝난 후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강철남 의원과 이상봉 의원이 연이어 '5분 발언'에 나서 원 지사를 향해 정면 비판을 가했다.

먼저 단상에 오른 강 의원은 원 지사를 향해 "영리병원 허가는 부끄러운 역사를 만드는 것"이라며 "후대에 역사로서 공과를 평가받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그는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는 공공의료기관 비중이 5.4%에 불과한 대한민국의 의료공공성을 훼손하는 첫 단추이자,영리병원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자,의료민영화의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전제, "(이번 허가 결정은) 도지사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범위와능력을 벗어난 것이며, 원 지사가 말한 법과 제도로는 이 예견된 미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업계획서 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그는 "영리병원 허가 과정에서 우회투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도민사회 내 끝없는 요청이 있었지만 결국 사업자의 사업계획서는 결국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사업자가 어떻게 병원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 조차개설 허가를 심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위원들 마저 확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내국인 진료금지'에 대한 조건부의 내용에 대해서도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는 것임을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러한 우려를 지사는 '허구적인 가정'이라 치부하고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만 주장하고 있다"면서 "지사는 지금이라도 법과 제도에 기대스스로 책임지지도 못할 상황에 대한 근거없는 자신감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최고 정책결정자로서의 바람직한 자세는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최악의 상황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결정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미화하지 말고, 부끄러운 역사를 만드는 것을 지금 당장 그만두시라"고 촉구했다.

이어 단상에 오른 이상봉 의원은 원희룡 지사를 향해, "도민사회를 농락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이번 공론조사의 제도적 근거가 된 숙의민주주의 관련 조례를 대표발의해 제정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숙의민주주의와 영리병원에 대해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지만, 오늘과 같이 암담하고, 착잡하며, 괴로운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원 지사의 '허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원 지사는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 못해 죄송하다며, 이는 제주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말씀했는데, 원 지사의 이번 결정은 제주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 아닌 제주의 미래를 망친 결정"이라고 격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먼저 "원 지사는 공론조사 결과에 따른 정책권고안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 "약 6개월여의 시간 동안, 억대의 비용을 투입하고 많은 수의 도민들이 직접 참여해 숙의해 결론을 낸 불허 권고를 보완조치에 불과한 내용을 이유로 해 불허 권고를 수용할 수 없었다는 식의 아전인수격 해석은 숙의민주주의, 그리고 공론의 의미를 심히 훼손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비영리병원 전환, 고용유지는 공론조사 결과에 따른 보완조치로 제언된 것일 뿐이지 불허 권고를 내리기 위한 전제조건이 아니다"고 전제한 후, "원희룡 지사는 주객을 전도한 자의적 해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 수용; 등 말장난에 불과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원 지사는 이러한 행태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 3월 원 지사가 공론조사를 수용한 것은 '정치적 술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사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공론조사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례 제정 시기를 운운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며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한 왜곡"이라면서 "원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공론조사를 시행했음을 인정하고, 도민사회 전체를 농락한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도민들의 공적판단인 공론화 결과를 무시한 이번 결정은 앞으로의 정책결정에서 도민의 뜻이 반영될 통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숙의민주주의의 싹을 짓밟은 것"이라며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전국 최초로 제정된 조례이자 지역 차원의 첫 공론조사 시행으로 모범 사례는 지사의 결정으로 최악의 공론화 사례로 낙인 찍히게 돼 버렸다"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제주에서 더 이상의 공론조사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제주에서 공론조사를 한다고 하면 누가, 어떤 도민이 신뢰하겠는가' 공론조사위원회 위원장 조차 이런 말씀하시며,백서 조차 위원회 명의의 발간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도민의 노고와 기대를 무시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면서 영리병원 개설허가 철회를 촉구했다.

말미에 김태석 의장은 정례회 폐회사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사자성어를 꺼내들었다.

김 의장은 "무신불립, 즉 신뢰가 없으면 정치든 행정이든 설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면서 이 한 마디로 폐회사를 갈음했다.

영리병원 허가 과정에서 공론조사를 뒤집으며 숙의민주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원 지사에 대한 일침이다.

김 의장은 당초 언론에 배포한 폐회사 서면자료에서는 영리병원 허가와 관련해 도민 주권자의 집단지성의 선택이 도지사에 의해 포기된데 대해 강한 우려를 전했다.

김 의장은 "어렵게 촛불로 시작해 국민주권의 세상을 만들었지만 우리 제주는 다른 길을 말하고 있다"면서 "지사께서 하신 고뇌에 찬 결정이 정녕 도민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지사께서 말씀하신 책임의 무게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고 반문하며 우회적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도민주권이자 숙의민주주의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며, 단지 이것이 다가올 어려움을 피하기 위한 도피적 결정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공론조사 결과가 묵살된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주권자들의 숙의결과를 포기한 첫 사례를 만들었다"면서 "우리는 주권자들의 숙의결과가 정책결정으로 선택하는 첫 사례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예측되는 손해배상과 고용 그리고 알 수 없는 외교 분쟁을 우려하며 포기한 첫 사례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알고 있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숙의를 한 것인데, 재량권자는 문제에만 집착해 버린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제주도민의 주권은 얼마간의 돈과 고용 그리고 외교 분쟁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면 언제든지 포기될 수 있는 사례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포기' 사례가 미칠 도민사회 영향에 크게 우려했다.

김 의장은 "재량권자의 두려움에 대한 선택이 절차적 민주주의결과를 외면하는 선택 위에 서게 한 것"이라며 원 지사를 거듭 비판했다.

이날 본회의장은 민의를 뒤집고 독선적으로 영리병원 개설허가를 결정한 원 지사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원희룡 지사는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이 있기 직전, 2019년 새해 예산안의 계수조정이 사상 최대규모의 488억원대의 삭감과 338억원대의 '증액잔치'가 벌어졌음에도 어떠한 반론을 제기함이 없이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예산안 심사 때마다 '예산 개혁'을 주창하며 퍼주기식 증액에 반대해온 원 지사는 이날 본회의에서는 이러한 '원칙'마저 스스로 거둬들였다.

다분히 영리병원에 대한 '달래기' 시도 계산이 있어 보였다.

그는 예산안 통과에 즈음한 인사말에서 "허가 또는 불허의 선택지 속에서 제주가 직면한 현실을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끝나자 마자 격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면서, 원 지사는 이날 상기된 표정으로 '굴욕'을 맛보게 됐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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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민 2018-12-18 17:57:17 | 220.***.***.25
원지사가 자초한일~
돈에 환장해서 도민 건강 팔려했으니.
돈에 건강 팔사람 있겠나?

이른 레임덕 2018-12-15 10:30:55 | 59.***.***.209
원 도정 임기가 시작된 지 5개월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레임덕 현상의 조짐이 보이는 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임기초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데, 초기부터 스스로 도민 숙의에 의한 공론을 저버리면서 자초한 일...이런 틈을 타 도의원들은 예산을 대거 증액하고 이를 알면서도 저지할 수 없는 무기력한 도지사, 보수정권에서 그토록 원했던 의료선진화의 시작을 알리는 영리병원 첫 허가에 대한 심판과 더불어 남은 임기가 실로 험난함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