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편견 '색안경' 없는 사회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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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편견 '색안경' 없는 사회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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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권 이야기] 김민호 / 서귀포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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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호/ 서귀포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헤드라인제주

인권이란 무엇일까요. 저 나름 정의해보자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침해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직접 선택하고 결정내릴 수 있는 권리’라고 하겠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가져야할 이 권리지만, 부끄럽게도 이전의 저는 이 권리를 침해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런 태도는 서귀포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조금씩 바뀌어갔습니다. 전에는 무심코 지나갔던 문제들도 이제는 달리 보였습니다.

특히 인식하게 된 문제는 편의시설과 관련된 것입니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애인 활동가분들이 접근가능한 편의시설이 갖춰진 장소를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접근성과 적절한 편의시설을 갖춘 곳을 찾기 어려워 늘 선택폭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늘 같은 장소에서 진행하다보니 사업내용도 큰 틀에서 변화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고민을 반복하면서 장애인이 받는 차별은 단순히 직접적으로 받는 것뿐만 아니라 애초에 선택권을 제한받는 간접적인 형태로도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여러 편의시설을 설계하는 단계서부터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환경을 고려한다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 과거에 비하면 법과 제도,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를 통해 장애인의 삶이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장애인을 향한 편견과 잘못된 시선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를 바꾸는 것은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중요하지만 이러한 인식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장애인의 권익을 지탱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장애인 당사자가 스스로 선택하고 조정하며 관리하는, 즉 자립생활환경이 받쳐져야 하며 이런 환경 속에서 장애인 역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이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고,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 평등하게 대우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저는 이제 사회가 색안경을 내려놓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와 조건을 보장하고 그 결과를 지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민호 / 서귀포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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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인권 이야기는...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장애인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치료받아야 할 환자도,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도, 그렇다고 우대받아야할 벼슬도 아니다.

장애인은 장애 그 자체보다도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이며, 따라서 장애의 문제는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의 <장애인인권 이야기>에서는 장애인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하게 풀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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