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왜 제주 국제관함식 초청, 거절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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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왜 제주 국제관함식 초청, 거절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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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환 의원, 강정 국제관함식 참석 공식 거부
"개최목적 수긍 안돼...아픈 상처 건드리며 갈등 유발"
"독재자들 선호했던 사열식과 무슨 차이?...대통령 제대로 보좌해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한 초선의원이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에서 개최되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觀艦式)' 참석 초대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나서 주목된다.

홍명환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저는 왜 제주국제관함식 초청을 거절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제관함식에 즈음한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의 입장은 이번 국제관함식은 제주도에서 개최할 정당성과 명분이 약하고, 오히려 강정마을 주민들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고 갈등을 재발시키고 있어 개최목적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각 도의원들에게 보내 온 해군의 '초청장'의 참석요청을 공개적으로 거절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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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헤드라인제주
홍 의원은 "11일 열리는 강정해군기지 국제관함식 초청을 받았지만 정중히 거절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도민을 대표한다는 제주도의원 43명이 국제관함식 개최반대 촉구 결의안에 서명해 반대 의사를 이미 표명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물론 청와대의 요청과 기타 사정 등으로 (반대 결의안의 본회의) 상정이 불발되고 채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시간은 흘러갔다"면서 "이로 인해 지방자치 정신이 상당히 훼손되고, 도의회에 대한 도민 신뢰는 상처를 입은 바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아직도 (국제관함식 개최에 대해) 수긍을 할 수 없는 이유를 말씀드린다"면서 이 행사의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개최목적이 불문명하고 설득력이 없는 점을 들었다.

홍 의원은 "국방부와 해군이 국제관함식 개최목적으로 밝힌 바 있는 '민군복합항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치유하고, 제주지역 경제발전을 위해'라는 개최 논리는 과연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오히려 지난 아픈 상처를 다시 건드리며 갈등을 재발시키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및 전국 시민사회단체에서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면서 강정 주민들간 갈등과 분열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데 따른 것이다.

홍 의원은 "이 행사가 제주도민이나 제주도가 요청한 행사인가"라며 "환대받고 정당한 행사라면 왜 그리 어려운 설득 노력으로 청와대 행정력을 낭비하시는가"라고 반문했다.

청와대 수석이 직접 제주도에 내려와 강정주민들에게 지난 3월 '반대결의' 총회 결정사항을 번복하도록 집요하게 설득한 끝에 제주도 개최를 관철시킨 일을 겨냥한 것이다.

홍 의원은 "대통령님 보좌, 좀 잘하세요"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 "후진국형 독재자들 선호했던 사열식과 무슨 차이?"

그는 "10년마다 개최되는 관함식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다"면서 "각종 사열비용이면 병사들 하사관들 봉급 올려주고 체력단련이나 전투를 하기 위한 준비에 더 신경을 쓰는게 어떨런지요"라고 되물었다.

또 "이 행사 또한 후진국형 독재자들이 선호했던 사열식과 차이가 무엇인가"라며 "이 역시 해군이 대통령님 한 번 모시기 위한 행사는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해군 자신들의 과거 잘못을 대통령님 보고 대리 사과를 하는 불손(?)한 경우는 아닐까"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국회 국방위 속기록을 다시 읽으며 국회의원들의 예산 딜(?)로, 국민을 위한 군대라는 배가 엉뚱하게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관함식 강정개최 유감입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 의원은 이번 제11대 도의회에 입성한 의원 중 정민구 의원 및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 대표적 민주화운동 세대이다.

그는 제주대학교 재학시절인 1989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및 제총협 제1기 상임의장을 역임하며 제주4.3진상규명 투쟁 및 반독재 민주화투쟁에 앞장서다 투옥돼 옥고를 치렀다.

이후 1993년 사면복권 됐고,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

한편,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간 강정마을회장을 맡아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이끌어 온 강동균씨가 회장을 맡고 있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를 비롯해 전국 시민사회단체 등은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투쟁을 천명하고 나서, 행사기간 적지않은 충돌이 우려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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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열린 2018 해군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 기자회견 .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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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2018-10-06 12:37:25 | 175.***.***.213
민주당 3명의 국개의원보다 훨 낫네요 여러 이해관계속에서 정치인으로서 소신을 갖는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초심을 잃지 않고 민의를 대변하는 멋진 정치인이 되는데 유권자로서 한표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