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성 약해, 사실상 '외유' 의구심
제11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개원 석달만에 전체 의원들이 동시다발적 해외시찰에 나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제주도의회 5개 상임위원회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부터 10월 초순까지 집행기관 공무원들과 일제히 해외시찰에 나선다.
문화관광위원회는 25일부터 10월4일까지 스페인을 목적지로 한 국외여행을 할 예정이다. 상임위에 소속된 이경용, 양영식, 강민숙, 문종태, 박호형, 이승아 의원 등 6명이 출국한다. 당초 김태석 의장도 이 일정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여론이 악화되지 출국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축경제위원회는 29일부터 10월4일까지 소속 상임위 의원 6명(고용호, 송영훈, 강충룡, 김경학, 임상필, 조훈배)이 러시아를 방문해 주요 시설을 시찰할 예정이다.
행정자치위원회는 30일부터 10월9일까지 유럽 4개국(독일,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강성균 위원장을 비롯해 강철남, 김황국, 정민구, 좌남수, 현길호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홍명환 의원은 이 일정에서 빠지고, 같은 당 문경운 의원과 함게 29일부터 10월3일까지 일본을 방문해 제31차 세계전기자동차학술대회 및 전시회를 둘러볼 예정이다.
보건복지안전위원회도 10월1일부터 7일까지 유럽 2개국(체코, 오스트리아)을 시찰한다. 고태순 위원장을 비롯해 고현수, 김경미, 오영희, 윤춘광, 한영진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교육위원회는 29일부터 10월4일까지 5명(김희현, 강시백, 오대익, 김장영, 부공남)이 참여한 가운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2개국을 시찰한다. 허창옥 의원은 이 일정에서 빠지고 대신 29일부터 10월4일까지 FTA 수출특혜 관세율 활용 농축수산물 해외수출시장 조사를 위해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미국을 방문할 일정을 짰다가 취소한 환경도시위원회도 해외시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해외시찰은 제주도의원 임기 중 예산이 편성된 공무국외여행이나, 11대 의회가 개원해 출범한 지 불과 석달만에 행해지는 것이어서 '목적성'이 약해 사실상 '외유'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 상임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정을 잡고 나서는 것 자체에서 사안의 시급성이 약하고 여행 목적도 외유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시찰이라는 구색을 갖췄다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번 도의회의 해외시찰은 지난 제364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가 되어 '신화역사공원 등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발의의 건'을 부결시킨데 따른 시민사회의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본회의가 끝난 후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동료의원에게 SNS를 통해 상식 이하의 욕설을 퍼부어 논란을 사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11대 도의회 출범 후 '불완전한 모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막대한 도민혈세를 투입하며 이뤄지는 이번 해외시찰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