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정 4년 불교탄압" 격한 성명...논란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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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정 4년 불교탄압" 격한 성명...논란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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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불교연합회, 원명선원 유치원 철거 중지 촉구
제주시 "2014년 보상비 20억원 다 지급했는데..."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제주시 화북동 원명선원 부지 내에 있는 유치원 건물 철거문제를 놓고 제주불교계가 연이어 '격한 성명'을 발표했다.

제주시가 자연재해위험지구 개선사업을 위해 원명선원 유치원 건물 등을 철거하겠다면서 4차 계고장 발부를 6월15일까지 자진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을 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불교계의 '성명'은 자연재해지구 지정 과정의 내용은 쏙 빼고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주장을 들며 제주도정을 강도높게 비난해 다소 의아스러움을 주고 있다.

◆ '격한 성명'..."불교 핍박", "간악한 획책", "문화말살정책"

제주불교연합회의 첫 성명은 6.13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발표됐다.

제주지역 일간지들에 광고형식으로 게재한 첫 성명은 '제주도정은 제주불교를 지우겠다는 불교탄압을 중단하고 즉시 참회하라!'는 제목으로 격한 표현으로 제주도정 4년간 불교탄압이 자행돼 왔음을 주장했다.

자연재해위험지구 지정 및 건물철거 보상이 이뤄진 것은 민선 5기 우근민 도정 때의 일이나, 최근 제주시의 행정대집행 계고장을 빌미로 원희룡 도정 '4년'을 겨냥했다.

"천년을 이어온 제주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문화유산인 불교문화재가 4년전 새 도정의 출범과 동시에 보호하기 보다는 방치를 통해 훼손이 심각한 상태로 개탄스러울 뿐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지난 4년 동안은 제주불교에 대한 종교 편향으로 일관해왔다."

"지난 4년간 문화와 종교를 구분하지 않고 도민 사회를 분열시키고 불교계를 핍박을 해왔다."

"제주도정이 제주문화를 외면하고 제주불교를 지우겠다는 간악한 획책이며 불교탄압과 문화말살정책으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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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제주지역 일간지에 게재된 제주불교연합회 성명.
성명의 내용은 시종 '4년'이란 말이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됐다. 원희룡 도정이 출범한 후 불교탄압이 자행돼 왔다는 주장이다.

행정대집행 관련 계고장 및 재해위험지구 사업 주관관청은 제주시이나 '제주시' 대신 '제주도정'을 규탄대상으로 삼은 점이 특징이다.

또 성명의 각 문장 마다 '불교 핍박', '도민사회 분열', '제주불교 지우겠다는', '간악한 획책', '불교탄압과 문화말살정책' 등 격한 표현들이 이어졌다.

이 성명을 신문광고지면에 게재한 이유가 원명선원 유치원 건물을 철거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도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보다는, '제주도정의 불교탄압'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성이 강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럼, 제주불교연합회는 왜 건물철거가 부당하다는 것일까.

불교계는 성명에서 "제주 불교 건축문화 유산인 원명선원 유치원 건축물이 철거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제주 현대식 건축이면서 무소유의 법정 스님을 비롯한 현대 문학인을 배출한 문인들의 산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승대덕 스님들의 수행처로 정진과 포교를 하셨던 불교의 거점이다. 대학생불교연합회의 산실이며, 금강고등공민학교를 세워 진학을 못하던 시기에 향학열을 불태웠던 곳"이라며 문화적 가치가 높음을 강조했다.

즉, 문화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철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제주시 "불교탄압 사실과 달라, 2014년 20억 이미 보상"

그러나 제주시는 불교계의 성명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

'불교탄압 중단'의 의미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원명선원 유치원 철거계획은 민선 4기 도정 당시인 2007년 9월 태풍 '나리' 내습때 원명사 법당과 유치원, 관리사 등이 2.7m 높이까지 물이 범람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데서 비롯됐다.

침수피해가 발생한 이듬해인 2008년 2월, 원명선원 일대 31만㎡ 부지는 침수위험 지구 '다 등급'의 자연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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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명선원 부지 중 철거예정 재해위험지구내 건물 위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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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명선원 내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철거 예정인 유치원 건물. 제주불교계는 이 건물에 대한 보상협의 완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며 뒤늦게 철거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제주시는 이어 2011년 5월, 원명선원 측이 원명유치원 토지 및 건물 2필지 4573㎡을 매입해줄 것을 요구해 옴에 따라 보상협의를 통해 2014년 3월20일 해당지구에 대한 보상비 20억원 지급했다고 밝혔다.

즉, 20억원 보상비 지급을 통해 원명선원 유치원 건물 등의 철거는 이미 민선 5기 우근민 도정때 합의된 사안이라는 것이다.

보상비 지급에 따라 그해 10월부터 자연재해위험지구 개선사업 사업을 위한 7동의 건물 철거 및 부지 정리를 위한 정비공사가 착수됐다.

제주시는 그러나 원명선원 측은 보상비 수령 이후 건물철거 공사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해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고 밝혔다.

수차례 공사진행을 위한 사무실 등의 이전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명선원측은 수차례 공사 연기를 요청해 와서 공사가 미뤄져 왔다는 것이 제주시의 주장이다.

유치원 원아들의 졸업이후 공사재개 요구(2014년 11월)를 비롯해 향토문화유산 지정 추진(2015년 4월 지정 불가 결정), 석가탄신일(2015년 5월 25)까지 보류, 원명사 신축(2016년 8월 준공 예정)에 따른 기한연장 등을 이유로 한 연기요청이 이뤄졌는데, 그때마다 모두 수용했다는 것이 제주시의 설명이다.

이후 지속적인 이주 요청이 있었고, 결국 올해 2월5일 1차 계고, 2월27일 2차 계고, 3월28일 3차계고장 발부가 이뤄졌다.

3차 계고장 발부 후 원명선원측은 신축건물 준공시까지 행정대집행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제주시는 이번에는 '수용 불가'함을 들며 5월15일 최종 4차 계고장 발부를 통해 6월15일까지 이주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 2차 성명 격한 표현 사라져..."근대문화유산 전수조사 실시해야"

제주시의 이러한 입장에도 제주불교연합회는 14일 재차 지역일간지 광고를 통한 성명을 발표하고 "제주도정은 오만한 행정만 있고, 문화유산 보전은 없다"면서 제주도당국을 거듭 규탄했다.

다만 1차 성명과 비교해 '불교탄압', '불교문화 말살정책' 등 거친 표현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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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제주지역 일간지에 게재된 제주불교연합회 2차 성명.
성명 내용도 "제주시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선별적 조사가 아니라 전수조사를 즉각 시행하라" 등의 요구로 바뀌었다.

"지난 1차 성명 이후 제주시가 앵무새처럼 되풀이한 말은 행정공문을 7차례나 보냈고 보상을 했지만 아직도 지키지 않고 있다", "제주시가 공무를 핑계로 저지르고 있는 신억불정책이자 제주 근대문화유산 파괴 행정이라고 단호하게 규정하고자 한다" 등 비판은 이어졌지만 그 수위는 1차 때와 비교해 크게 누그러져 있었다.

근대문화유산을 지키고자 하는 원명선원의 순수한 뜻을 알아달라는 호소다. 그럼에도 지난 11일 성명에서는 왜 그토록 격한 표현들이 나오게 된 것이었는지, 그 배경에 궁금함을 갖게 한다.

◆ 제주시 행정대집행 '전전긍긍'..."이미 보상 끝났는데"

한편 제주시 관계자는 15일 <헤드라인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명선원 행정대집행 자진철거기간이 15일로 종료되는데, 조만간 관련 부서 등의 협의를 거쳐 행정대집행 실시 날짜 등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장에 행정대집행을 하지는 않고, 협의와 논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불교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이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안에 대해서는, "문화재 부서에서 검토를 한 것으로 안다. 현장을 답사했지만,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판단이 서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행정업무상 중요한 것은 2014년에 20억원의 건물보상비가 나갔는데, 그 때 당시에는 이러한 문화재 지정 언급이 없어 행정안전부의 자연재해위험지구 사업비용에서 예산이 집행됐다"면서 "당시 문화재로 지정하려 했다면 문화재청 사업으로 했어야 했는데, 보상이 끝난 이후에 문화재 지정 주장이 나오면서 일이 많이 꼬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불교계와 제주시 당국이 각각 자신의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미 건물보상비가 지급된 재해위험지구 사업에 대해 어떻게 합의점을 찾을 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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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지 2018-06-17 18:15:05 | 121.***.***.215
웃기네~보상 다받아처먹고...뭉쓰면다라?부처가 한숨을 쉬겄네 땡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