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해군기지 반대 4000일..."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상태바
강정 해군기지 반대 4000일..."우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정 주민들, 구럼비 광장 해군기지반대투쟁 4000일 문화제 개최

10년 넘게 제주해군기지에 저항해 온 서귀포시 강정주민들이 반대운동 4000일(4월29일)에 즈음해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선포하며 지속적인 투쟁을 결의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는 28일 강정 길거리 미사천막과 해군제주기지 입구 맞은편 구럼비 광장에서 강정해군기지반대투쟁 4000일 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번 문화제는 4000일 생명평화 전시, 김경훈 시인의 '강정 목시' 출판 기념회와 인간띠잇기, 행위예술 퍼포먼스,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평화활동가 '민경'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 날 '민경'은 그동안 해군기지 업무방해 혐의로 받은 고소장 위에 누워 함께 해군기지를 반대하다 구속된 동료들의 편지를 읽었다. 

1.jpg
▲ 28일 열린 강정해군기지 반대 4000일 문화제. ⓒ헤드라인제주
2.jpg
▲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장은 여는 말을 통해 "해군기지가 준공됐지만 우리는 단념하지 않았다"며 "언젠가는 해군기지를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장은 여는 말을 통해 "해군기지가 준공됐지만 우리는 단념하지 않았다"며 "언젠가는 해군기지를 몰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가시책 및 국가안보사항에 있어서 국가는 정의로워야 되고 국민을 위해야 한다"며 "하지만 해군기지는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환경검토도 거치지 않은채 들어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예로 부터 평화의 섬으로 자리매김을 해온 제주도 어느 곳에도 해군기지, 공군기지가 들어서지 않도록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룡씨가 연대발언을 통해 "정상회담이 '평화 새로운 시작 평화 새롭게 시작한다'는 슬로건으로 열렸다"며 "이 시작은 해군기지 철회"라고 주장했다.

또 "소중한 가치와 존엄, 공동체, 미래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기 위해 이때까지 싸워왔다"며 "앞으로 5000일, 6000일 평화가 완성될때 가지 우리는 지켜낼 것이다"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홍기룡 제주군사기지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강성규씨, 이 날 점심을 제공한 우렁각시, 김영태 민중가수 등이 무대에 올라 연대발언과 노래를 통해 강정 주민들과 호흡을 맞췄다. 

▲ 28일 열린 강정해군기지 반대 4000일 문화제. ⓒ헤드라인제주
▲ 28일 열린 강정해군기지 반대 4000일 문화제. ⓒ헤드라인제주
3.jpg
▲ 28일 열린 강정해군기지 반대 4000일 문화제. ⓒ헤드라인제주
한편 주민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아직 그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며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지속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이들은 "내일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 결성 4000일이다"며 "우리는 국가가 정의롭고 행정기관이 깨끗하기를 바랬다"고 소회했다.

이어 "우리는 해군이 주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경찰이 투표함 탈취에 동조하며 해군의 앞잡이로 일하고, 제주도정이 주민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겪으면서 분연히 일어섰다"고 성토했다.

또 "구상권은 철회됐으나 이 기지에는 핵잠수함을 비롯한 미군 배들이 드나들며 쓰레기와 분뇨 둥 폐기물까지 버리고 가고있으며, 미국에 의한 대중국전초기지가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대화가 열려 평화의 문까지 열린다면 제주에 더 이상 대중국전초기지는 필요없다"며 "구럼비에 진짜 평화가 올 그 날 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잡혀가고 재판을 받고 수감돼도, 또 다시 이 거리에서 공사차량 앞에 서고 레미콘 위에 오르고 포클레인 밑에 드러누웠다"며 "하지만 구럼비 바위는 결국 발파됐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저 거짓으로 세워진 기지가 물러가고 구럼비에 진짜 평화가 올 그 날까지 우리는 이곳에 내린 뿌리를 결코 거두지 않고 뚜벅 뚜벅 걸어갈 것"이라며 "4000일을 버틴 우리가 구럼비다. 또 몇 백날 몇 천일을 더 맞이할지라도 우리는 바위가 돼 굳건히 평화를 지켜나갈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우리가 평화다!"라는 구호를 외쳤다.<헤드라인제주>

성명서 전문

4000일, 우리는 아직 그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내일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 결성 4000일이다. 하나하나 지나온 날들을 떠올리기에는 참으로 아득한 시간이다.

그러나 해군이라는 군대조직이 우리 주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고, 경찰이라는 국가기관이 투표함 탈취에 동조하며 해군의 앞잡이로 일하고, 제주도정이 주민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겪으며 분연히 일어서서, 걸어온 싸움을 받아들인 날만큼은 분명히 기억한다.

국가가 정의롭기를 우리는 원했다.

행정기관이 깨끗하기를 우리는 원했다.

그리하여 사회가 평화롭기를 우리는 바랬다.

그래서 저항했고, 잡혀가고 재판을 받고 수감되어도, 또 다시 이 거리에서 공사차량 앞에 서고 레미콘 위에 오르고 포클레인 밑에 드러누웠다.

구럼비 바위가 발파되고 콘크리트에 묻혀가는 나날들 속에 우리의 눈물도 말라갔다. 그렇게 우리는 구럼비를 잃었다.

그러나 우리는 만났다. 정의와 평화를 가슴에 품은 사람들을.

그래서 그 추운 겨울 내내 촛불을 꺼뜨리지 않았다. 마침내 봄이 오고 세상이 겨울에서 벗어나 꽃을 피우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이 곳 강정마을엔 아직 봄은 문턱에 걸려있다. 여전히 수많은 재판을 받고 있고 우리의 더럽혀진 이름은 아직 그대로다.

구상권은 철회되었으나, 해군이 쓰고 있는 이 기지에는 핵잠수함을 비롯한 미군 배들이 드나들며 쓰레기와 분뇨와 알 수 없는 폐기물까지 버리고 가고, 미국에 의한 대중국전초기지가 되어가고 있다고 우리는 의심한다.

우리는 소성리와 연결되어 있고 성산 제2공항과 연결되어있음을 안다. 세상에 봄이 왔다지만 이곳들은 여전히 겨울이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미대화가 열려 평화의 문까지 열린다면 제주에 더 이상 대중국전초기지는 필요 없다.

그래서 멈출 수 없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서로를 믿으며 우리는 일어섰다.

저 거짓으로 세워진 기지가 물러가고 구럼비에 진짜 평화가 올 그 날까지 우리는 이곳에 내린 뿌리를 결코 거두지 않고 뚜벅 뚜벅 걸어갈 것이다.

그렇다. 4천 날을 버틴 우리가 구럼비다.

또 몇 백날 몇 천일을 더 맞이할지 몰라도 우리는 바위가 되어 굳건히 평화를 지켜나갈 것이다.

우리가 평화다!

우리가 평화다!

우리가 평화다!

2018. 04. 28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및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 일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