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협의 추자도이야기] 제설작업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없는 이에게는 추운 것 보단 더운게 낫다는 말이 기억난다..
더울 땐 안 움직이면 그만이지만 겨울에는 동사하지 않도록 움직여야 하고 그럴려면 먹을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먹을 것... 살생부의 작성자...
이곳 추자도에도 며칠동안 내린 눈이 섬을 완전히 점령했다.
도로엔 인적이 끊겼다.
항구안에 묶인 배들은 반추를 하는지 끼익 끼익 몸서리 친다.
산위엔 하얀 가루가 춤을 추고 바다는 흥이 났다.
추자면사무소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 설국열차처럼..
새벽부터 제설작업에 동원되었다. 4일째...
표정없는 비장함이 소설 「돈키호테」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건 우연이겠지...
새벽잠을 설쳐 정신이 산만해진 탓이리라...
“자, 시작 하자고”
면장님은 빙판에 그 큰 덩치가 벌러덩 넘어진다. 바닥을 보수해야겠다.
빗자루부대의 사기가 충만해진다.
면장님이 앞장서서 빙판에 모래를 뿌리고 인도에 눈을 치운다.
장군의 선봉에선 활약에 점령군은 후퇴한다.
겨울의 악당들을 물리치고 돌아오는 부대의 개선은
장군의 배려로 따뜻한 해장국이 기다린다.
모두가 보람된 하루이나 반복되는 일상일 뿐이다.
단순한 일상안에 소소한 리듬일 뿐이다.
다시 책상 앞에서 하루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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