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공정함과 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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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은 공정함과 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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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봉철 / 제주시 동부보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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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봉철 / 제주시 동부보건소.
길지 않은 7년간의 공직생활을 해오면서 하루에도 서너 번씩 듣는 단어가 “청렴”이다. 하지만 “청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과연 몇 명이나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까? “청렴”이란 단어가 어쩔 수 없는 막연함과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에 정확한 기준 없이 자신들 나름대로의 “청렴” 원칙을 세워 지켜나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만의 청렴 제1원칙은 “공정함”이다. 공정함은 바로 원칙을 지키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된다. 처음 공직을 시작할 때는 공정하게 일하는 것이 뭐가 어려울까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오륙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누구에게나 정확한 원칙대로,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일처리를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일인지 새삼 느끼는 바가 크다. 이는 한국사회 특유의 ‘정’문화와 여러 가지 부조리한 관행 등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아가려는 ‘편안한 길’에 대한 유혹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나오는 “적폐” 또한 원칙을 저버리고 편안한 길을 택하여 일하는 관행이 오랜 세월 지나오면서 생겨난 잔재가 아닐까 생각된다. 수많은 고위공직자들이 비리에 연루되고 조사받는 것을 보면서 원칙과 공정함을 잃어버리면 결국은 인생자체가 적폐가 되어버리는 것을 느낀다.

나만의 청렴 제2원칙은 “친절”이다. 친절과 청렴이 과연 무슨 상관이 있을까? 오히려 ‘나누려는 친절’은 ‘잘라내려는 청렴’과 약간은 상반되는 성격으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친절은 민원인이 부자인지, 가난한지, 높은지, 낮은지 관계없이 공정하게 민원을 상담하고 해결하고 베푼다는 점에서 청렴의 공정함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크다. 또한 친절은 일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발을 상쇄시켜줄 수 있는 방어막이 되어주기도 한다.

처음에는 친절하기 위해 상냥한 말투를 쓰고, 눈을 맞추는 것에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지난 6개월간 우리 보건소에서 매일아침 보건소 내방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친절결의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상냥한 말투와 내방 민원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들이 몸에 베어들었다.

민원인들은 우리의 작은 태도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우리가 성심성의껏 민원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안 되는 부분에 대하여 친절한 목소리로 충분하게 설명했을 때, 민원인들과의 관계는 긍정적으로 나아간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요,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아니하면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청렴은 공직자가 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공직자들이 각자의 “청렴”과 “친절”을 잘 지키고 그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공직사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을 질책과 의심에서 격려와 신뢰로 변화시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오봉철 / 제주시 동부보건소>

*이 글은 헤드라인제주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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