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가 주최한 이날 추모제는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사, 추도사, 추모시 낭송,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또 식전 공연으로 양용찬 열사 추모 연극 '사랑 혹은 사랑법'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열사정신 계승하여 제주개발 막아내자' 등 구호를 외치며 제주 제2공항과 해군기지 등을 저지하는데 뜻을 모았다.
배기철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는 추도사를 통해 "우리는 제주를 제2의 하와이로 만들겠다는 악령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그릇된 욕망이 세상을 뒤 흔들고 있고, 흘러버린 세월만큼 당신의 외침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세상은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랐던 당신의 소박한 외침을 기억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위정자들은 특별법저지를 위한 당신의 몸부림을 잊고, 우리의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제2공항을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신이 남긴 꿈, 어깨에 어깨 걸고 가자던 당신의 꿈 그대로 여기 우리가 함께 이어가겠다"면서 양용찬 열사의 영면을 기원했다.
"오늘은 동생 용찬이가 죽은 날이기도 하지만, 음력으로는 생일로 삶과 죽음이 동시에 일어난 날"이라고 운을 뗀 양용찬 열사의 큰 형인 양용호씨는 유족을 대표한 추모사를 통해 "26년이 지나느 동안 특별법은 몸집을 키우더니 제주가 점점 더 개발 광풍으로 진입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양씨는 "그동안 양용찬이라는 이름도 자연스럽게 잊히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그를 잊으면 안되는 것은, 제주가 우리의 삶의 터전이며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제주의 많은 마을들이 개발광풍으로 인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면서 해군기지로 갈등을 겪은 강정마을, 제2공항이 들어서는 성산읍, 예래휴양단지, 오라관광단지 등을 거론했다.
그는 "이곳들이 하루 빨리 갈등을 치유하고 회복하길 기대한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의 보금자리에서 평범한 삶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강정마을회와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대책위원회 등에서도 연대발언을 통해 양용찬 열사의 유지를 받들어 난개발을 저지하고, 강정해군기지와 제2공항을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강정 해군기지, 군사기지 문제와 특별법은 도지사에게 환경영향평가 뿐만 아니라 개발과 건설에 관한 모든 권한 인허가 절차를 몰아주고 공식적인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초지자체를 없애버렸다"면서 "그래서 어떤 개발도 속수무책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경배 제2공항 반대위 부위원장은 "양용찬 열사 이름만 들으면 눈물이 난다. 그는 난개발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할 당시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투쟁 이어 나갔을지 조금 알 것 같다"면서 "제2공항이 강행돼 들어선다면 제주는 난개발을 넘어 사람도 자연도 대재앙의 길로 들어설 것. 끝까지 힘을 모아주신다면 포기하지 않도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보 제2공항 반대위 집행위원장은 "제2공항이 폭압적으로 입지가 선정돼 저희를 억압하고 있다"면서 "원희룡과 국토부, 정권이 반드시 책임 져야 할 것이다. 제2공항이 철회될 때 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연대발언에 이어 추모공연이 진행됐다. 또 참가자들은 양용찬 열사의 영전에 헌화를 하며 그의 정신을 계승할 것을 거듭 다짐했다.
한편 추모사업회는 오는 11일에는 양용찬 올레 걷기 행사를 진행한다. 올레걷기 행사는 '제주4.3'을 주제로 제주항, 정뜨르 비행장, 오라동 관내, 열안지 오름에서 진행된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