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섬문화축제 '찬성 81%', 신뢰성 의문 제기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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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섬문화축제 '찬성 81%', 신뢰성 의문 제기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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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문화축제 필요성' 묻고, '섬축제' 찬성으로 포장
축제기획전문가 TF팀 논의했다면서, 설문문항 '의아'
많은 논란 속에 2001년 제2회 행사를 끝으로 폐지됐던 제주 세계섬문화축제를 17년만에 부활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시행했던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말이 많다.

제주자치도는 16일 '세계섬문화축제 개최 81% 찬성'이란 타이틀의 설문조사 결과자료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1%가 설문 찬성했고, 섬문화축제 개최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은 19%에 그쳤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조사결과를 요약한 홍보자료의 내용과는 달리, 실제 설문조사 문항지 구성에서 질문취지를 변질시킬 점들이 확인돼 결과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조사는 지난달 15일부터 30일까지 만 19세 이상 제주도민 700명, 관광객 300명 등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면조사, 그리고 도민 360명, 관광객 54명 등 414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대면조사는 전문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실시됐다.

설문문항은 축제기획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팀과 설문조사 전문기관에서 3차례에 걸친 논의 끝에 작성됐고, 설문지는 15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3차례 논의로 마련됐다고는 하나, 질문지 구성은 도입 부분에서부터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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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섬문화축제 개최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질문지.ⓒ헤드라인제주
첫 질문은 '귀하는 제주를 대표하고 제주하면 떠오르는 '국제적인 문화축제'가 있으십니까?'로 시작된다. 이 결과 '없다'라는 응답이 68.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있다'라는 응답은 31.1%에 그쳤다.

국제적인 문화축제 존재여부에 대한 질문을 한 후, 이어진 두번째 질문은 '귀하는 제주만의 섬 문화를 반영하는 국제적인 문화축제(세계섬문화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다.

제주자치도가 '세계섬문화축제 찬성 81%'의 근거로 제시한 문항이 바로 이 질문이다.

이 질문은 얼핏 보더라도 '제주만의 섬문화를 반영하는 국제적 문화축제'라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섬문화축제는 '국제적 문화축제'라는 단어 다음에 괄호넣기로 포함되면서 응답자로 하여금 핵심어라는 인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즉, '제주를 대표하는 국제적 문화축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질문은 '국제적 문화축제'로 해 놓고, 결과에 대해서는 '섬문화축제 찬성'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제적 문화축제'라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개념인 반면, '섬문화축제'는 실체적이고 구체적 개념이기에 질문지 구성의 심각한 오류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상 섬문화축제의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묻는 질문은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또 국제적 문화축제의 필요성을 물으면서도 이분법적으로 '예' '아니오' 둘 중 하나를 택하도록 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섬문화축제 필요성에 대해 아직 소신있는 판단을 하지 못한 응답자들도 둘 중 하나는 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잘 모르겠다'는 유보적 답변도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설령 '국제적 문화축제'라는 표현을 '섬문화축제'로 질문취지를 정확히 인식했다 하더라도, 설문에 참여한 이주민이나 관광객 대부분은 예전 '섬문화축제'에 관해 충분히 알지 못한 상황에서 답변을 한 것이기에 전체적으로 조사의 타당성이나 신뢰성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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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특별자치도가 17일 발표한 세계섬문화축제 관련 설문조사 결과 자료.ⓒ헤드라인제주
그런데도 제주자치도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고무적인 입장을 보이며, 앞으로 토론회, 설명회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제주대 국제축제를 만드는데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섬문화축제 부활여부를 조속히 결정하기 위해 시간적 촉박함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도민의견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설문조사가 마치 찬성의견을 집중적으로 유도해내기 위한 목적인 것처럼 허술하게 짜여지면서 곱지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설문조사를 진행하는데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편 세계섬문화축제는 1998년과 2001년 두번에 걸쳐 개최된 후 폐지됐다.

1998년 7월18일부터 8월13일까지 개최된 제1회 축제에는 25개국 28개 섬이, 2001년 5월19일부터 6월17일까지 열린 제2회 축제에는 27개국 35개섬이 각각 참가했다. 당시 입장객은 1회 44만명, 2회 26만명으로 집계됐다.

제1회 축제에는 국비와 도비 65억원 및 영업.입장료 수입 60억원 등 125억원이, 2회 축제에는 국비와 도비 60억원과 기타수입 28억원 등 88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하지만 2회 행사가 끝난 후에는 긍정적 평가보다는 부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참가 섬지역 예술단 공연의 질에 대한 논란에서 부터, 수익사업 치중, 축제장이 중산간(오라관광지구)에 위치한데 따른 관람객 접근성 문제, 예산투자 대비 효과성 논란, 전체적 축제 프로그램 콘텐츠의 한계 논란, 여기에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일들까지 겹치면서 도의회에서 호된 질책을 받았고, 결국 폐지 수순으로 이어졌다.

최근 원희룡 지사가 2018년 제3회 세계섬문화축제를 개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축제 부활'에 대한 도민의견 수렴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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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2017-01-18 19:01:20 | 119.***.***.215
축제전문가 세번 모여 짠 설문지 치고는 너무 했다
돔 들여 조사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군요

제주 경제발전을 위한 인프라(카지노) 구축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예 81%
81%. 도민이 카지노 찬성했습니다

문제제기 하는 사람에게는 제주경제 발전 반대론자 여론몰이

+_+ 2017-01-18 10:16:20 | 14.***.***.169
정말 답이 없다. 있는 축제나 잘 할것이지~ 에혀~

어이가없네 2017-01-18 01:57:25 | 49.***.***.38
두번이나 개판치고도 또 이런 생각을 하다니 어이가
쓰레기문제, 중국인 범죄, 부동산투기 해결해야할 일들이 너미너미 많은데 답답 답답하네

어이가없다 2017-01-18 00:34:00 | 163.***.***.200
기자양반 , 난 그쪽이 언론의 객관적 보도를 하고있는지가 의문입니다. 괄호 치고 섬문화축제가 엄연히 명시되어있는데 그걸 누가봐도 국제적인 문화축제로 해석된다는건 누가봐도 그쪽의 주관적인 견해가 많이들어간거같은데요. 그리고 백번양보해 국제적 문화축제라고 해석 될 수 있다고 합시다. 근데 그게 섬문화축제면 안되는 겁니까? 섬문화축제가 지향하는게 제주도만의 색을 갖춘 국제적 문화축제인거 같은데. 제주도의 문화축제가 국제적 문화축제가 되면 안되는 겁니까? 견제도 좋은 데요, 시너지 효과를 낼 생각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