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문학회 글을 사랑하는 모임, '징검다리' 9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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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문학회 글을 사랑하는 모임, '징검다리' 9집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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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문학회 글을 사랑하는 모임, '징검다리' 9집 ⓒ헤드라인제주
"징검다리는 돌덩이나 흙더미를 다문다문 놓아 허한 듯 그러나 허물어지지 않는 다리입니다."

장애인문학회 '글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임경윤)의 문학 활동가들이 문학집 <징검다리> 제9집을 펴냈다.

제9집에서는 고성도, 고승희, 안순옥, 오수옥, 오영순, 오중수, 이성복, 이용언, 임경윤 작가가 지난 1년간 집필한 옥고들이 '징검다리를 놓다'라는 주제로 해 엮어졌다.

고성도 작가는 이번에 14편의 수필을 게재했다. '양말의 변천'과 '검정고무신의 100세', '빛바랜 학생복', '홍콩, 마카오 문화체험', '항몽순의비 탐방', '신인 문학상 타던 날', '32년만에 내린 폭설', '춘강 미로길 등을 통해 일상의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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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복 수필가(헤드라인제주 객원필진) ⓒ헤드라인제주
뇌병변 장애 2급을 딛고 지난 2006년 종합문예지 '대한문학' 계간지(가을호)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면서 등단한 이성복 작가(46. 헤드라인제주 객원필진)도 이번에 '새철 드는 날', '나들이', '귀향', '수호신', '올림팍,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박의 꿈', '힐링' 등 7편의 수필을 게재했다.

"애끓는 몸짓으로 죽어 간 넋을 부르는 장면이 펼쳐졌다. '내 몸은 돌아왔어도 내 마음은 차마 못 돌아왔다'는 말에 전쟁으로 일본군에게 끌려가 무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짓밟히고, 중국이나 필리핀 등지에서 죽어 돌아오지 못한 어린 영혼들도 많다는 얘기에 내 가슴이 먹먹하다." -귀향(鬼鄕)' 중.

"새철 드는 날에는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있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이날에 여자아이가 남의 집에 가면 그 집 밭에 잡초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고, 털이 난 짐승이 날아오면 잡초가 많이 난다고 하여 날아오지 못하게 막았고, 이 날 돈거래를 하면 일 년 내내 재물이 밖으로 새어나간다고 해서 돈 거래도 일절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새철 드는 날' 중.

"오늘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열 사람의 한 걸음' 행사가 있는 날이다. -중략- 오랜만에 좋은 사람들과 만나니 행복해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안녕.... -'나들이' 중.

고승희 작가는 시(詩) '4.3추모식 가는 길', 그리고 수필로 '고속도로 위에서', '어설픈 만학', '조용한 교토', '찾아올까', '천마총의 무게', '아줌마들의 여행', '해설피 금빛에 물들다'를 출품했다.

안순옥 작가는 '마음을 열면', '그 자리에 꽃 자리', '시끄러운 아침', '수목원의 소낭 아래', '연주자와 호두파이' 등 5편을 출고했다.

오수옥 작가의 '전주 나들이', '30억은 어디로', 오영순 작가의 시 '바람은 내게', 오영종 작가의 수필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오중수 작가의 시 '꽃바람 불면', '사랑 바람', '흘러가는 세월'도 눈길을 끈다.

이용언 작가는 '변신', '뛰어도 벼룩', '말라죽은 분재', '외곬 인생', '새봄이 오면', '가습기 살인 살균제', '글이 늙기 전에', '과욕 부린 부처님 오신날' 등을 출품했다.

임경윤 작가는 '응원의 힘', '을미년의 뒤안', '알파고', '타눈 수난사', '선택2016', '사랑나눔 행복한 밥상', '미니선풍기' 등의 작품을 게재했다.

임경윤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글을 모아 책을 펴낸다는 것은, 어쩌면 농부들이 농사지어 거둬들이는 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우여곡절을 겪으며, 한 권의 동인지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왔다. 과정은 힘들고 고달프지만 결과물로 탄생했을 때의 짜릿한 성취감 때문에 글쓰기에 갖은 열정을 쏟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 윤보철 관장은 발간 격려사를 통해 "징검다리라는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씨를 뿌리고, 거름도 주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세찬 비바람을 견뎌내는 인고의 시간을 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창작활동에 매진하시어 훌륭한 작품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동한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사장은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마시고 글을 쓸 때와 같은 맑고 강한 정신력으로 어려움에 처한 많은 이들에게 강하게 튼실한 징검다리가 되어 생의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해 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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