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플리마켓 규제논란...운영자들 "이런 황당한 조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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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플리마켓 규제논란...운영자들 "이런 황당한 조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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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 식.음료 판매 금지조치에 반박
"새로운 사회적 문화현상 측면 간과, 아쉬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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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앞 해안도로에서 열리는 플리마켓 '벨롱장'.ⓒ헤드라인제주
이주인구 및 관광객 증가와 더불어 새로운 사회적 문화현상이 되고 있는 제주지역의 이색 문화장터인 '플리마켓(flea market)'.

제주 곳곳에서 주기적으로 열리는 '플리마켓'은 제주를 관광객들에게 이색적 볼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과 이주민, 관광객들의 문화적 커뮤니티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제주 플리마켓 문화를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학계 논문에서도 연구대상이 될 정도로 사회적 문화커뮤니티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제주지역 플리마켓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제주시 당국이 플리마켓에서의 식.음료 판매행위에 대해 전면 금지시키는 한편 시정 기간을 거친 후 위반할 경우 형사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방침을 밝히면서 플리마켓 운영자들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는 음식물 오염과 변질을 차단할 시설없이 야외에서 음식물을 판매해 식중독 발생 우려가 있는 등 위생상 문제를 들며 식.음료 판매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제주도내 플리마켓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의 '벨롱장'을 비롯해, 제주시 '아라올레 지꺼진장' 등 해수욕장과 포구 등에서 열리고 있는데, 이곳에서 수제 햄버거.샌드위치, 컵케이크, 생과일주스, 수제쿠키와 빵 등이 판매되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대부분 플리마켓 이용자들을 위한 간식 또는 간단한 음료들이나, 이러한 식음료 판매 자체가 위법이라며 단속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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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열린 제주 문화예술시장을 위한 준비위원회 기자 간담회. ⓒ헤드라인제주
◆ 운영자들 "다른 시.도 벤치마킹 모범사례인데, 황당한 조치"

그러나 플리마켓 운영자들은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벨롱장', '아라올레 지꺼진장', '호쏠장', '신샘공방', '청온장' 등 플리마켓 운영자들이 주축이 된 '제주 문화예술시장을 위한 준비위원회'(대표 문종태)는 7일 오전 제주시 광양사거리 인근 갤러리카페 다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주시의 단속방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들 운영자들은 제주시의 단속방침에 대해 "최근 사회적.문화적 현상이 되고 있는 플리마켓의 수많은 긍정적 역할을 간과한 대단히 아쉬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최근 사회적 문화현상이 되고 있는 제주도의 플리마켓 문화는 그 현상 자체가 매우 특별한 사회학적 연구대상이자 모범사례로, 사회학의 연구논문과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되는 상황에서 나온 황당한 조치라 더욱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타 지역에 비해 문화향유 기회가 적었던 제주에서, 많은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플리마켓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제주의 경제와 문화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실제 예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 "플리마켓은 독창적 문화의 인큐베이터 역할"

우선 플리마켓이 독창적 문화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는 감귤주스 페트 냉동음료를 4~5년 전만 해도 동문시장, 제주오일시장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7, 8년 전만 해도 돌하르방 해녀조각상, 폭포사진 엽서세트가 제주 기념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것도 사실로, 지금 제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하고도 독창적인 문화 창작물의 물결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리마켓은 지금 제주지역의 식문화, 악세서리, 페브릭, 수공예품, 기타 생활용품, 음악, 미술, 놀이문화 등 독창적 문화창작물 실험의 장이자 소개의 무대이며, 창업의 무대이자 다양한 문화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커피업체 '블루보틀'이 현재 제주시 '아라올레 지꺼진장' 같은 샌프란시스코의 파머스 마켓에서 드립커피를 팔던 제임스 프리먼과 마켓 옆 부스에서 빵을 팔던 아내 캐이틀린에 의해 창업된 점을 예로 들었다.

이들은 또 "자신의 솜씨와 독창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진 소품이나 음식이 플리마켓을 통해 문화상품 또는 먹거리로 개발되기도 하며, 곽지바(bar)다 쌀국수, 제주 고사리 버거 등 이를 창업아이템으로 연결해 창업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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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열린 제주 문화예술시장을 위한 준비위원회 기자 간담회. ⓒ헤드라인제주
◆ "지역사회 문화적 커뮤니티 장...공공적 역할 선도"

두번째로, 플리마켓이 일자리 창출과 기부문화 확산 등 사회공헌이 적지않은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행사를 통해 셀러들에게 받는 성금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곳이나 장터가 열리는 지역의 이웃에게 혜택을 주기도 한다"면서 "신샘공방의 그냥장터는 2015년 네팔 지진현장에 복구비용과, 지진으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산골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통학버스 구입에 일부 성금을 보내는 등 제주도내 많은 플리마켓은 사회공헌과 함께 기부문화 확산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플리마켓이 지역주민과 이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햇다.

마켓 생성초기 장소 점유와 주차문제 등으로 지역주민과 갈등을 빚었던 벨롱장은 현재 지속적인 소통으로 지역 여러 자생단체장과 상인협회장 등 주민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사례, 그리고 또한 지역영농조합의 지역생산물 먹거리의 마켓 참여, 참여자들이 이익금 중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역사회복지관에 기부하는 등 지역주민들과 상생이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예로 제시했다.

이들은 "이처럼 플리마켓을 통해 마을이 알려지고 그에 따른 마을발전의 여러 긍정적 효과가 있는 점들이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리마켓이 직거래 활성화 및 마을만들기 등 공공의 발전을 추구하는데도 적지않은 기여를 한 점도 들었다.

이들은 "파머스마켓을 지향하는 아라올레의 지꺼진장은 생산자와 사비자의 직거래를 통해 합리적 유통구조가 이뤄지는 장점이 있으며, 원도심 활성화나 마을 만들기 차원에서 장터를 여는 공공 목적에 맞는 플리마켓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제주도내 30여군데에서 이뤄지는 플리마켓 수익금은 일정금액 복지시설에 기부되고, 참가자의 수익금은 다음 장을 위한 제품구입 등 지역에 녹아드는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햇다.

이들 운영자들은 "플리마켓에서 이뤄지는 회회 및 사진전시, 캘리그라피 전시, 무용수들의 퍼포먼스, 버스킹 등 다양한 전시와 음악공연 등을 함께 보고 즐기면서 문화사각지대인 시골마을에 풍성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또한 청소년들의 끼를 펼치는 문화공연의 장이 되기도 하며,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벼룩장터를 통해 돈의 소중함과 재활용의 실천 등 좋은 경제개념을 만드는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햇다.

◆ "우려되는 문제 충분히 보완 가능...협치의 지혜 필요"

그러면서 이번 제주시 당국의 단속방침에 대해서는 시정기간의 연장과 조례 제정 등을 통해 적절한 방안을 모색하는 '협치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제주도에서 일고 있는 새로운 문화현상인 플리마켓이 경제적 문화적 기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면서 "제주시 당국이 우려하는 식품위생 문제는 원산지 및 유통기한 표시, 위색복과 위생모 착용 등 여러 노력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플리마켓에서 식음료 등 먹거리 음식문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약 30%지만, 플리마켓 특징상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라 할 수 있다"며 플리마켓에서의 식음료 판매는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서울시가 시민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이유로 '도깨비야시장'을 네군데로 확대해 서울의 밤 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재정.행정적 지원을 적극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처사란 점도 꼬집었다.

이들은 "제주시의 짧은 실태조사와 함께 이뤄진 단속발표는 일부 민원제기와 식품위생법에 따른 조치라고 하지만, 사안의 심각성과 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고려할 때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이에 적절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기까지 시정기간 연장과 함께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의회도 이번 제주시의 규제방침에 대해 "규제하는 것만 능사가 아니다"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어, 이에대한 후속논의가 주목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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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12-06 09:10:25 | 220.***.***.85
우리나라 공무원 클라스임. 식중독이나 꾸준한 관리 감독으로 위생 점검시 불량인 마켓터를 추방 또는 경고 혹은 벌금들으로 관리하고 최대한 자유롭게 새로운것이 도입되게 해야지. 지들이 귀찮으면 다 금지 시키는 것이 공무원 클라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