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 체포 규탄..."해군, 더 이상 건드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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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 체포 규탄..."해군, 더 이상 건드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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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구를 겨눈 군(軍) 훈련 차량에 항의한 혐의로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이 5일 경찰에 체포된 것에 대해 강정마을회는 성명을 내고 "해군이 강정과 영원히 상생을 거부하는 관계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강정마을회는 6일 '해군은 강정마을을 더 이상 건드리지 마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마을회는 "지난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인터넷에 기록된 흔적만 찾아봐도 얼마나 제주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이 심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지만, 해군에 그런 자료를 찾아보라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해군기지를 책임진 지휘관들만이라도 제주지역 인터넷 언론에서 해군기지라는 검색어로 살펴볼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그 어떤 기록에도 없는, 기억에만 남아 있는 해군과 주민간의 갈등은 모를 것"이라며 "이런 기억에만 남아있는 갈등이 더 큰 트라우마로 남아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따"고 지적했다.

마을회는 "한 해군 대령은 강동균 전 마을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정은에게 충성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하며 조롱했고, 해군 장교들이 몰려다니며 농민들에게 농사를 포기하도록 종용했던 과정들은 조폭 양아치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면서 "구럼비에 들어가는 길목에 펜스가 쳐지던 날, 주민과 활동가 등이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보며 당시 해군기지 사업단장이 경찰들과 함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해군장교들의 인면수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성토했다.

마을회는 "강정주민들에게 해군의 이미지는 이런 기억들이 모여 이뤄진 것이다. 그런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지난 4월27일 기지경계훈련의 일환으로 완전무장한 병사들이 탄창을 결합한 총기를 겨누며 사주경계상태로 하루에 몇 차례씩 마을 안길을 다니는 것을 보는 것은 머리털부터 바짝 곤두서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면서 "결국 초등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에 강정초등학교 정문 앞에 그 차량이 나타나자 주민들이 공포를 느끼고 즉각 반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군인들이야 전후사정도 모르고, 주민들의 항의에 이유없는 미안함을 느꼈을 수 있다. 부대장 역시 이런 갈등에 대해 몰랐다면 왜 주민들이 반발하는지 이해 못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강정마을이 갈등으로 심하게 고통받았다는 개략적인 사실 하나만으로 부대장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주민과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물었다.

마을회는 "그러나 해군은 군 차량에 대해 항의한 조경철 마을회장 등 4명을 구상권을 철회하지 않을 명분으로 삼기 시작했다"면서 "군사훈련조차 방해하는 주민들이 사는 마을을 본보기를 삼아야 한다는 보수언론들의 논조도 한동안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이런 해군의 태도에 조사불응으로 대응하다 결국 5일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이라며 "해군이 민간 행정조직이었다면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민원사건으로 주민편의를 고려한 조치가 이어져야 정상적인 사회"라고 강조했다.

마을회는 "해군이 이 사건으로 얻는것이 무엇인가. 일벌백계하면 주민들이 항복하고 발 밑에 엎드릴 것 같은가"라며 "결국 이 사건 역시 또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어 영원히 상생을 거부하는 관계를 해군이 앞장서서 만들고 있을 뿐"이라고 성토했다.

마을회는 "결국 지역주민조차 품지 못하는 해군이 과연 국민을 품고 국가를 지킬 수 있겠는지 의문만 스스로 키울 뿐"이라며 "힘을 가졌으되 그 힘이 국민으로부터 나왔음을 알지 못하고, 그 힘에 걸 맞는 아량조차 없는 해군의 모습은 참으로 옹색하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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