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해군 사주경계 해명, 지역과 공존하려는 자세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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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해군 사주경계 해명, 지역과 공존하려는 자세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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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겨누고 있는 군인들이 탑승한 군 훈련차량이 서귀포시 강정마을 안길을 통과하면서 주민들이 크게 항의한 사건에 대해 해군측이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서귀포시 강정마을회는 2일 논평을 내고 "해군이 과연 지역사회와 함께하려는 자세인가"하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는 "제주해군기지의 해군은 언제나 뻣뻣하다"면서 "해군기지 추진과 건설 단계에서 부터 해군은 단 한번도 지역사회에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마을회는 "상명하복의 절도 있는 기강은 군 내부적으로 가져야 할 덕목이라 할지라도,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모습으로는 합당하다 하기 힘들다"면서 "수평적인 유연함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강정마을 내부에서 군 차량 탑승병력이 사방으로 총구를 내밀어 사주경계 하는 행태에 대한 해명은 특히 그렇다"면서 "기지방어 훈련과정에서 사주경계는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군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주민들이 불법이라는 태도가 과연 지역사회와 함께하려는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마을회는 "총기에 대한 안전사고 위험은 누구보다 군이 스스로 가장 유념해 관리해야 할 사항인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면서 "빈총이라도 사람을 향하는 행위 자체가 위협이고 안전사고를 동반한다. 약실에 총탄이 만에 하나라도 들어있었다면 오발사고로 이어질 위협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주경계라는 것이 먼 허공을 주시하는 것이 아닌 사방팔방으로 위협이 될 요소를 파악하고, 위협이 발생하기 전에 제압하는 행위인 만큼 사람을 주시하고, 총구 역시 사람을 향하게 된다"면서 "이동하는 차량에서 총기를 다루는 것은 평소 육상에서 총기를 다루는 것보다 오작동의 위협이 더 클 수밖에 없지 않겠나"하고 물었다.

강정마을회는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마을 한 복판에서 어린 학생들과 주민들이 오가는데 총기의 겨눔을 당해 오발사고의 위험을 느꼈다면, 이에 항의하는 것이 주민입장에서는 당연하다 할 것"이라며 "특히 이 사건으로 제주4.3사건과 한국동란까지 겪은 80대 어르신은 밤마다 몸이 떨려 잠이 안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을회는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의 갈등은 해군의 책임이 누구보다 크다는 측면에서 갈등을 해결 할 책무 역시 크다 할 것인데, 갈등해소는 고사하고 구상권 청구를 해 강정주민들과 끝끝내 대립각을 세우고 기지경계훈련을 이유로 공포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은 부적절의 범위조차 넘어서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군은 주민들을 향해 조준한 것이 아니라는 해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라"면서 "설령 총기를 활용한 사주경계가 기지방어 훈련과정상 예규로 정해져 확립된 사항이라 하더라도, 지휘관의 적절한 판단으로 '조정이 가능한 사안이라면 무리가 없는 선에서 유연하게 수위조절을 하겠다'는 발언조차 못하는 해군이 앞으로 어떻게 제주사회의 일원이 되겠나"하고 말했다.

강정마을회는 "해군이 강정마을과 어떻게 항구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집단이 될 수 있는지 우려가 앞선다"면서 "이것이 국민의 군대로서 다시 한 번 깊게 성찰 할 것을 주문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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