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7일 제주시 애월읍 곽지해수욕장 백사장 한가운데 조성되고 있는 해수풀장 공사와 관련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채 주민숙원이라는 이유로 자연이 훼손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관계자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도정시책공유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빠른 시일 내 청정자연 보존 원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립하고 도민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원 지사는 "제주의 경우 청정자연을 지키는 것은 모든 가치보다 우선돼야 한다. 환경을 보존하는 것은 지속가능 발전의 전제조건"이라며 "다른 어떠한 가치들도 청정자연 보존이 조화가 되는 범위내에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의 숙원사업, 개발 인프라, 현안이 되고 있는 주택공급도 청정자연과 조화되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는 원칙을 여러차례 강조했고, 미래비전 용역을 통해 상당 부분 구체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그런데 일선의 실무부서에서 원칙이 철저히 반영되지 않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허가가 됐거나 진행이 되는 경우 지사 자신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실제 그런 상황이 아님에도 안일하게 접근해서 청정자연 보전이라는 도정의 절대적 최고가치를 너무나 무신경하게 훼손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곽지해변 해수풀장 조성 공사에 대해 "곽지해변 사태는 우선 수변 공간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경관보존을 하겠다는 제주미래비전 우선 과제와도 정면으로 어긋날 뿐만 아니라 행정이 이와 관련된 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은 사례"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원 지사는 "주민숙원이라는 이유로 설치한 것은 있을 수 없다. 행정이 스스로 법을 어기면서 주민들에게 지키라고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실수나 잘못은 있을 수 있지만 그 실수나 잘못에 머무르는게 더 큰 잘못"이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러면서 "제주시장과는 서울출장 가기 전에 협의를 마쳤지만, (곽지 해수풀장 공사는)즉각 원상복구 할 것"이라며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엄격하게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 제주시에서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지시했다.

원 지사는 "도정의 총괄부서 및 관련 부서는 청정자연 보전 원칙과 갈등 관계에 있는 모든 현안에 대해 실무적으로 점검해달라. 이걸 취합해서 원칙을 철저히 관철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가치들과 상충되거나 조화로운 방향이 필요하면 이런 부분 집중적인 공론화 거쳐서 이번 기회에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갖 편법에 대해 엄정한 의지표명과 구체적인 집행방침, 이런 부분들을 총괄 부서에서 명확한 기준을 정립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도민사회에 투명한 방침 정해달라"고 주문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