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영화제 "市 대관불허 부당...행정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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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영화제 "市 대관불허 부당...행정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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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회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오미란 기자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서귀포예술의전당의 대관 불허 방침에 반발하며 향후 행정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강정영화제 집행위는 19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서귀포시가 강정영화제 측의 서귀포예당 대관 신청을 불허한 데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강정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양윤모 영화평론가를 비롯해 황진미 수속프로그래머, 홍보대사인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과 부지영 감독,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과보고에 나선 조약골 프로그래머는 "강정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른 후 서귀포시의 대관 불허 처분에 대한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프로그래머는 "서귀포시는 강정영화제가 제주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와 함께 했다는 이유로, '비무장 평화의 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는 이유로 대관 불허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어이가 없고, 분노스럽고, 수치스러운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프로그래머는 "변호사들의 자문에 따르면 서귀포시가 법률과 조례가 아닌 내부적인 대관시설운영 규정에 근거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대관 불허 결정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면서, "서귀포성당과 강정마을 일대에서 강정영화제를 치른 후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소송 결정은 누구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됐고, 그 과정에서 법적 절차가 지켜지지 못했고, 이에 따라 편향적 결정이 내려진 데 따른 것"이라며, "소송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부분을 바로잡고, 잘못된 결정을 내린 서귀포예당 관장과 서귀포시 공무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 프로그래머는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비화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공공기관에서 안정적으로 추진되길 바랐다"며, "(소송 전에) 위법한 결정이었음을 인정.사과하고, 향후 대관 허가 결정을 내린다면 굳이 행정소송까지 갈 이유는 없다"고 당국의 전향적인 입장을 촉구했다.

◆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 "기회 걷어찬 제주도, 안타깝다"

이어 발언에 나선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이번 서귀포시의 대관 불허 논란 속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은 제주도를 정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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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 ⓒ오미란 기자
고 부회장은 "제주도는 지난 2007년 1월 1일 평화의 섬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에 걸맞는 평화의 위상은 제대로 수립해 오지 못했다. 그동안 강정주민들은 10여 년 간 신음해 왔다. 그러나 이에 그치지 않고 해군은 구상권을 청구하는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고 운을 뗐다.

고 부회장은 "그래도 강정마을은 올해 초 생명평화문화마을을 선포하고, 마을의 평화를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며, "강정영화제가 이와 같은 자유로운 시민들의 발상과 마음이 모아질 수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영화제 참가 배경을 밝혔다.

이어 고 부회장은 "돈 없고, 맨땅에서 시작한 영화제가 몇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국내외에서 34개 작품을 모 영화제를 치른다는 것은 기적"이라며, "제주도에서 수십억의 돈을 들여 영화제를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 규모의 영화제를 치러내기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자발적 역할로 마련된 이번 강정영화제는 제주도가 제주섬의 평화의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제주도가 스스로 그 기회를 발로 찬 것은 분노할 문제가 아니라 참 안타까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 부회장은 "제주도정은 강정마을의 진정한 평화의 가치를 인정하고, 제주를 평화의 가치로 이끌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런 문화행사에 보다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양윤모 집행위원장 "당국, 평화 아닌 정치만 보는 문화백치"

강정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양윤모 영화평론가는 서귀포예당 대관 불허 결정을 내린 당국을 "강정영화제를 평화가 아닌 정치로 본 문화백치"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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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윤모 영화평론가. ⓒ오미란 기자
양 평론가는 "이번 강정영화제는 평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하는 전국 최초의 국제영화제이자, 제주도의 공식적인 첫 국제영화제"라며, "제주도는 이 의미 있는 행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평론가는 "강정영화제의 주제는 평화다. 그들(행정당국)은 평화를 보지 않고 정치만 본 것"이라며, "이런 문화백치들이 제주에 있으면서, 제주도의 미래를 '문화'라고 말하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제주도를 끌고 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 평론가는 "이번 강정영화제의 성공을 통해 그들의 그릇된 방향을 뜯어내고,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서귀포시예당과 같은 공공시설에 대한 기회균등의 기회를 뿌리치는 행정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평론가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제주도가 세계 영상 흐름에 우뚝 설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하늘이 준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강정영화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1회 강정국제평화영화제는 오는 23일 오후 6시 서귀포성당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26일까지 3박4일간 서귀포시 강정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는 비상업적 영화제로 다수의 시민참여를 지향, 상영작 모두를 무료로 상영한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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