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고립작전'?..."어디 한번 영업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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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힌 '고립작전'?..."어디 한번 영업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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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상가 공사강행 초강경, "막아서면 공권력 투입"
"충돌 우려해 공무원 투입"...상인들 "이게 협치인가?"

제주시 당국이 19일 발표한 중앙지하도상가 개보수 공사 강행전략은 24시간 밤샘항의를 이어나가는 상인들을 고립시킴으로써 이에 굴복해 스스로 퇴거하게 만드는 일종의 '고립작전'으로 풀이된다.

제주시는 이날 입장발표를 통해 20일 오전 9시를 기해 지하상가 개.보수 공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4.13총선이 끝난 후 불과 일주일만이다.

공사계획을 보면 우선 중앙로 구간 지하보도 공용부분의 천장을 철거한 뒤 각종 전기.소방.기계설비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진행한다. 대신 상인들이 입주해 있는 구간, 즉 영업공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공사시행에 협조를 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상인들의 강력한 반발 속에 충돌이 우려되기 때문에, 20일 공무원들을 대거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주시청 소속 부서장을 중심으로 해 지하상가 곳곳을 포위하는 형태의 배치도가 유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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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제주시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지하상가 공사구역도. 이 자료에는 각 출입구 구역과 통행로 부분에 도시건설교통국을 비롯해 종합민원실, 농정과, 문화예술과, 기획예산과, 주민복지과장, 녹지환경과 등 부서장 및 직원 배치도가 표시돼 있다. ⓒ헤드라인제주
변태엽 제주시 부시장은 상인들이 공사를 막아설 경우 공권력 투입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공무원을 위시한 강행에, 상인들이 저항하면 경찰공권력까지 투입해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제주시의 이날 입장은 '초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사진행 계획과 관련해, 영업공간에 대해서는 상인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겠다고 했으나 '공용부분 지하보도 천장을 뜯어내고 공사를 우선 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공용부분 지하보도는 중앙권역에서는 지상으로 연결되는 4개 출입구와 동.서 방향의 연결통로, 중앙지점을 중심으로 한 통행로 등을 말한다.

제주시 당국은 통행이 가능하도록 전면 폐쇄는 하지 않고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공사가 진행될 경우 이 구역은 사실상 시민들이나 관광객들의 통행이 어렵게 되는 '폐쇄' 수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영업공간 바로 앞에서 천장 등을 뜯어내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출입통로 제한이 이어짐에 따라 영업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선(先) 통행로 공사, 후(後) 상인과의 대화' 방침은 한마디로 반발하는 상인들에 대해 "장사 해볼테면 해봐라"는 초강경 카드인 셈이다.

75일을 예정하고 있는 이 공사기간에 공사자재 및 먼지날림, 소음 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정상적인 영업은 어렵게 되고, 결국 24시간 밤샘 항의를 이어나가는 상인들을 굴복시켜 공사계획에 순응하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

한 상인은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이렇게 밀어붙이기 하는 것은 시민 위에 행정이 군림하려는 고압적 행태로, 이게 그들이 말하는 협치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러한 가운데 지하상가 공사의 '시급성'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제주시 당국은 지하상가가 생긴지 32년이 됐기 때문에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더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다면서 지하상가가 '위험지역'인 것처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상인회측은 지금까지 안전진단을 통해 위험진단을 받은 적 없다며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상인들은 제주시의 공사강행 방침이 발표된 이날 오후 상인들은 상가마다 행정당국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글귀 등을 내걸고 20일 통행로 강제폐쇄에 대비하고 있다.

상가에는 일제히 "원도심을 살리자는 원도정, 일방적인 공사강행인 답인가", "제2의 용산참사를 원하십니까", "아무런 협의없는 무대포식 공사강행인가",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글들이 나붙었다.

20일 공사강행 시점에서 자칫 공무원과 상인들간 충돌상황이 우려되는 가운데, 과거 농민들의 천막농성장 행정대집행 강제철거를 진두지휘했던 김병립 제주시장이 또다시 초강경 수를 둘지 여부가 주목된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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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강행을 하루앞둔 19일, 지하상가에는 행정당국을 규탄하는 글들이 나붙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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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강행을 하루앞둔 19일, 지하상가에는 행정당국을 규탄하는 글들이 나붙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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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강행을 하루앞둔 19일, 지하상가에는 행정당국을 규탄하는 글들이 나붙었다.ⓒ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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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강행을 하루앞둔 19일, 지하상가에는 행정당국을 규탄하는 글들이 나붙었다.ⓒ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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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시대 2016-04-19 14:40:24 | 110.***.***.124
시청 편 들면 선이고 반대하면 악이고
상인들이 공공의 적인가
적당히들 해라
과거도정이나 지금이나 대화행정 능력의 한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