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주기 학생들 추모물결..."영원히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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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 학생들 추모물결..."영원히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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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주최...학생들 직접 꾸민 무대서 공연
"세월호, 엄중한 역사적 과제...발전적 계기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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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어른들이 더 정의로웠다면, 어른들이 더 용감했다면

마침내 너희들이 제주 항구에 발을 내딛었다면 (중략)

차창 너머로 보았을 유채꽃이, 나란히 사진 찍었을 유채꽃이

오늘, 흔들리며 피어 있다 

- 김규중 교장 '유채꽃이 피어 있다' 中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단 등을 태우고 제주로 오던 세월호가 침몰한 지 꼭 2년. 제주의 '세월호 세대'들은 무대에 올라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을 되뇌이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주최한 '세월호 참사 2주기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평화의 기억으로, 모두의 안전으로'를 주제로 한 이번 추모문화제는 제주여중 오케스트라, 제주중앙고 댄스팀, 한라초등학교 합창단 등 학생 동아리 중심의 공연으로 꾸며졌다.

이어 김규중 무릉초.중학교 교장은 직접 지은 추모시를 낭송하는 한편, 국제라이온스클럽 제주지구 합창단은 추모곡을 합창하며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외에도 학생들은 로비에 마련된 흰 천막에 '기억의 힘은 강하다', '여러분, 우리 절대 잊지 맙시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등의 문구를 적으며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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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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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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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이날 추모문화제는 제주여자중학교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학생들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뮤지컬 '브로드웨이 투나잇', '레미제라블'의 넘버를 선보이며 프로 못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첼로를 맡은 윤주희 학생(18)은 공연을 마친 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고, 기쁨을 줄 수 있는 음악이 뭐가 있을까 찾아 보다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음악을 선택하게 됐다"며, "우리가 생각한 뜻이 잘 전달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중앙고등학교 댄스동아리 '스카이' 팀의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이 팀은 지난해 전국학교스포츠클럽대회 창작스포츠댄스에서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한 '친구를 기리며'라는 작품으로 우승을 자치했던 팀.

스카이팀은 이날 무대에서도 같은 작품을 선보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이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 간절하게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을 춤으로 생생하게 표현해 냈다. 이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스카이팀은 "아무래도 저희가 직접 겪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희생자들이 느꼈을 감정을 다 표현할 순 없지만, 같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며, "저희 공연을 통해서 희생자들의 넋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을 지켜 보던 정희택 학생(17.제주중앙고)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이 더욱 선명해 지는 것 같다"면서, "저희한테는 형, 누나들이 사고를 당한 일이다. 세월호 세대라면 무조건 기억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김순자 씨(49.여)도 "학생들이 공연하는 걸 지켜보면서 많이 짠했다.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그 아이들이 그 찬물에서 살려고 얼마나 노력했겠나. 그 아픔을 오래 기억해 줘야 하지 않을까. 특히 우리 어른들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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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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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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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에서 제주중앙고 댄스동아리 스카이가 '친구를 기리며'라는 제목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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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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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인사말에서 "과거 육지에서 교직을 맡고 있는 친구들에게 제주로 수학여행 올 때 비행기 보다는 배를 타고 오가는 것을 권했었다"며, "배를 타고 밤 바다와 지는 해를 보면서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어쩌면 수학여행의 정취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못하고 바라만 봤다. 또 가만히 있으라 했다"며, "만약 내가 담임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물음을 지금도 끊임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제주교육도 교실을 지원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질문하고 성찰하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기억 너머의 아이들의 희망을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영수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세월호 안에서 희망을 기다리던 어린 학생들은 우리에게 엄중한 역사적 과제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며, "우리 아이들과 국민들이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우선돼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부지사는 "4.16 국민안전의 날 하루 뿐만 아니라 1년 365일 세월호의 아픔을 되새기며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제주도정 또한 모든 분야에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은 "2년 전 슬픔에서 언제까지 슬퍼할 수 만은 없는 현실임을 이해할 때가 됐다"며, "앞으로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안전망을 완벽하게 시스템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에는 제주시청과 서귀포시 일호광장에서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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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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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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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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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3시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열린 제주도교육청 주최 '세월호 참사 2주가 추모문화제'.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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