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 상인들 '24시간 숙식투쟁'..."꼬박 밤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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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상가 상인들 '24시간 숙식투쟁'..."꼬박 밤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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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대화.타협은 없고 언론플레이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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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시간 숙식투쟁 3일째인 29일 오전 8시 제주중앙지하상가. 대부분의 상점에 불이 켜져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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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시간 숙식투쟁 3일째인 29일 오전 8시 제주중앙지하상가. 대부분의 상점에 불이 켜져있다. ⓒ헤드라인제주
제주시 중앙지하도상가 개보수공사를 놓고 상인회와 제주시간의 입장차가 전혀 좁혀지지 않으면서 상인들이 이틀 밤을 꼬박 새워 투쟁을 벌였다.

24시간 숙식투쟁 3일째인 29일 오전 8시 지하상가.

대부분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밤 10시가 문을 닫는 평소대로라면 대부분의 상점에 불이 꺼져있고 내부도 한산해야 할 시간이지만, 24시간 숙식투쟁을 선언한 상인들은 대다수가 상가를 지키고 있었다.

상인들은 피곤한 얼굴로 상가 내부를 돌아다니며 "어제도 밤을 새우셨네요" 하며 서로 안부를 묻고, 이른 아침 상가를 찾은 몇몇 손님들을 맞기도 한다.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홍모씨도 이틀밤을 새운 상인 가운데 한명이다.

홍씨는 "제주시가 지하상가의 상인들을 나쁜 사람들로 몰아가려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상가에 문제가 있으면 고치는게 맞다. 이곳은 우리가 하루에 열두시간 넘게 생활하는 곳이고, 문제가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게 바로 우리"라면서 "그런데 제주시가 제안한데로 1년 가까이 상가를 폐쇄하고 공사를 한다면 원도심 상권은 바로 죽어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인들이 지난해 제주시와 성수기가 끝나고 비수기가 되면 공사를 시작하는 부분에 대해 합의를 했었는데, 제주시는 이 부분만 놓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면서 "공사 구간이나 시간 등에 대해 전혀 논의도 없이 제주시가 일방적으로 통보하고있다"고 말했다.

또 "제주시의 공사계획에 대해 상인들과 논의하면서 우리(상인) 의견을 받아들이지도 않아놓고선, 언론에는 상인들이 고집불통인 것 처럼 선전하고 있다"면서 "이제 대부분의 시민들은 우리 상인들만 나쁜 사람 취급하는 것 같다. 제 지인도 '지하상가가 문을 닫았냐'고 물어보고있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홍씨는 "제주시의 계획대로 구간별로 공사를 한다고 해도, 찾아오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상가 전체가 공사를 하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면서 "중앙부분 공사를 시작한다면 나머지 구역간의 이동이 제한되는데 누가 찾아오겠나. 또 바로 옆에서 공사를 하고 있는데 쇼핑을 하고 싶겠나"하고 물었다.

이어 "그래서 상인들은 야간 공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개점시간과 폐점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사 일정을 조정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제주시는 듣고 있지 않다"면서 "그렇게(제주시의 계획대로) 공사가 이뤄지면 지하상가 상권이 다 죽게 된다. 지하상가가 죽으면 원도심 상권이 다 죽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시가 공사를 왜 이렇게 밀어붙이는지 모르겠다. 그 뒤에 숨어있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우리는 그저 살게 해 달라는 것인데, 그들은 우리를 죽이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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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시간 숙식투쟁 3일째인 29일 오전 8시 제주중앙지하상가. 대부분의 상점에 불이 켜져있다. ⓒ헤드라인제주
홍씨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지난해에는 메르스 사태로 경기가 좋지 않아 상가 운영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 상인들과 직원들은 생계가 달려있는 건데 공무원들은 그런거 전혀 고려를 안하는지...한번이라도 우리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지하상가 개보수 공사 이야기가 나오면서 하루 하루 피말리며 지내고 있다"면서 "그런데 사태가 이렇게 되니 공사가 시작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시는 28일부터 일주일 가량 설계도면과 건물일치 및 상가현황 등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점검을 마치면 계획대로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차 상인들과의 충돌우려가 커지고 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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