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대혼란 결국 'LCC' 독박?...당국 책임전가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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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대혼란 결국 'LCC' 독박?...당국 책임전가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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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 원인 '재난대응시스템 허술' 아닌 'LCC'가 주범'?
정부, LCC '선착순' 집중포화...책임은 슬쩍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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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근 잦은 항공기 안전사고 문제를 유발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안전강화대책 발표에 이어, 지난 제주국제공항에서 발생한 대혼란 사태에 대해서도 사실상 모든 책임을 LCC에 전가했다.

국민안전처가 28일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공항공사 등 11개 관계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한 제주공항 마비사태 관련 후속 대책회의에서는 제주자치도에서 건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종합개선대책이 제시됐다.

그러나 제주자치도가 29일 발표한 종합개선대책의 내용을 보면, 지난 제주공항의 마비사태의 주범을 '저비용항공사'로 지목하며, 저비용항공사의 승객 안내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것이 골자다.

체류관광객들이 공항에 노숙하게 된 근본원인이 저비용항공사의 승객안내시스템 문제 때문이고, 이로인해 혼란을 키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종합개선대책은 제주공항 전면 통제 시 결항으로 인해 대기승객들이 노숙하는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토부 주관으로 저비용항공사의 승객안내 시스템 관련 매뉴얼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진단해 빠른 시일내 개선되도록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종합개선대책에서는 또 자연재난 등으로 승객이 불가피하게 공항에서 체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체류객 불편 최소화와 안전 확보를 위해 제주자치도, 제주지방항공청, 공항공사가 사전 공동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해 모포.간식 등 체류객에게 필요한 물자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숙박업소 객실관리 스마트폰앱을 구축해 공항인근 숙소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고, 체류관광객들의 주 이동수단인 택시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제주자치도가 택시조합 등과 협업을 통한 비상단계별 공급계획도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 대설대응 매뉴얼에 공항체류객 대규모 발생에 대비한 안전 및 구호대책이 미흡한 점을 감안해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대설 매뉴얼에 대규모 체류객 발생대비 관계기관 임무와 역할을 명확하게 반영하고, 실제 상황발생 시 현장 작동이 가능하도록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종합개선대책은 정부나 제주자치도가 '책임 전가'에 급급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에는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강하게 지적하면서도, 정작 정부부처나 제주자치도의 재난대응의 허술한 단면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편의시스템 및 구호물자 확충 부분만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주공항 대란사태는 사전에 폭설이 예고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운 재난대응 매뉴얼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었던 문제, 무더기 결항사태가 빚어지자 그때서야 간식제공 중심의 나갔던 주먹구구식 대응 문제가 크게 노출됐다.

공항이 전면통제된 24일 현장지휘책임을 맡은 고위직 공무원이 현장에서 체류승객에게 '빵'을 전달하는 모습을 촬영해 언론에 제공한 것만 보더라도, 제주도정의 대응은 근본적 해결책 보다는 일시적 '위로'에 집착했음을 보여준다.

또 저비용항공사의 '승객안내시스템'의 문제만 하더라도 그렇다.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 25일 대형항공사는 항공권 수속날짜를 기준으로 결항된 순서에 따라 대기 순번을 부여하고, 공항으로 나오도록 하는 안내 문자메시지에 따라 했으나 저비용항공사는 현장에서 줄을 선 순서대로 대기표를 배부하는 '선착순' 원칙을 고집하면서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저비용항공사의 승객안내시스템의 문제가 혼란을 더욱 부추긴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국민안전처와 국토부, 제주자치도, 한국공항공사 등이 현장에서 이렇다할 긴급조치 하나 내놓지 못했다는데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크게 했다.

저비용항공사의 '선착순 배부'가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현장에서 바로 항공사 관계자 회의를 소집해서라도 통일된 원칙 마련을 통해 공항질서를 바로잡고자 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자치도는 최초 항공기 무더기 결항사태가 빚어진 23일 오후부터 25일까지 '교통편의 지원', '간식 지원' 등의 홍보용 자료 배부만 치중 했을 뿐, 공항 체류승객에 긴급히 협조나 양해를 구하는 담화나 행동요령 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허술하고 주먹구구식 재난대응 문제와 관련해 비판적 여론이 쇄도하자 발표된 '종합개선대책'은 결국 당국의 책임은 슬쩍 뒤로하고 저비용항공사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헤드라인제주>

<윤철수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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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없다 2016-02-01 08:39:25 | 110.***.***.97
재난대응 매뉴얼에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내용이 없었다는 지적이 kbs 와 jtbc에서 보도했습니다 32년만에 닥친 재난이라고 해서 매뉴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게 합리화 할 수 있는 명분은 아니죠 안이함을 부끄러워 해야하는게 마땅하지 똑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그땐 과연 제대로운 매뉴얼이 작동할건지 지켜볼일입니다

그만 합시다 2016-02-01 00:06:26 | 59.***.***.124
좀 이젠 그만합시다.
본질은 재난대응 매뉴얼 부재 아닌가요? 그 다음 각론적 요인이 저가항공이구요. 매뉴얼 부재에대한 반성 모습도 없이 저가항공에 재난 대응의 모든 책임이 있는것처럼 하는건 사태본질 왜곡이죠
저가 항공 잘못 큰거 맞다히더라도 간부공무원들 현장 나와서 제대로 했나요?
그리고 저가 항공 선착순 이번 처음 알았습니까
저번 태풍 땐 암그랬나요? 그때도 그래서 원지사가 매뉴얼 약속한거ㅜ아니에요?
마치ㅡ저가항공 선착순 이번 처음 안것처럼 여론몰이 하는게 정말 한심 스롭네요.
이젠 구처스런 논쟁 그만합시다 모두가 자기 성찰 필요한 때입니다

관광객 2016-01-31 21:34:37 | 220.***.***.54
본질은 저가 항공사의 잘못된 시스템 때문에 발생한 일이죠. 저가 항공기는 결항된 순서대로 항공권을 발급하지 않고, 줄을 선 순서대로 티켓을 발급하다 보니까 공항대기 노숙이란 신조어가 생겨 난 것이 아닙니까!! 이것이 본질인데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겠다는 것이 뭐가 잘못 된 것이죠?
그리고 저가 항공이 잘못된 시스템을 알았다면 현장에서 조치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조치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문제였다는 것이 문제죠.
그래도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햏ㅇ다고 봅니다

조치해야 한다 2016-01-30 17:10:04 | 39.***.***.75
본인에 의해 삭제 되었습니다.

사이다 2016-01-30 10:45:29 | 175.***.***.195
사이다 같은 뉴스네요 저가항공사가 근본적인 문제로적절한 대처를 못한 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제주도나 국토부 항공사 등이 얼렁뚱땅 넘어갈 문제는 아니죠 적당히 희생양 만들어서 무마하려는 모습은 이번 사태에서도 여실업시 보여주네요 언론도 마찬가지 대부분 저가항공사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였는데 헤드라인제주만이 제대로 짚었군요

정확한 기사 2016-01-29 19:28:26 | 110.***.***.206
진정한 자기 반성이 없네요
저가 항공사도 문제이지만 모든걸 그쪽으로 몰면서 재난대응 부실책임은 피해가는 정부당국이 더 큰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