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제2공항 주민들의 생활거주, 박탈할 권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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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주교 "제2공항 주민들의 생활거주, 박탈할 권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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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일 주교가 자비의 희년 미사 강론을 하고있다.<사진=천주교 제주교구 동영상 캡쳐>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가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정착 거주민들에 대한 기본적 권리 침해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강 주교는 지난 12일 오후 7시30분 중앙 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자비의희년 자비의 문 개문 미사' 강론에서 "성산지역이 제2공항 후보지로 발표된 후 온평리와 신산리 등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강 주교는 "어떤 사람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제주공항을 위해서 제2공항은 피할 수 없고, 제주발전을 위해 잘된 일이라고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성산포 온평리 신산리 주민들이 한 밑천 벌었다고 부러워 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정작 거기서 대대로 농사짓고 살아온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집과 농토를 빼앗기게 생겼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피력했다.

강 주교는 "정부가 얼마나 많은 보상액을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선조 대대로, 부모님의 피와 땀이 서리고 한평생 일구어온 정든 땅, 고락을 함께해온 동네 이웃과 지역사회 전체를 빼앗기고 어디가서 무엇을 하며 살수 있겠는가"라며 "어떻게 다시 찾을 수 있겠는가. 당사자들에게는 당장 눈앞에 닥친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이어 "발전이라고 하면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 온평.신산 주민 다 해봐야 제주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지역일 거다. 그러니까 제주도 전체 발전을 위해 그 사람들이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과연 다수라고 해서 그 소수 주민들의 기본적인 권리,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것인지, 자기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집과 땅과 거기서 살 권리를 제한하고 박탈할 권리가 제주도민 전체에게 있나"라고 반문했다.

강 주교는 "(권리를 박탈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다수의 횡포라는 말이 아닌가. 이 희년을 시작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제2공항이 들어서 관광객이 물밀듯이 들어오는게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좋은 것일까"라고 의문을 표하며, "공항이 또 하나 들어서 관광객이 더 들어오면 제주도가 고유의 자연과 문화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제주도에 거대 자본이 끊임없이 밀려와서 집값이 솟구칠때 집이 없는 사람들, 셋방살이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결국 노숙자가 되고말 것이 아닌가"라며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다른 곳에서 그런일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내집, 내 가족에 직접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종(교황)의 가르침"이라며 "가난하고 목소리 작은 이들, 힘없는 이들이 해방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들의 관심과 동참,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자비의희년)자비의 문 개문의 의미"라고 설명했다.<헤드라인제주>

<홍창빈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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