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고사' 2018년 폐지...고입시험 어떻게 달라지나
상태바
'연합고사' 2018년 폐지...고입시험 어떻게 달라지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입제도 전면 개편...시험 폐지해 '내신 100%' 전환
중학교 수업방식 큰 변화 예고..."학교선택 범위 확대"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헤드라인제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22일 발표한 '고교체제 개편 및 고입제도 계획'은 존폐논란이 일었던 제주시 동(洞)지역 평준화고등학교 입학 선발시험(연합고사)을 2018년부터 전면 폐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교에 진학하는 시점인 2019학년도부터 별도의 시험 없이 내신 100%로 평준화고 선발한다는 것이다.

평준화고 연합고사 폐지에 따라 학교장 전형인 비평준화고 연합고사도 자연스럽게 폐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실상 2018년에는 제주도내 모든 고입선발시험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제주도교육청이 제시한 이 계획안에 따르면 2005학년도부터 선발시험 50%, 내신성적 50% 반영비율로 시행돼 온 일반고 신입생 선발방식이 2019학년도부터는 선발시험 없이 내신성적 100% 선발방식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2019학년도 고입이 이뤄지는 2018년 12월에는 선발시험이 실시되지 않는다.

제주시 동지역 8개 평준화고의 입학전형은 1978년까지 학교장 전형의 100% 선발시험로 치러지다 1979년부터는 교육감 전형인 연합고사로 실시되고 있다.

내신 100%의 고입전형은 2001~2002학년도에 잠깐 시행된 적이 있다.

당시 중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험을 폐지했으나 중학교 3학년 수업 파행 및 학력저하 우려, 급우간 경쟁심 유발 등의 부작용으로 2003학년도부터 다시 선발시험 비율을 20%, 30%, 50%로 점차 확대해 왔다.

이후 2005학년도부터는 현재의 50 대 50의 반영비율로 선발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연합고사는 제주를 포함해 울산, 충남, 경북, 전북 등 전국 5개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다.

이번 제주에서 고교체제 개편과 맞물려 연합고사 전면 폐지를 확정한 것은 제주교육 70년사에서 매우 획기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연합고사 폐지가 불가피한 이유로 크게 ▲중학교 교육과정 정상적 운영에 걸림돌 ▲사교육비 증가 ▲학생들의 학업스트레스 가중으로 행복 저하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근본적 이유는 고교체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중학교 단계의 수업방식 등 학교문화를 전면 쇄신하지 않고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한 차례의 선발시험 준비에 모든 에너지를 투입하는 중학생들에게 창의력과 꿈을 키워나가는 수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동우 제주도교육청 학교교육과장은 "고심 끝에 단 한 차례의 선발시험 준비를 위해 중학교 3년 동안 아이들의 꿈과 가능성, 건강 등을 소진하는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는 제주교육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연합고사에 모든 에너지를 투여함으로 인해 정작 중요한 대입 경쟁력이 소진돼 버리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유로 제시됐다.

대입전형에서 수시 비율이 70%를 차지하는 만큼 중학교는 아이들의 꿈과 잠재력, 건강을 잘 키워 수시를 비롯한 다양한 대입 전형에 대응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강 과장은 "연합고사가 폐지되면 선생님들도 수업방식을 전면 개선할 수 있고, 학생들도 창의력을 키우는 방향의 자기주도적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번 연합고사 폐지는 학생들이 고교 선택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고사에 응시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중학생들이 앞으로 국립해사고와 읍.면지역 고교, 특성화고로 학교 선택 폭을 넓힐 수 있도록 교육방향을 전환한다는 설명이다.

박영선 제주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은 "선발시험 폐지만으로 제주사회를 지배해 온 고입문화가 즉각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실질적인 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특성화고와 읍면 고등학교의 경쟁력 제고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성화고와 읍면고의 활성화를 통해 아이들이 제주시 동지역 학교에만 매진하지 않고, 자신의 꿈과 끼, 가능성 등을 토대로 다양한 학교를 선택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연합고사 폐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의 기대효과도 적지 않지만, 무엇보다 종전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신 100%'는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또 다른 수업환경을 적용할 수 있다는 효과도 있지만, 2001~2002학년도 시행과정에서 지적됐던 급우간 치열한 경쟁, 학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선발시험은 사라졌지만 내신이라는 틀에서 또 다른 '성적 순' 진학풍토가 재연될 개연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영선 실장도 이 부분을 염두에 둔 듯, "오랜 시간 시행돼 온 선발시험였던 만큼 폐지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장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도민과 교육가족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예상되는 부작용들을 개선하면서 큰 혼란업이 새로운 전형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앞으로 관련 TF팀을 구성해 학부모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내년 3월까지 보다 구체적인 안을 공개, 적절한 시기에 고입전형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를 확정 공고할 방침이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이번 고입시험제도 전면 쇄신의 가장 큰 의미는 연합고사 폐지를 통해 학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데 있다"면서, "연합고사 폐지가 고교체제 개편안에서 제시된 '인 아시아 진학'의 거점이 되는 읍면 고등학교로의 발전, '취업명품' 특성화고 육성, 국립 해사고 및 예술중점학교 운영 등과 연계해 선순환적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도민들과 충실히 소통하며 고교체제 개편 정책을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학교 수업방식에 큰 변화가 예고되는 이번 연합고사 폐지에 대해 학부모들은 어떤 의견을 보일지 주목된다.<헤드라인제주>

<오미란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